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코로나19를 악용하는 자본

오피니언 / 박준석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 2020-09-16 00:10:17
노동과 사회연대

공공의료의 부족함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정책에 맞선 의사들의 진료거부사태에서도 우리 사회의 기득권세력들이 부리는 횡포를 절감하고 있다. 최근 태풍이 불어와 많은 피해를 입히던 날 울산지역 공단의 굴뚝엔 평소와 달리 시커먼 연기들을 마구 뿜어져 나왔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시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이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울산지역의 자본과 자치단체들은 노동자들을 더욱 궁지로 내몰고 있다. 그들에게 노동자들의 고통은 보이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IMF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일부 재벌들은 기업의 규모를 몇 배로 늘이는 기회로 삼았었다.


고강알루미늄은 신산업 물량을 통해 고용을 유지할 수 있음에도 노동자들의 정리해고를 밀어붙이고 있다. 대우버스는 언양 공장을 폐쇄하고 베트남으로 이전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현대건설기계 사내협력사인 서진ENG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고 단체교섭을 요구하자 회사는 폐업했다. 


울산지역 CCTV 관제 노동자들이 용역업체를 통한 계약형태의 불안정한 고용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울산 5개 구청이 이를 거부해 투쟁하고 있다. 이미 다른 지역의 다수 자치단체가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음에도 울산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늘푸른노인전문요양병원은 기간제 요양보호사들이 노조에 가입한 것을 이유로 재계약을 거부하고 집단해고했다. 동구체육회에서의 임금체불, 부당전환배치, 직장 내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체육회장 해임을 요구하고 있으나 감독권한을 가진 울산시체육회가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있다. 


중앙병원은 청소용역업체인 ㈜에스텍베스의 용역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청소업체를 교체하고 청소노동자도 전면 교체해 청소노동자 다수가 집단해고됐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은 7년째 복직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단체교섭을 2020년 하반기까지도 타결하지 못하고 있다. 말로는 협력과 고통분담을 외치면서도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에게 고통을 전담시키려 하고 있다. 무기력한 민주노총이나 사분오열된 진보정당의 모습 속에서 자본과 기득권 정치세력은 그들이 마음대로 해도 노동자들이 어쩌겠는가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노동자들은 대규모 단체행동조차 자제하고 있다. 


자본과 보수정치권은 당연히 해야 할 국제노동기구의 기본조약을 이행하는 것을 핑계로 노동자들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노동법을 개악하려 하고 있다. 빙산위에 드러난 노동조직들만이 노동자가 아니다. 스마트 시대의 노동자들이 언제까지나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민주노총은 전태일3법 제정운동을 하고 있다. 고용형태나 사업장 규모에 따라 적용이 제외된 근로기준법을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11조 개정, 단결권에서 배제된 특수고용노동자, 교섭권이 제약된 간접고용노동자 문제 해결 등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위한 노조법 2조 개정, 한해 평균 2400여 명이 사망하는 산재사망 근절을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이 그것이다. 이 땅에 가장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 문제부터 해결하지 않고 건강한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민단체들은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을 하고 있다. 모든 생활영역에서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 지향, 성 정체성, 학력, 고용형태,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예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회 모든 영역에서 평등을 추구하는 헌법 이념을 실현하고 인간 존엄의 가치를 구현하자는 것이다.


최소한의 생존권을 지키려는 울산지역 노동자들의 요구에 자본과 정치권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인 단결권과 생명권의 존중, 평등권의 확립이 모두가 함께 살아 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지름길임을 알아야 한다.


박준석 전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장

 

[ⓒ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구독신청

오늘의 울산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