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산청 임산물특화단지를 가다

문화 / 진한솔 조선업태양열협동조합 / 2020-02-14 09:14:09
그루경영체

울산 울주 그루경영체인 울산산촌임업희망단사회적협동조합과 울산장작협동조합은 지난 1월 29~30일 전남 순천과 경남 산청을 찾았다. 작년부터 공동영림단을 꾸려 울주선도산림경영단지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두 그루경영체는 새로운 사업계획을 위해 임산물특화단지 두 곳을 견학하기로 했다. 이번 선진지 견학은 주민설명회 준비와 작업계획 수립에 밑바탕일 될 터다.

3대가 이어온 편백나무 숲
그곳에서 보아야 할 가치

1월 29일 오전 8시에 울산을 출발해 순천 백이편백농원으로 향했다. 출발할 때는 울산에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순천에 도착하니 비가 조금씩 떨어졌다. 서승욱 순천백이편백농원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서 대표의 아버지는 1960년대에 나무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고 할머니를 설득하게 된다. 할머니는 산을 구입한다. 산이 생기자 아버지는 편백나무, 삼나무, 아카시아 나무 등을 심었다. 당시 피폐해져 있던 땅에 뿌리를 잘 내리지 못하고 병에도 취약해 죽은 나무들이 생겨났다. 


시간이 흘러 서승욱 대표가 청소년이 됐을 즈음 나무 덕에 땅은 비옥해졌다. 서 대표도 나무를 심고 가위치기를 했다. 어머니도 함께 이곳에서 나무를 가꾸며 축산을 병행했다. 서 대표는 1980년대 후반 대학 임업과에 진학했다. 지금은 사라지고 거의 없는 임업과. 서 대표는 대학 임업과에서 산에 대해 배웠고 어떻게 경영하면 좋을지 알아갔다. 부모님이 관리해 오던 산이 있었기에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자기 땅에 접목할 방법을 찾는 데 더 열심일 수 있었다. 


졸업 후 산림조합에 몸담았던 서 대표는 할머니와 부모님에게 물려받을 숲을 경영하기 위해 곳으로 돌아왔다. 아무것도 없던 이곳에서 아내와 함께 조금씩 기계를 늘려가며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제재소를 만들었다. 서 대표는 오로지 원목만으로 가구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산에서 나무를 베어와서 제재까지 직접하는 서 대표의 연 매출은 약 1억5000만 원 남짓이다. 이 넓은 숲의 나무를 전부 베어버리면 분명 더 많은 이윤이 남을 텐데, 서 대표는 자신이 밥벌이할 만큼만 벌고 다음 세대에게 더 아름다운 숲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나무를 전부 베어버리는 것보다 좀 더 부가가치가 나올 때 베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느냐고 했다. 다음 세대도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그리고 더 좋은 나무들이 나올 수 있도록 서승욱 대표는 준비하고 있었다.

 

▲ 백이편백나무숲 이야기 듣는 중

기계가 다니는 길
사람이 다니는 길


비가 주룩주룩 내리지만 우리 모두 3세대가 가꾼 백이편백나무숲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비가 와서 그런지 감수성이 짙어졌다. 흙냄새와 나무 냄새가 짙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숲에는 기계가 지나다니는 큰길과 사람이 작업하기 위해 낸 작은 길이 있었다. 기계가 다니는 큰길에서는 자동차로 산을 오를 때의 그런 느낌이 났고 사람이 다니는 작은 길에서는 숲에 들어가 있을 때의 느낌이 났다. 다른 숲들은 들어가면 너무 그늘지고 빽빽해 기가 눌리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서 대표가 관리한 숲은 나무들이 널널하게 있어서 그런지 여유가 느껴졌다. 

 

▲ 백이편백숲 기계가 다니는 길


이게 산 경영, 숲 경영이구나. 이렇게 경영해야지만 다음 세대들에게 숲을 넘겨줄 수 있는 거구나 생각했다. 빽빽한 숲에서 미래를 위해 인간을 이롭게 할 것 같은 나무는 놔두고 그 밖의 나무들은 베어낸다. 이것을 솎아베기라고 하는데, 백이편백숲은 그 시스템을 가장 잘 활용한 숲이었다. 더구나 기계가 다니는 길과 사람이 다니는 길이 나뉘어서 다른 풍경을 자아내는 것은 정말이지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 백이편백숲 사람이 다니는 길


▲ 백이편백나무숲 오르는 중
▲ 백이편백나무 숲 서승욱 대표가 운영하는 제재소

 

▲ 백이편백숲 제재소에서 그루경영체 회원들이 기념촬영했다.


문화처럼 숲을 경영해야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


자리를 옮겨 강의를 들었다. 서울그린트러스트 이강오 이사의 강의였다. 이강오 이사는 백이편백나무 숲을 예로 들며 나무를 베는 것부터 제재해서 가구를 만드는 과정까지. 또 그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자세히 생각하고 들여다보라고 조언했다. 모든 사람이 어울려 문화처럼 산림을 경영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도 했다. 숲을 경영하기 위해 나무를 벤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대체 왜 나무를 키우는데 다른 나무를 베어야 할까? 이 부분에서 산림을 경영하는 사람과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항상 대립하게 된다. 숲 전체의 나무를 베어버리는 것은 잘못이지만 나무를 더 좋게 키우기 위해 다른 나무를 베야 하는 이유를 문화적 측면에서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해진다. 이강오 이사는 나무가 우리 삶의 문하가 된다면 우리는 그 무엇보다 숲을 사랑하고 나무를 아낄 것이며 나무로 만드는 모든 것들로부터 나무에게 고마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숲 경영을 문화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준비돼야 할까. 이강오 이사는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센터를 세워 숲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센터는 교육 뿐 아니라 산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돼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일도 나눠야 한다. 이 이사는 그렇게 해야만 우리나라 숲을 우리가 지키고 다음 세대에게 더 큰 자산으로 물려줄 수 있다고 했다.
 

▲ 서울그린트러스트 이강오 이사의 강의

숲을 자연에 맡겨야 하나
인간이 간섭해야 하나

저녁을 먹고 나서 토론이 진행됐다. 산을 자연 그대로 놔두는 것이 옳은 일일까, 인간이 산에 간섭해 숲과 나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게 옳은 걸까. 누구도 명쾌히 대답을 내놓을 수 없는 질문이다. 단지 사람과 나무가 함께 공존하며 좋은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악아와 악어새처럼 사람과 나무는 그렇게 공존할 순 없을 것이다. 서로 대화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자연에 맡겨 빽빽하고 그늘이 진 숲에서는 다양한 동물들의 먹이를 만들어낼 수 없다. 숲 바닥까지 햇빛이 닿지 않으면 양치식물들이 살아갈 수 없고 양치식물을 먹는 동물도 살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결국 먹을 것이 부족해진 야생동물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 멧돼지는 숲을 내려와 사람이 사는 곳까지 침략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생태계와 산림을 만들어가기 위해 사람이 개입해서 중간중간 나무를 베어야 한다.

국가정원 1호 순천만국가정원

30일 순천만국가정원을 둘러봤다. 순천시는 생태 수도가 되겠다는 마음들을 모아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열었다. 이듬해 개장하고 2015년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됐다. 국가정원이 된 뒤 의무와 책임감이 더 깊어졌다고 한다. 

 

▲ 순천만국가정원
▲ 순천만국가정원 꿈의 다리. 아이들의 꿈, 좋아하는 것들이 그려져 있다.


순천에는 시내를 관통하는 동천이 흐른다. 동천은 순천만으로 흘러든다. 원래 순천만국가정원은 농경지였다. 더 오래 전에는 바다였다. 그래서 뻘이 자꾸 올라와 흙탕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매일 동천의 물이 순환해 흙탕물에서 뻘냄새가 나지 않는다.


천천히 걸어 꿈의 다리를 지났다. 세계정원에서는 각국 정원의 특색들을 볼 수 있었다. 태화강도 국가정원이 됐으니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

산청산림조합 임산물특화단지

30일 경남 산청산림조합 임엄기계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산청산림조합에서도 선도산림경영단지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산림 경영면적을 규모화, 집단화하고 투자와 집중을 통해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해 일해왔다고 했다. 산청산림조합은 임산물특화단지 조성에 힘을 쓰고 있었다. 엄나무와 산마늘을 키우고 양봉을 많이 하는 산청의 특성상 밀원수를 심을 계획을 세웠다. 임산사업소와 임업기계 지원도 하고 있다. 나무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톱밥과 펠릿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원목으로도 판매한다고 했다. 해당 분야의 임업기계 자격증이 있다면 대여도 해준다. 톱밥과 펠릿을 만드는 공장을 방문해 원목을 장작처럼 쪼개는 모습도 보고 어떤 기계들을 대여해주는지 설명도 들었다.

 

▲ 산청산림조합
▲ 장작 패는 기계를 보고 있다.

 

견학을 마친 후 우리는 차에 올라 이번에 보고 느낀 것들을 공유했다. 울산 울주 백년숲을 목표로 어떤 것들을 더 이뤄낼 수 있을까, 울주에도 장작협동조합과 울산산촌임업희망단사회적협동조합이 선도산림경영단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어떤 부산물들을 활용할 수 있을까, 우리가 만든 부산물들을 누가 이용해 줄까 이야기를 나눴다. 나무뿐 아니라 동물들도 공생할 수 있게 숲을 어떻게 가꿔야 할지, 건강한 숲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고민도 털어놨다.

 

▲ 산청 임업기계지원센터에서 펠릿 만드는 작업 중


견학은 몰라서 실수하는 부분을 확연히 줄여준다. 울산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더 건강한 숲을 위해,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리라 다짐한다.


진한솔 조선업태양열교육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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