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 통합돌봄)가 온다

오피니언 / 이승진 (사)나은내일연구원 상임이사 / 2019-06-20 09:19:06
복지 울산

전국 8개 기초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이 시작됐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집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서비스 정책이다. 올해 6월부터 2년간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 3개 분야로 진행된다. 울산지역에서도 2개 지자체가 지원했지만 선정되지 못했다. 다른 지자체보다 앞서 고민하는 모습은 바람직했지만 이에 대한 연구와 사업화 전략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 서구와 경기 부천시, 충남 천안시, 전북 전주시, 경남 김해시는 노인 분야를, 대구 남구와 제주시는 장애인 분야를, 경기도 화성시는 정신질환자 분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은 사회복지계에서 ‘커뮤니티 케어’로 불려왔다. 가까운 일본을 포함해서 수많은 복지국가들은 이와 유사한 체계를 오래 전부터 갖추고 운영해 왔다. 시설 중심이 아니라 마을에서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체계가 핵심이다. 그동안의 돌봄사업은 크게 재가급여와 시설급여로 나뉘고, 시민들은 욕구에 따라 급여를 선택해서 이용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각 기관이나 시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어렵고, 절차가 복잡해서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은 대체로 이런 정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다가 나와 내 가족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부터 지인들을 통해 알아보거나 관련 기관과 시설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서 요양서비스나 의료서비스를 받으면서 살아갈 수 있는 노인도 불필요하게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 입소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돌봄이 필요한 노인과 장애인이 자신의 집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 사업은 정부 정책이지만 지역 실정을 잘 알고 있는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복지사업은 관계 법령에 따라서 정부가 사업안내(지침)를 내려 보내고, 전국의 모든 지자체들이 똑같이 시행해 왔다. 하지만 지역마다 특성이 다르고, 주민들의 욕구도 제 각각인데 정부가 제시하는 똑같은 틀로 시행하는 것은 이제 시대에 맞지 않다.


그러면 지자체는 실제 어떤 사업을 하게 되는 걸까? 노인분야를 살펴보자. 노인이 자신의 집에 살면서 복지기관이나 시설을 이용하고, 필요한 경우에 병원을 이용하다가,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낮아지면 요양등급을 판정받아 노인장기요양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이제는 일일이 알아보러 다니지 않아도 통합적으로 구축하게 된다. 지역사회에는 노인장기요양기관과 요양병원, 보건소 등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와 의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 다양한 인력이 일하고 있다, 이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구청이나 군청에 설치하게 되는 ‘지역케어회의’는 노인들에게 주거지원(케어안심주택)과 만성질환관리, 방문 진료, 집중 건강관리, 재가 장기요양서비스, 재가 의료급여 시범사업, 노인돌봄서비스, 이동지원이나 영양식 제공 등을 맞춤형으로 연계시킨다. 각 지자체는 내부에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행정복지센터,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등에 안내창구를 설치해서 운영한다.


지자체가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의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욕구와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관련 기관과 인력은 오랫동안 자신들이 해왔던 직무에 익숙하기 때문에 관행에 따를 뿐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자체가 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연계 모델을 연구하고, 발굴해야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울산 지역 지자체들 역시 이제부터라도 관련 연구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다른 지역 사례만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지역마다 주민들의 욕구가 다르고, 특성도 다르기 때문이다.


한편 지자체가 사업을 수행하는 동안 정부는 예산 지원 이외에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 정부는 법·제도 정비와 인센티브 제공, 전문 인력 양성과 서비스 품질관리를 분담해서 제도를 발전시키고, 선도사업이 이용자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한다. 전국적으로 전면 시행 하게 된다면 이번 선도사업이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그동안 베일에 쌓여 있던 커뮤니티 케어가 온다, 이를 통해 아프고 불편한 사람들이 요양병원이나 관련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이웃들과 함께 자신의 집에서 보다 행복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길 기대한다.


이승진 (사)나은내일연구원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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