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방식을 혁신한 울산교육청 학교공간혁신사업

오피니언 / 도상열 두동초등학교 교사 / 2019-10-17 09: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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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교육청은 획일적인 학교공간을 혁신하기 위해 학교공간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공간이 획일적이고 딱딱해 사회 발전과 아이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다.


필자는 이 사업에 관심이 많아 학교공간혁신지원팀에 결합해 사업의 전 과정을 모니터링해 왔다. 이 사업의 기본 판을 만든 ‘난장’ 프로그램에서부터 공간혁신 대상학교 선정, 학교 구성원과 건축 전문가의 매칭, 학교공간 사용자(학생, 교직원, 학부모)들의 의견 반영과 전문가의 전문성 보장, 대상 학교들 간의 정보교류를 통한 상상력 촉진과정을 지켜보면서 작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아! 학교가 진짜 변하겠구나.’


학교 공간혁신사업 첫해인 올해 공모를 통해 선정된 학교는 병영초, 호계초, 고헌초, 삼정초, 매산초, 화암중, 천상중, 무룡고 등 8개교다. 6개 학교가 약 1억, 2개 학교가 2억 원을 지원받는다. 학교 시설개선 사업비치곤 아주 적은 예산인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이 수십억을 지원받는 기존 사업방식의 학교보다 구성원들의 관심과 참여와 열정이 놀랍다. 사실 공간혁신 공모학교의 사업 담당자들이 처음 모였을 땐 이 사업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 ‘학교 잡무만 느는 게 아닌가? 결국은 학교장의 입김대로 결정되겠지? 교육청은 도움보다는 일거리만 만들어 학교를 힘들게 하겠지? 제대로 변화는 될까? 교육감이 바뀌었는데 좀 다르지 않을까?’... 그런데 사업이 추진돼 가면서 참여자들의 우려가 기대로 바뀌고 교육행정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경험을 함께해 가고 있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는 사업추진 방식의 혁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학교공간혁신사업은 공간혁신 사업대상 학교 측과 촉진자·설계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 공간 사용자의 의견을 최대한 설계에 반영하되 촉진자와 설계자의 전문성도 보장되는 방향으로 일이 추진된다. 전문가의 능력에 따라 학교 측의 의견이 활성화되기도 하고 방향이 바뀌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공간 사용자의 의견을 중심에 둔다. 이런 긴장 관계가 일 추진방식에 잘 녹아있다. 그리고 사업추진 실무의 상당부분을 촉진자와 설계자가 맡아 학교부담을 최대한 줄인 것도 높게 평가할 만하다.


지난 10월 11일~12일 부산에서 열린 학교공간혁신 대상학교 워크숍에서는 학교 측의 긍정적인 변화가 눈에 띄었고 교육청에서 학교시설 업무를 담당하는 분들의 생각 변화도 읽을 수 있었다. 학교공간혁신사업은 7부 능선을 넘어선 듯하다. 첫판을 잘 깔았다. 이제 이 사업은 지자체와의 협력모델 개발, 기존의 학교시설개선사업에 공간 사용자 참여형 설계 도입 등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한발 더 나아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간은 사람과 문화를 담는 그릇이다. 제대로 된 공간은 지속적으로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울산의 학교들이 학생과 지역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변화해 나가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태화강이 시민들의 사랑받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듯이 학교도 그렇게 재탄생할 것이다.


도상열 두동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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