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

쓰담 /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 2019-12-05 09:31:16
평화밥상

우분투-“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 남아프리카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즐겨 썼던 말이랍니다. ‘우리’ 속에 이웃과 동물과 지구가 함께 한다면 ‘나’는 더 행복해지리라 믿습니다.


한 달 전 안승문 울산교육연수원장님이 교원 대상 ‘우분투 수업 만들기’ 직무연수에 ‘기후위기 대안교육을 생각하는 점심식사’로 채식식사 최대 200인분을 2회에 걸쳐 채식평화연대에서 준비해줄 수 있는지 제안했을 때 그냥 하겠다고 했습니다. 채식평화연대는 채식이 사람과 지구를 더불어 살리는 길임을 알리는 시민단체로 전문적인 조리시설도, 인력도 없지만 환경 생명 건강을 위해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채식선택급식권이 보장되고 채식문화가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교사들이 움직이면 세상이 더 빨리 긍정의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요.


기후위기 대안교육을 생각하는 점심식사는 ‘채식으로, 일회용 도시락을 안 쓰기’였습니다. 기후위기까지 초래한 고기, 생선, 달걀, 우유 등 동물성 식품을 쓰지 않고, 쓰레기 문제로 심각한 일회용 도시락도 안 쓰기였습니다. 채식평화연대에서 채식식사를 준비하고, 교원들은 개인 식기와 수저를 지참하기로 했습니다.


제일 문제는 겨울철에 대량의 식사를 운반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보온이 필요한 현미밥 미역국 콩불고기를 담을 대용량의 보온밥솥을 부산 울산 곳곳에서 11개나 구했습니다. 부산의 채식식당 ‘편한집밥’에서 육류소비를 줄일 수 있는 고기대체품인 콩불고기와 캐슈넛미역국을 준비해주기로 했습니다. 현미밥은 울산의 채식식당 ‘단지’에서 맡아줬습니다. 두 곳 모두 재료비만 받고요. 부산의 비건빵집 ‘매초롬’에서 달걀 우유가 안 들어간 ‘비건도너츠’를 원가로 후원해주기로 했습니다.

교육감, 교육연수원장, 교원 등 130여 명 채식식사

현미밥, 콩불고기, 캐슈넛미역국, 섬초무침, 버섯무침, 과일샐러드, 쌈채소, 비건도너츠. 순식물식의 밥상을 처음 받은 분들은 아주 만족해했고, 전시된 ‘채식과 환경‘ 자료를 살펴보고 채식급식의 필요성을 공감해 줬습니다.

 


울산 노옥희 교육감님은 고기를 끊은 지 오래됐는데 학교 교육에서 채식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고 있답니다. 연수 프로그램에 채식식사를 제안해준 안승문 교육연수원장님은 중간중간 과정을 세심하게 챙겨줬고, 교육연수원팀, 급식팀, 기후변화 대응 협의체팀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힘을 모아줬습니다.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본 여러 시민활동가들이 응원을 해 줬습니다. 

 


오로지 순식물식의 밥상을 처음 받는 분들에게 채식이 충분히 맛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준비했기에 재료비는 당연히 적자였지요. 그러나 기쁩니다. 여럿이 함께 의미 있는 큰 걸음을 떼었으니까요.

 


채식은 환경을 살려서 평화, 생명을 살려서 평화, 나를 살려서 평화입니다. 평화를 주는 채식교육을 교원 학부모 학생 영양사 조리사들과 힘을 모아서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과학자들이 경고하는 기후위기에 채식을 비롯한 여러 정의로운 전환으로 나도 살고, 너도 살고, 우리가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힘을 합하면 세상에 기적이 일어날 수 있겠지요.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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