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의 절용(節用)(1)

문화 / 김승석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2019-10-03 09:31:11
경제학자의 묵자 읽기

묵자는 사치와 낭비가 나라를 망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하면서 평상시에도 근검하고 절약해 쓸모없는 재물의 낭비를 경계했다. 한 나라의 부를 두 배로 증가시키는 방법은 다른 나라의 영토를 점령해 탈취하는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낭비를 없앰으로써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재물을 사용함에 낭비가 없어지면 백성이 혹사되지 않아 이익이 많이 생긴다면서 국가의 이익을 백성의 이익으로 환원시킨다. 이와 같이 근검절약은 말할 필요도 없이 상류사회를 이루는 지배층이 담당해야 한다.


당시의 지배층은 살아서는 높은 누각을 짓고 죽어서는 분묘를 치장했다. 그래서 밖에서는 백성들이 고생하고 안에서는 나라의 창고가 비워졌으며, 위에서는 쾌락을 싫증내지 않고 아래에서는 고생을 감당하지 못했다.[생시치대사(生時治臺榭), 사우수분묘(死又脩墳墓), 고민고어외(故民苦於外), 부거단어내(府庫單於內), 상불염기락(上不厭其樂), 하불감기고(下不堪其苦).]


지배층의 호화로운 생활을 보면서 묵자는 성왕들이 근검하고 절약하는 모습을 집과 음식과 옷, 장례의식, 배와 수레, 무기와 갑옷의 생산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서 백성을 위해 과도한 사치를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옛날 백성들이 아직 집을 짓지 못할 때 언덕에 굴을 파고 살았는데, 아래가 젖고 축축해 백성을 상하게 했다. 그리하여 성왕이 집과 방을 지었다. 집과 방을 짓는 방식은 집터의 높이는 습기를 막으면 족하고, 사방의 벽은 바람과 추위를 막으면 족하고, 지붕은 눈과 서리, 비와 이슬을 막으면 족했다. 담벼락의 높이는 남녀의 예를 구별할 수 있으면 충분했다. 이 정도에 그쳤다. 재물을 사용하고 힘을 써도 이로움이 추가되지 않으면 하지 않았다.[고지민(古之民) 미지위궁실시(未知為宮室時), 취릉부이거(就陵阜而居), 혈이처(穴而處), 하윤습상민(下潤濕傷民), 고성왕작위궁실(故聖王作為宮室). 위궁실지법(為宮室之法), 왈(曰): 실고족이피윤습(室高足以辟潤濕), 변족이어풍한(邊足以圉風寒), 상족이대설상이로(上足以待雪霜雨露), 궁장지고(宮牆之高) 족이별남녀지례(足以別男女之禮). 근차즉지(謹此則止), 범비재노력(凡費財勞力), 불가리자(不加利者), 불위야(不為也).]


옛날 사람들이 아직 옷을 만들지 못할 때 (동물의) 가죽을 걸치고 마른 풀을 엮어 허리띠로 삼았다. 겨울이면 가볍지도 따뜻하지도 않았으며, 여름에는 가볍지도 시원하지 않았다. 성왕은 사람들의 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인들에게 명주실과 삼실을 꼬아 베와 명주를 짜는 법을 가르쳐 백성들이 옷을 입게 했고, 옷을 만드는 법도를 만들었다. 겨울에는 거친 비단을 입어 가볍고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는 칡베를 입어 가볍고 시원하게 했다. 이 정도에서 그쳤다. 그리하여 성인은 옷을 만들 때 몸에 맞고 피부와 조화를 이루면 만족할 뿐, 눈과 귀를 호사시키거나 어리석은 백성에게 보여주고자 하지 않았다.[고지민미지위의복시(古之民未知為衣服時), 의피대교(衣皮帶茭), 동즉불경이온(冬則不輕而溫), 하즉불경이청(夏則不輕而凊). 성왕이위부중인지정(聖王以為不中人之情), 고작회부인(故作誨婦人) 치사마(治絲麻) 곤포견(梱布絹), 이위민의(以為民衣). 위의복지법(為衣服之法): 동즉연백지중(冬則練帛之中), 족이위경차난(足以為輕且煖); 하즉치격지중(夏則絺綌之中), 족이위경차청(足以為輕且凊). 근차즉지(謹此則止). 고성인지위의복(故聖人之為衣服), 적신체(適身體), 화기부(和肌膚) 이족의(而足矣), 비영이목이간우민야(非榮耳目而觀愚民也).]


옛날 사람들이 아직 음식 만드는 법을 모를 때 소박하게 먹고 흩어져 살았다. 그래서 성인은 남자들에게 밭 길고 나무 심는 것을 가르쳐 백성들이 먹을 수 있게 했다. 먹는 것은 기운을 더하고, 허기를 채우며, 몸을 강하게 하고, 배를 채울 뿐이었다. 그래서 재물을 절약해 사용하고 검소하게 살아서 백성은 부유하고 나라는 잘 다스려졌다.[고지민(古之民) 미지위음식시(未知為飲食時), 소식이분처(素食而分處), 고성인작회(故聖人作誨), 남경가수례(男耕稼樹藝), 이위민식(以為民食). 기위식야(其為食也), 족이증기충허(足以增氣充虛), 강체적복이이의(彊體適腹而已矣). 고기용재절(故其用財節), 기자양검(其自養儉), 민부국치(民富國治).]


김승석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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