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형 바이오매스발전소를 허하라

문화 / 이승재 (주)나무와 에너지 대표 / 2019-07-04 09:57:39
나무와 에너지 이야기
▲일본 군마현가와바촌열병합발전소. 지역의 미이용산림바잉매스를 활용하여 45kW 전기를 생산하고 높은 가격에 매전한며 발생하는 열은 하우스농업용으로 사용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전국이 Bio SRF(바이오 폐기물 고형연료)를 포함해 바이오매스발전소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발전소 추진 단계에서 주민과 지역 환경단체가 반대하면서 지역의 여론이 반으로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미 발전허가가 난 곳 중에도 이를 취소해 소송으로 간 곳 있다. 반대하는 측의 주된 논리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는 미세먼지 배출이 많아 환경적으로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발전사업 허가신청을 하는 발전소들은 이미 집진설비를 갖춰 미세먼지를 관리하겠다고 계획하고 허가를 신청하므로 소송을 하게 되면 이들 업체들이 기준치보다 더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한다는 주장이 효력을 얻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바이오매스발전소에 대한 논란이 미세먼지에 국한되는 것은 맞는 일일까? 전국적으로 똑 같은 상황이 자치단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바이오매스발전 정책이 첫 단추부터 잘못 됐기 때문이다.  

 

2013년 정부는 폐기물 고형연료인 SRF(Solid Recovered Fuel)를 두 가지로 구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폐기물 중 유기성 폐기물, 즉 음식물 또는 하수 슬러지 등은 연료화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고형연료를 Bio SRF라고 구분해 바이오에너지에 포함시킨 것이다. 2014년에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면서 Bio SRF 연료의 품질규격도 만들었다. 주무부서인 환경부는 Bio SRF 품질규격 제정으로 폐자원 재활용을 촉진시키고 유기성 폐기물 소각을 관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사자인 환경부는 이것이 우리나라 바이오매스산업을 뒤흔들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Bio SRF가 등장하자 가장 먼저 수익성을 눈치 챈 쪽은 목재펠릿 수입업체였다. 해외에서 초본계 또는 폐목을 섞은 폘릿을 수입해서 대형 화력발전소에 석탄과 혼합해 연소시키는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바이오에너지로 지정되면 이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할 경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발급받을 수 있다. 대형 발전업체들은 의무적으로 일정 발전량의 재생에너지를 통해 채우거나 REC를 구매해야 하므로 더 값싼 Bio SRF는 매력적인 연료였다. 발전사 입장에서는 일부 Bio SRF를 사용할 때 별도의 시설 보완 비용이 필요하지 않았고 전기를 생산하면 높은 REC 가중치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비싼 목재펠릿보다 Bio SRF에 시선을 돌렸다. 게다가 수입하는 물건에 부여되는 코드 번호를 한동안 목재펠릿과 Bio SRF에 동일하게 적용해 펠릿으로 속여 수입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이렇게 해서 2014년 이후 매년 연간 약 200만 톤가량의 목재펠릿이 수입됐고 이 중 상당량은 Bio SRF였다. 


단속과 지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감사원은 2015년과 2016년에 ‘목재펠릿의 과다한 수입은 국부유출이며 재생에너지산업 육성이라는 근본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고 검찰은 2016년 목재에 왕겨를 섞어서 펠릿으로 만들어 수입해 유통한 업체와 세관공무원을 적발해 사법처리했다. 이후 고형연료와 관련된 논의는 미세먼지로 옮겨졌다. 바이오매스를 연소하면 등유나 가스에 비해 많은 양의 미세먼지가 발생한다고 알려지면서 가뜩이나 관련 제도가 복잡하게 느껴졌던 고형 바이오매스는 한덩어리로 철퇴를 맞았다. 


Bio SRF는 우리나라에서만 유지되는 제도다. 물론 해외 각국이 폐목바이오매스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목질계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시설일 뿐 여타의 폐기물을 섞어서 연료로 만들 경우 바이오매스로 인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해외의 바이오매스발전소들은 규모에 따라 발전차액지원금이 다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말할 것도 없고 가까운 일본도 2MW 이하의 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전기는 더 비싼 가격에 매입한다. 독일은 이를 더 세분화해 100kW 이하의 발전설비는 높은 고정가격으로 매입하고 20MW 이상의 대형설비는 바이오매스설비라 하더라도 지원금을 주지 않는다. 게다가 그들은 5MW 이상은 반드시 열병합발전설비를 갖추도록 해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을 강제하고 있다. 


연소기술 분야도 그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다양한 시도가 상용화돼 있고 필터 기술로 대부분의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 게다가 순수 나무를 사용하면 질소, 황 등 연소 시 문제를 일으키는 물질들이 화석연료에 비해 현저하게 적다. 자연에서 자란 나무는 크롬, 납, 아연 등 중금속을 포함할 가능성도 매우 적다. 그러므로 바이오매스 사용 전체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장려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과하다. 오히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대형화한 화력발전소에서 나무를 사용할 경우 에너지의 약 30%만 전기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70%는 대기 중에 버려진다. 또 바이오매스발전소가 대형화되면 에너지의 해외종속은 석탄화력과 다를 바 없고 에너지공급 중앙집중화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Bio SRF가 지금처럼 운영되면 물질로 재사용돼야 할 폐목들이 에너지로 쏠리는 현상이 생겨 자원순환에 도움 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Bio SRF 제도를 폐지하고 폐목발전소에는 엄격한 배출가스 관리 제도를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소규모 바이오매스열병합발전소를 지원해야 한다. 마을단위, 지역단위에서 필요한 열 수요에 맞춘 전기를 생산해 지역분산형 에너지공급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승재 ㈜나무와에너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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