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 이노베이션의 갑질로 벌금 맞고 파산한 사연 고백합니다”

사회 / 이기암 기자 / 2020-01-09 10:08:42
▲ 원청의 갑질로 회사가 파산하고 수차례 내용증명, 1인 시위, 공정위 제소 등을 통해 약속이행(간접비처리)을 요구하고 있는 이종남 대표. 현재 해당 회사의 정문 앞에서 천막을 치고 20일 넘게 단식농성 중이다. 체중도 7kg이나 줄었다고 한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전직 건설업체(BS종합건설, MIT건설(구 수영토건)) 대표인 이종남 씨는 2020년 새해 첫날을 단식농성 중인 천막에서 지냈다. 지난해 12월 19일 시청에서 대기업(에스케이이노베이션) 갑질과 토착비리 기자회견을 연 뒤 바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그리고 벌써 20여 일이 지나고 있다. 그 사이 그의 체중은 7kg이나 줄었다. 지역사회에서 꾸준한 봉사활동을 해왔던 그의 SNS에는 많은 사람의 위로와 격려,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그는 여러 언론사의 기자들이 자신이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이곳을 다녀갔지만, 대기업과 관련된 일이라서 그런지 이 일이 크게 이슈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스케이 협력업체인 토목·건축회사 등을 운영했지만 에스케이가 비대칭적 갑을관계를 이용해 업무 밖의 일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또 “2011년 에스케이 팀장의 요구에 따라 당시 김기현 국회의원에게 청탁해 전력공급 등 에스케이가 원하는 대로 민원을 해결해줬지만 그 과정에 김 의원의 처남(처이종사촌) A씨가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2019년 12월 23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당원 등으로 구성된 울산시민적폐청산시민연대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 인척 등 6명이 기소됐던 일명 ‘쪼개기 후원금’ 사건과 관련해 김 전 시장과 사건 담당 검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울산시민적폐청산시민연대는 “김 전 시장의 인척 비리와 관련된 정치자금법 사건 재판이 진행 중에 있고, 이 과정에서 검찰의 선택적 조사와 기소 의혹이 있어 고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쪼개기 후원이 대가성 뇌물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 돼 김 전 시장은 정치자금법과 뇌물죄로 고발하며, 공모했다고 인정한 회계책임자를 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담당 검사를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종남 대표는 2012년 브로커 A씨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5급 비서관이었던 B씨의 요청으로 쪼개기 후원으로 2000만 원 상당을 입금한 후 한주를 통한 전력공급 허가를 받았고, 결국 2019년 2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 사건과 관련해 “여러 연도에 걸쳐 발생한 여러 사건을 같이 섞어 놓는 방식으로 기소가 계속 늦춰졌고, 이에 재판도 늦춰지게 돼 더욱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Q. 지난번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대기업(에스케이이노베이션) 갑질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간단한 내용을 설명해 달라.

2012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A씨(김기현 국회의원의 처남)가 내게 후원금을 요구했고, 나는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금을 보냈다. 이후 에스케이에 최저가 입찰을 했지만, 잦은 설계변경과 과다한 공사기간 단축 등으로 많은 적자를 보게 됐다. 그러면서 에스케이가 합의한 약속을 지키지 않게 되고, 회사는 부가세 미납으로 5억 원의 압류를 당하면서 문을 닫게 됐다. 우리 회사는 토목·건축 종합건설 회사로, 지난 2005년부터 에스케이 협력업체로 등록돼 각종 신규 및 유지·보수 공사를 성실히 시행해 온 업체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에스케이이노베이션에서 추진하던 3개의 신규공장 건설사업(Nexlene-울산, New PX(현 UAC)-울산, V Project-인천)을 276억 원에 계약했다. 이후 계약조건을 충실히 이행하는 과정에서 계약된 업무 범위가 아니었음에도 공사과정의 걸림돌이었던 ‘전력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스케이의 인·허가 관련 민원 회의에 참석하라는 부당한 요청이 있었다. 협력업체로서 공장증설을 하려면 거부할 수 없었고, 결국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요구에 따라 약 1억 원을 투입해서 민원처리를 했다. 또 전력수급 문제도 대신 해결해 준 것이다.그러나 3개 현장 공사과정에서 원청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 및 원하도급인 에스케이건설의 잦은 설계변경으로 인해 공사범위, 공사물량, 작업방법, 작업시기 등이 계속 변경되거나 연기됐고 설계변경으로 인해 이미 수행한 공사까지 원상복구한 후 재시공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런 문제로 에스케이측에 의해 추가적인 노무비(일용직 근로자 및 직원급여) 수십억 원과 법적 간접비 미지급비용(퇴직공제부금) 1억8200만 원, 보증수수료 2000만 원, 공사처리비 1억9400만 원, 부가세 5억5000만 원, 기타경비 10억 원 등 공사차질과 지연으로 인한 불가피한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이 상황에서도 공사 일정이 지연되자 원청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 및 원하도급인 에스케이건설에서는 우리 회사에 더 많은 인력과 장비투입을 요구했고, 이에 우리 회사는 계획된 단가보다 훨씬 더 높은 비용을 지출하면서 인력과 장비를 투입한 후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Q. 원청이 추가로 지출된 공사비에 대해 보상해 줄 것으로 믿었나?

그렇다. 우리는 에스케이가 추가 지출된 공사비에는 공사 마무리 시점에서 당연히 보상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매월 지급되는 공사비는 실제 투입된 비용 대비 1억7000만 원에서 최대 10억 원까지 감액해 지급됐고, 이는 2013년 말까지 90억 원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우리 회사는 공사 기간 내내 자금압박을 받았고, 노무비와 자재비, 장비비 등을 적기에 지급할 수 없었다. 급기야 2013년 말에는 우리 회사가 작업자와 장비, 자재 관련 업체들에게 공사비를 지급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2014년 1월 공사가 95%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에스케이이노베이션 및 에스케이건설이 합의 타결을 일방적으로 요구했고, 우리 회사는 계약상 지위로 인해 이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에스케이건설에서 제시한 내용은 ‘에스케이건설이 우리에게 지급해야 할 미지급 공사비(자재비, 장비비, 직접노무비) 중 일부(약 49억 원)를 하도업체에게 직접 지불하고 나머지 간접비(부가가치세, 4대보험료, 퇴직공제부금, 보증수수료, 공상처리비, 직원급여 등)는 추후 처리해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우리 회사는 에스케이건설에서 강제로 작성·제시한 직불동의서에 날인하게 됐다. 그러나 이후 에스케이건설은 직불 처리된 비용 이외의 사항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우리 회사는 수차례 내용증명, 1인 시위, 공정위 제소 등으로 약속이행을 요구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에스케이건설에서는 더 지불할 것이 없다’는 답이었다. 이와 관련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내용도 많이 있고 그 내용을 공개한다면 언제 공개할지 고민 중이다. 조만간 청와대에도 국민청원을 넣을 생각이다. 대기업 갑질로 결국 어머니의 노후생활자금마저 처분하고 은행거래 중지와 함께 세금체납자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가정도 파탄이 났으며 가족과도 생이별을 해야 했고, 이 모든 결과는 에스케이 협력사로서 에스케이 공사를 위해 사용된 비용을 받지 못해서 발생한 일이다. 지금도 수많은 하청업체 관계자들이 나처럼 가정파탄에 목숨마저 버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대기업의 부당한 처사로 인해 나와 똑같은 처지에 있는 수많은 하도급 업체들의 사정을 조사해 억울함을 해결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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