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운동 심각한 위기 국면...취약노동자 공격적으로 조직해야"

노동 / 이종호 기자 / 2021-08-18 10:24:33
87년 노동자투쟁 34주년 기념 토론회 열려
▲17일 오후 4시 울산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 87년 노동자투쟁 34주년 기념 토론회가 열렸다. 울산시의회 제공.

 

[울산저널]이종호 기자= 17일 오후 4시 울산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 87년 노동자투쟁 34주년 기념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노총울산본부와 한국노총울산본부, 울산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울산시의회가 주최하고 울산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울산시의회 노동정책연구회가 공동 주관했다.

 

김연민 울산경제진흥원장(전 울산노동역사관 관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소시민 중심의 정치 민주화에 주력하면서 87 노동자투쟁의 확대재생산에 실패했지만 정치민주화를 넘어 경제민주화라는 사회적 과제를 제시했다"고 87 노동자투쟁의 의미를 짚었다. 이어 "한국 노동운동은 전략 목표도 명확히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심각한 위기 국면"이라며 "고용형태가 다양화하는 시기에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공격적인 취약노동자 조직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5인 미만 사업장, 고졸 학력 이하, 회사에 노조가 없는 경우일수록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현재의 노조 활동이 자기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양대 노총 활동을 사회 전체 이익을 경시하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지적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이중구조로 분리된 한국 노동시장에서 노조 밖 사람들에게 노조는 너무 먼 조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고, 자기 사업장 조합원만 보호해서는 노동운동이 긍정적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동운동 기념사업에 대해서도 "노동존중 울산은 존재하는가? 87년 노동운동을 기념하는 것은 시민들도 기뻐할 만한 일인가?"라고 되물었다.

 

허영란 울산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 김형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실장은 "87년 노동운동을 함께했던 노동자들이 정년퇴직으로 현장에서 사라지고 있으므로 당시 주역들의 운동과정을 정리해 민주노조운동 정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노동운동의 사회적 지평을 넓힐 수 있는 방안, 정치제도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영역에서 노동운동의 정신이 스며들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대투쟁 정신과 투쟁 주체가 중심이 되지 않는 기념은 자칫 박제화되거나 정치적 이용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독립적 운영 주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 정책연구 역량을 결집해 기후위기와 디지털 산업 전환 시기 노동운동의 방향을 새로 정립하고, 기존 제조업, 기업별 노조 중심의 조직 형태에서 다양한 조직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지역조직 중심의 노조 형태로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지훈 민주노총울산본부 정책기획위원장은 "87년 7,8,9 노동자투쟁은 울산 노동자의 연대와 협력을 넘어 전국적인 투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울산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기념하고 자랑스럽게 여겨야 할 역사로 자리매김돼야 한다"며 국립노동역사박물관 건립 추진을 제안했다.

 

김재인 한국노총울산본부 노동사회본부장은 "새로운 노동형태인 플랫폼, 특수고용노동자 등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강화와 사회연대, 사회적 대화를 통해 새로운 노동의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형 시의원(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부마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배경을 소개하며 87 노동자투쟁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범국민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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