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 및 프리랜서 지원 정책

오피니언 / 이창수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미디어강사 / 2020-05-27 10:26:56
청년 공감

4월 초 고용노동부에서는 각 시도를 통해서 특수고용노동자 및 프리랜서 등 사각지대 지원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고 그에 따라 울산시에서도 당연히 지원 대책이 나왔지만 지원 대책의 대상자인 내 입장에서 그 대책은 현실성이 너무 떨어졌다. 지원 대책을 구상하겠다고 처음 발표할 때도 처음으로 만든 대책이니 미비할 것이지만 이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좋아질 것을 기대하며 기다렸음에도 나온 대책은 황당할 정도로 현실성이 떨어졌다. 오죽하면 ‘특수고용노동자나 프리랜서를 해보지 않은 직장 근로자가 직장 근로자 입장에서 이렇게 만들었네. 관련 현업인들에게 물어본 건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여러 문제가 있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지원의 대상이 되는 기준을 잡는 근거 자료였다.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첫 번째 차상위계층 2순위를 중위소득 100% 이하로 잡았다. 더 어려운 사람을 먼저 도와주는 것은 맞다. 그런데 2순위가 문제였다. 중위소득 100%를 소득기준으로 하는데 그 기준을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로 잡은 것이다. 재난기본소득을 전 국민의 70%만 준다고 논의되던 상황이어서 행정 편의 측면에서 재난기본소득과 유사하게 기준을 잡은 듯하다. 하지만 특수고용노동자나 프리랜서의 특수성을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기준이다. 우리 사회에서 직업 비중이 가장 높은 직장인은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 데이터를 통해 소득 내역을 간편하게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건보료로 소득을 쉽게 잡을 수 있다. 하지만 특수고용노동자나 프리랜서는 특성상 지역 가입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현재 내고 있는 건보료는 2018년 내 소득을 기준으로 2019년에 신고된 종합소득세를 기준으로 내고 있다. 현재 내고 있는 건보료를 기준으로 지원 순위를 매기면, 내 평균 수입을 10만원으로 쳤을 때 2017년에는 10만 원, 2018년에 13만 원, 2019년에 9만 원을 수익이라고 가정하면. 올해는 수익이 4만 원도 안되는 상황인데 13만 원 벌고 있는 것으로 인정돼 지원 대책의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2020년 현재 어려운 사람이 아니라 2018년에 어려웠던 사람을 도와주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018년 건보료를 기준으로 중위소득 100% 이상이어서 지금 현재 수익은 바닥임에도 지원 대책을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5월이 되고 소득기준이 중위소득 100% 이하에서 1인 2019년 연소득 5000만 원 이하로 변경됐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생각된다. 여기서도 문제가 된 부분이 있다. 이번에는 연 소득 5000만 원 이하를 증빙하기 위해서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 사업소득 원청징수영수증 등을 국세청 홈택스나 회사 등에 발급받아 첨부하라고 하는데 여기서도 문제가 있다. 직장인들은 연말정산을 통해 소득이 정리되고 5월부터 2019년 소득금액증명원을 발급할 수 있어 간단하게 증빙이 가능하다. 하지만 특수고용노동자나 프리랜서들은 대부분 5월 1일부터 시작하는 종합소득세를 신고한다. 그리고 이들의 소득금액증명원 발급은 신고 및 정산이 완료된 7월부터 가능하다. 물론 개별적으로 건건이 신고된 사업소득 원청징수영수증을 일일이 뽑아 제출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여러 사업체를 돌아다니며 특강 형식으로 일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경우에 따라 사업체 단위로 수십, 수백 장을 뽑아야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뽑았음에도 국세청에서 정확하게 확정되기 전의 사실로서 부정확하기 때문에 차후에 문제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나도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는 프리랜서이기에 아직 2019년 소득금액증명원이 발급되지 않아 사업소득 원청징수영수증을 A에서 일한 영수증 8만 원 1장, B에서 일한 영수증 10만 원 1장, C에서 일한 12만 원 1장, 이런 식으로 개별적으로 일일이 뽑아 제출했고 추가로 2019년 종합소득세 신고를 했다는 증명서를 첨부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 서류를 제출하면서 담당자에게 소득증빙이 정확하지 않아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지는 심사를 해봐야 안다는 말을 들었다.


4월과 5월에 걸쳐 정부에서 특수고용노동자 및 프리랜서 등 사각지대 지원을 위한 대책이 발표되고 진행되는 과정에서 프리랜서로 느낀 답답함에 대해서 일부 적어봤다. 울산시가 특수고용노동자 및 프리랜서를 위해 하고 있는 노력들을 폄하하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았으면 한다. 4월에 증빙서류 양식에 대해서 문제가 되자 추가 양식으로 보완하는 모습, 문제가 됐던 소득기준을 5월에 바꿔서 허들을 낮추려고 노력하는 모습 등에 비춰볼 때 정책을 현실적 여건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눈에 보이며 그에 감사하다. 그렇기 때문에 내 이런 문제 제기가 그분들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 아닌, 함께 더 나은 제도를 만들어가기 위해 제언으로 전달됐으면 좋겠다.


이창수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미디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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