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장례식장 노동자들 "이번 해고 사태로 피해를 보는 건 장례식장 이용객인 시민입니다"

사람 / 정승현 기자 / 2022-04-28 10:46:42
지난 3월 1일 울산대병원에서 집단 해고된 8명의 조리 노동자 인터뷰.
▲지난 3월 1일 울산대병원에서 집단 해고된 8명의 조리 노동자들은 매일 울산대병원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정승현 기자

 

▲지난 3월 1일 울산대병원에서 집단 해고된 8명의 조리 노동자들은 매일 울산대병원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정승현 기자

 

[울산저널]정승현 기자 = 울산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조리사, 영양사를 포함한 조리 노동자 8명과 미화 노동자 2명이 근무했었다. '했었다'라고 굳이 과거형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정말 과거 일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31일 울산대병원 장례식장 노동자 10명은 하루아침에 집단 해고됐다. 울산대병원은 사전에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31일 당일날 해고 관련 문서 하나를 조리실 문 앞에 붙였다. 그들이 정규직이었다면 달랐을까. 노동자들은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지만, 일터 안에 들어갈 수 없었다. 이후 투쟁이 시작됐다. 미화 노동자 2명은 퇴사하고 나머지 8명의 조리 노동자들은 울산대병원에서 피켓 시위, 1인 시위 등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 27, 울산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리 노동자 8명을 만났다.

 

Q. 지난 3월 울산대병원에서 해고된 후 약 두 달 동안 어떻게 지냈나?

 

우리는 계속 투쟁했다. 현재 피켓 시위 58일 차다. 아침 일곱 시 반부터 여덟 시 이십 분까지 아침 선전전을 하고 아홉 시 반부터 열 시 오십 분까지 1인 시위를 돌아가면서 하고 있다. 열한 시에는 각자 집에서 싸 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열두 시부터 열두 시 사십 분까지 점심 선전전을 한다. 한 시 사십 분부터 세 시까지 1인 시위하고 세 시 반부터 네 시까지 퇴근 선전전을 한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는 피켓을 만들고 회의하고 있다. 우리는 두 달 동안 급여도 받지 않고 매일 여기에 나와서 투쟁하고 있다. 우리 중 한 명은 무릎 수술 받은 지 한 달이 채 안 된 분도 있고, 집에서 가장 역할을 수행하는 분도 있고, 어머니가 위독한 분도 있다. 투쟁할 여건이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너무나 절박하고 억울해서 매일 지치고 힘들어도 싸우고 있다.

 

Q. 울산대병원 측의 반응은 어떤가?

 

울산대병원 측과의 교섭은 원청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울산대병원은 계속 업체가 없다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 같다. 현재 12차까지 업체 공고가 나왔는데 여전히 업체 선정 기준이 너무 까다롭다. 3년 이내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식당 업체는 울산에 거의 없다고 한다. 울대병원은 계속 업체만 들어오면 고용할 의지가 있다고 하는데 업체가 못 들어오게 기준을 만든 건 누구인가. 그러면 기존 본관에 있는 업체가 장례식장까지 함께 맡으면 되는데 본관 업체는 울산대병원의 제재가 너무 많다고 맡지 않으려 한다. 우리가 직접 울대병원 측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없으니까 현재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고 매우 답답한 상황이다.

 

Q.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고는 노동자의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든가?

 

집에 가면 가정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대로 뻗는다. 몸이 피곤한 것도 있지만, 정신적으로 피폐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울산대병원 측은 무시로 일관하니까 끝이 안 보이는 상황이다. 원청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지만, 우리의 사정을 정확히는 모르니까 좀 답답하다.

 

Q. 그럼에도 꾸준히 투쟁하는 이유나 원동력은 무엇인가?

 

서진 노동자분들처럼 우리 옆에서 연대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우리가 일했던 일터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사전에 얘기 한마디 없이 문 앞에 붙은 문서로 해고당해서 너무 억울하다. 해고 당일 출근까지 했는데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지금 우리만 일터에 못 들어가는 상황이다. 절대 관둘 수가 없다.

 

▲ 울산대병원 장례식장 조리실 문 앞에 붙은 출입 금지 알림. ⓒ정승현 기자

 

Q. 현재 장례식장에 조리 노동자들이 없는 상황인데, 이용객들이 음식은 어떻게 먹을 수 있나?

 

조리실에서 음식을 만들지 않고 외부에서 다 조리된 완제품이 들어오고 있다. 그래서 울산대병원 측이 시간 끌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음식을 들고 오는 사람은 입찰 절차 없이 현재 음식을 반입하고 있다. 식품 관련한 일은 보건증이 필요한데 외부인은 냉동차도 아닌 개인 승용차에 음식을 가지고 장례식장에 들어온다. 그리고 우리는 주방에 못 들어가지만, 그 외부 직원은 주방을 사용할 수 있다. 위생 문제가 우려되고 상주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외부 음식이니까 아무래도 질이 좀 다르지 않겠나. 그래서 이런 식으로 관리하면 바깥에서 음식을 가져오겠다고 말하는 상주들이 적지 않다.

 

Q. 이번 해고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당사자는 노동자들이지만,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 장례를 치르러 왔고 돈도 제대로 지불했는데 그에 걸맞은 위생적인 음식이 안 나오면 얼마나 화가 나겠나. 시민들이 알 권리가 있다. 외부에서 음식을 가져오는 사람은 개인 승용차에 음식을 가져오고 위생 장갑도 끼지 않고 음식을 다룬다. 지금까지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 조문객들이 그렇게 많이 없었는데 이제 거리두기도 풀리고 다시 장례식장 조문객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럼 정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여름에는 음식도 쉽게 상하지 않나. 우리가 일했을 때랑 지금과 비교했을 때 음식 질이 너무 달라서 불만을 제기한 분도 있었다.

 

Q. 지난 2018년도에 울산대병원은 고용보장이 약속된 계약직원들을 계약 만료 이틀 앞두고 문자로 해고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사전 통보 없이 집단으로 해고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생각에는 '노조 길들이기'의 일환인 것 같다. 2년 전 우리는 노조에 가입했다. 그때 울대병원 측에서 장례식장을 임대 주거나 외주로 넘길 거라는 식으로 예고도 하고 협박도 했다. 노조 탈퇴하면 고용 보장해주겠다고 말도 하고. 지금 사태의 예고편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10명이라서 숫자가 적다. 힘이 없는 비정규직이기도 하고. 울대병원 측에서 가장 힘없는 사람들부터 건드리고 이제 본관, 신관 노동자들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리가 시작일 수 있다.

 

Q. 울산대병원 측에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우리가 일하던 자리로 돌아가고 싶다. 정규직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비정규직이라도 직접 고용해서 업체를 선정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해주지 않는가. 코로나로 경영상의 어려움이 심해졌다고 하는데 국가에서 지원금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장례식장이 병원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지금까지 몸이 부서져라 일을 열심히 했다. 우리도 직원이다. 나가도 우리 발로 나가고 싶고 진정성 있는 사과도 받고 싶다.

 

Q.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복직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수위를 더 올리면서 싸울 것이다. 울산 동구에는 장례식장이 여기 한 곳뿐이다. 시민들도 함께 피해 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서명운동도 진행하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상황을 많이 알리기 위해서 기회가 되는 대로 다른 집회나 시위 현장에 가서 발언도 하고 연대하러 가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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