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와 <개는 훌륭하다>

문화 / 배문석 / 2020-05-21 10:52:43
TV평

2001년 <TV 동물농장> 이후 반려동물 프로그램 변화

SBS에서 이 방영을 시작한 것은 2001년 5월 1일이다. 19년이 넘긴 장수 프로그램으로 우리 주변의 동물들 특히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들이 눈길을 끌어왔다. 그 뒤를 이어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개에 특정해 만들어진 것인 EBS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다. 

 


줄여서 ‘세나개’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2015년에 첫 방송을 시작할 때부터 보호자가 감당하지 못하는 반려견의 행동을 치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현재는 시즌 3이 방송 중인데 1, 2 때는 강형욱 훈련사가, 3부터 설채현 수의사가 이끌었다. 


강형욱 훈련사는 이 방송으로 큰 주목을 받았고 ‘개통령’ 또는 ‘강아지 강씨’라는 별명이 붙었다. 개를 좋아하는 것은 기본일 테고 훈련사로서의 듬직한 모습뿐 아니라 뛰어난 입담까지 지녀 다른 방송에서도 섭외가 줄을 이었다. 

 


무엇보다 반려견의 문제에 앞서 보호자가 더 심각한 상황이 드러날 때마다 뼈를 때리는 일침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 집 개를 고쳐달라고 방송에 신청해 가보니 정작 개는 문제가 없고 보호자를 고쳐야 한다는 말이 나올 때가 많았다. 그런 상황에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애쓰면서도 결국 보호자 바뀌지 않는다면 반려견을 나쁜 개 또는 안락사시켜야 할 개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결국 늘어난 반려견의 숫자뿐 아니라 다양한 견종에서 오는 특성을 이해하지 않은 채 보호의 책임이 중요해진 것이다. 


그런 상황에 방송에 출연한 보호자가 강형욱에 대한 질타를 애견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갈등이 폭발하기까지 했다. 문제해결을 요청했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앙심을 품은 셈이다. 결국 강형욱은 3개월 정도 후임이 오길 기다렸다가 하차했고, 수의사면서 반려견 행동교육 전문가인 설채현이 합류한 것이다. 

 


그 뒤 강형욱이 KBS에서 작년 11월부터 시작한 <개는 훌륭하다>에 합류했다. 연예인 중 애견인으로 이름난 이경규와 반려인을 꿈꾸는 20대 연기자 이유비가 함께 진행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 역시 반려견 가정을 방문해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이야기가 중심이기 때문에 강형욱의 비중이 가장 높을 수밖에 없다.
더불어 상황도 바뀌지 않았다. 매회 놀라울 만큼 모든 문제는 보호자에게 비롯된다. 등장하는 개들은 외부인에게 공격을 가하고, 심지어 보호자와 가족들까지 무는 강아지의 입질을 하기 일쑤다. 그러나 행동을 관찰한 뒤 원인을 따져보면 거의 모든 경우 보호자의 무지 또는 나쁜 보호 때문이다. 결국 한 번의 진단과 처방으로 다 해결될 수 없지만 보호자에 대한 교육 부분이 늘어난다. 

 

 

 

두 방송을 볼 때마다 시청자들은 보호자가 반려견의 거울과 같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 제대로 책임질 수 없다면 처음부터 키우지 말아야 한다는 아주 간명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를 더 키우고 그러나 결국 반려견을 유기하는 경우는 얼마나 많은가. 실제로 ‘세나개’에서 소개한 군산의 ‘착한’ 유기견 보호소는 방송이 나간 후 몰래 문 앞에 유기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한다. 정말 개가 훌륭하고 그보다 훨씬 못한 인간이 된 꼴이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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