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 말에 휘둘리지 않는 내가 되었으면”

사람 / 조강래 인턴 / 2021-09-15 00:00:25
사람과 청년

청년문화기획단 9012

▲ 왼쪽부터 청년문화기획단 9012 서유리, 이소영, 이지연 ©조강래 인턴기자


Q. ‘청년문화기획단 9012’는 어떤 단체인지 소개해달라.


이지연=90년생, 91년생, 92년생 울산 청년 네 명이 모여 만든 문화예술기획 청년 단체다. 지역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그리고 의미 있는 일을 문화예술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Q. 단체 이름에 ‘청년’이 들어가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이지연=청년이 주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열정도 있고 새로울 것 같은 그런 이미지를 주고 싶어서 청년문화기획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리 팀의 정체성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Q. 울산 청년들이 모여 지역을 기반으로 문화기획을 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다면?


이지연=우리는 각자 기관에서 일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기관 안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한계가 있더라.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재밌는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단체를 만들게 됐다. 기관 안에 있다 보면 제한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에서 벗어나서 진짜 지역에 필요한 것,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 보자는 마음으로 팀을 꾸리게 됐고, 그런 활동을 하고 있다.


서유리=솔직히 말하면 우리의 활동이 재미있어서 하고 있다. 지연 씨가 말한 것처럼 기관에서 할 수 있는 것 외에 우리가 하고 싶은 것,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걸 자유롭게 펼칠 수 있으니까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이소영=문화기획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야기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팀이 꾸려진 것 같다. 작당 모의라고 할까. 우리끼리 모여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이런 거 해보면 재밌겠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별거 아닌 일에도 재미를 느끼고 실제로 뭔가가 일어나기도 하더라. 관계 속에서 무언가가 파생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어른들이랑은 그런 얘기가 쉽지 않은데, 청년들끼리 있으니까 아이디어가 더 자유롭게 나오는 거 같다.

Q. ‘청년문화기획단 9012’로 어떤 활동을 해왔으며 하고 있는지?


이지연=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2019년에 울산예술회관에서 처음 진행한 ‘골라골라 예술상점’이 있다. 골라골라 예술상점은 총 4회 진행했다. 그때 우리 네 명이 완전체가 돼 0에서 50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경험했다. 100은 아직 못 갔지만, 그때 처음으로 재미를 느꼈다. 상하관계가 아니라 동료들과 같이 뭔가를 만들어가는 게 재밌다는 걸 깨달은 계기가 됐다. 그 외에도 다른 걸 하고 싶어서 작당 모의는 했으나 코로나 영향도 있고 지원한 사업에 많이 떨어지면서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계속 지역에 필요한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지역 창작자들을 소개해 주는 인터뷰집을 만들어 보자고 얘기가 돼서 지금은 ‘소신집’이라는 온라인 매거진을 운영하고 있다.

Q.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이지연=‘골라골라 예술상점’을 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우리 네 명이서 순전히 만들어가는 과정이었기에 정말 정신없이 바빴다. 그 프로젝트 외에도 다른 걸 많이 진행했어야 해서 바쁜 시기였다. 그럼에도 정말 많이 만나고 정말 많은 술을 마시고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 시간이 되게 재밌었고, 동료들과 같이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그때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이소영=평생 마셔야 할 술을 그때 다 마셨던 것 같다. ‘골라골라 예술상점’을 할 때 참여해 주신 분들의 반응이 가장 인상 깊었다. 많이들 좋아해 주셨다. 그때 나름 뿌듯함을 느꼈던 것 같다. 


서유리=개인적으로 ‘골라골라 예술상점’을 이어갈 때 직장을 그만뒀다. 그때는 힘들어서 이쪽 분야로 일을 안 하려고까지 했다. 그런데 같이 만들어내는 그 과정이 너무 재미가 있더라. 그때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그때 그 경험 때문에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Q. 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끔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이지연=함께하는 동료들이다. 네 명의 조합이 정말 좋았다. 성격이 다 다른데, 시너지가 너무 좋더라. 재밌는 걸 만들어내고 선보이고 싶어하는 마음을 다들 갖고 있다. 부족한 것을 서로가 채워주는 경험을 했다. 특히나 문화예술기획은 절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나. 그때 그 경험이 앞으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많으니 계속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소인 것 같다.


서유리=함께하면서 좋았던 경험이 있으니까 버텨낼 수 있는 것 같다. 언젠가는 그때처럼 또 재밌는 순간이 찾아올 거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9012 활동을 하면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일한다는 게 참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이들이 아니었으면 못했을 거다. 


이소영=나도 동료들이 원동력이다. ‘골라골라 예술상점’을 했을 때가 2019년이었는데, 그때는 몸을 반으로 나누고 싶을 정도로 정말 바빴다. 뭐가 정말 많았다. 혼자는 절대 소화할 수 없는 스케줄이었다. 함께라서 가능했지, 아니면 절대 못 했을 거다.

Q.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문화기획자로서 울산은 어떤 도시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도시가 되기를 바라는지?


이지연=지역이 다 중요하다고 얘기하지 않나. 지역이 안 중요한 건 아니지만, 다른 지역, 아니면 세계를 수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 계속 지역을 이야기하는 게 올바른 것인가라는 생각을 한다. 기획이라는 게 사실 남녀노소 모두에게 펼쳐져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지역을 두고 기획을 논하는 건 스스로 한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선배들이 지역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다. 선배들이 다른 지역에서 세계에서 조금 더 큰 자리를 잡고 후배들을 끌어주면 좋겠는데, 계속 지역에만 있으면 더 널리 나아가고 싶은 후배들은 뭘 보고 가야 할지 모르겠는, 그런 어려움이 있다. 선배가 후배를 이끌어줘서 도달하게끔 해주는 장이 없는 것 같다. 그런 걸 느낄 때마다 우리 청년들끼리 더 뭉쳐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동료들과 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서유리=요즘 지역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다른 지역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울산은 특히 지역 출신을 더 환영하고 인정해 주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외부로 떠나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서로에게 좋지 않은 영향만 끼칠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어떤 상황에선 외부 자극이 있어야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으니까.

Q.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소영=주변을 보니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친구들이 많더라. 그들에게 뭔가라도 좋으니 일단 도전해보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도 그렇게 함으로써 지금까지 오게 됐다. 그러니 일단 활동하라고 말하고 싶다. 청년은 항상 미래가 두려운 것 같다. 예전에는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살게 될까, 사람 구실은 제대로 할까, 이런 고민을 할 때가 있었다. 처음에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솔직히 너무 막막하더라. 그런데 뭐라도 하다 보니 기회가 오더라.


서유리=나한테 하고 싶은 말인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 말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내 생각은 없어지고 그들의 의견만 따라가게 되더라. 내가 먼저 중심을 잘 잡고 있어야 다른 사람들 말에 휘둘리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이지연=포기하지 말자. 어떻게 보면 흔한 말일 수도 있지만 일 하다가 보면 열정이 식을 때도 있다. 그래도 계속 할 수 있는 것들을 상기하면서 일을 해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포기하게 되면 결국 안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까. 처음 다녔던 회사 대표님을 퇴사 후에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대표님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도망가지 말고, 너가 그 곳을 바꿔봐” 내가 무엇을 바꿀 수 있는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곧바르게 잘 성장해서 조금이나마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기획자가 되고 싶다. 

 

조강래 인턴기자

 

[ⓒ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