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바이포로 나무집을 지을 수 있을까(2)

문화 / 진한솔 시민 / 2020-06-26 11:22:21
그루경영체

이동식 작은집 짓기 워크숍 2주째

이동식 작은집 짓기 워크숍이 2주째를 맞이했습니다. 1주째를 끝나자마자 강사들과 합천 마을지기 목공소 그루경영체가 다시 사전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이번에는 룩아웃(look out)과 플라이서까래(또는 Fly Rafter)를 만들어 줄 예정입니다. 현관 위쪽에 조금 튀어나온 녀석인데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과 약간의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현관 쪽과 뒤쪽에 같이 작업해줍니다.

 

▲ 룩아웃, 플라이서까래 작업


래프터 타이(Rafter Tie)도 만들어 줍니다. 서까래(Rafter)들이 양쪽으로 벌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양쪽 서까래의 아래쪽 1/3 지점에 설치해줘야 그 역할을 해낼 수 있습니다. 래프터 타이는 중천장이 없는 곳에 설치합니다. 모든 서까래에 걸어두면 튼튼하겠지만, 그만큼 무거워지고 자재도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또한 외관상 정신 사나워 보일 수 있습니다. 서까래 두세 개마다 하나씩 걸어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가끔 서까래 위쪽 부분에 설치한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칼라 타이(Collar Tie)입니다. 래프터 타이와 다른 역할을 하기에 래프트 타이 같은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칼라 타이는 태풍에 릿지보드와 서까래들이 버틸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 래프터 타이 작업


ESB합판을 지붕에 걸어서 그늘을 만들었습니다. 선만 존재하던 뼈 모양의 집에 면을 붙이고 살을 붙이기 시작하는 작업입니다. ESB합판을 지붕에 다 덮은 후 벽면에도 모두 덮어줍니다. ESB합판이 붙은 곳과 붙지 않은 뼈대만 있는 곳은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합판이 붙은 곳은 단체로 힘을 받아서 사람이 매달려 흔들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지만 뼈대만 있는 곳은 흔들립니다. 나무가 서로 잡아주는 힘에 의해 집이 만들어지고 서로 잡아주는 면적이 많아질수록 튼튼해져갔습니다. 

 

▲ ESB합판으로 덮기 시작

다시 마을지기 목공소 그루경영체와 워크숍이 시작됐습니다. 아직 덜 채운 벽면에 ESB합판을 마저 붙여주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번에도 다들 마음을 모아서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비가 온다는 소식 때문에 실외작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빠르게 투습용 방수 시트를 지붕에 붙여주고 맞닿은 시트 사이에는 건축용 테이프를 둘렀습니다. 일반 테이프는 햇빛을 받아 시간이 지나면 딱딱해지면서 접착력도 소멸하게 됩니다. 건축용 테이프는 집의 수명까지 접착력이 소멸하지 않습니다. 투습용 방수 시트는 기체(수중기, 습기 등)을 반대쪽으로 배출해내지만 액체(물)는 통과할 수 없습니다. 

 

▲ ESB합판 다 덮고 지붕에 투습방수시트 붙임
▲ 다락 바닥과 화장실 벽을 ESB합판으로 만들었다

 

작은집에 비닐을 씌어준 후에 실내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다락방 공간에 바닥을 깔아주고 벽면을 둘러줬습니다. 화장실 내벽에도 ESB합판을 붙여준 후에 작업이 마무리됐습니다. 

 

▲ 왼쪽은 바닥 기초. 오른쪽은 벽체 만드는 중


이번 주에는 우천 때문에 진도를 많이 나갈 수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마을지기 목공소 그루경영체도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주말에는 많은 양의 비 소식이 있었기 때문에 실외에서 하는 실습 워크숍에 지장이 생길지도 몰랐습니다. 또 먼 곳에서 오는 다른 그루경영체들이 빗길을 뚫고 와야 하는 부담까지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전국 그루경영체에게 조심스럽게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며 주말 워크숍을 진행할지 말지 논의가 이뤄졌는데, 비 소식에도 전국 그루경영체 분들이 참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강사, 합천 그루매니저, 마을지기 목공소 그루경영체는 살짝 노선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원래라면 집짓기 실습을 실외에서 함께 하려 했지만 비 소식 때문에 실외 작업이 불가능하니, 실내에서 강사들이 사용하기로 했던 외단열에 대한 것과 실제 모형을 함께 만들어보는 작업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살짝 달라진 일정에 강사와 마을지기 목공소 그루경영체는 모형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짜투리로 남아있는 ESB합판 길이에 맞춰서 벽체 자재로 만듭니다. 벽체를 만들고 ESB합판을 붙여서 외단열(EPS), 레인스크린(Rainscreen)을 연결하는 것까지 실내 실습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원래라면 타정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실내 특성상 힘들 것 같기에 충전드릴과 피스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주말이 오기 전 합천에서는 다 함께 바쁘게 움직여 주말의 워크숍을 준비합니다.
 

▲ 레인스크린, 스티로폼(ESP), 합판, 나무벽체까지 뚫는 중


▲ 모형이 완성된 모습

 

전국 그루경영체 워크숍

주말이 됐고 전국 그루경영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가장 먼저 스케치 업으로 현재까지의 집짓기 작업 공정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각각의 나무들이 어떻게 쌓여 집이 됐는지 보면서 이해를 도왔습니다. 그 후에 밖으로 나가서 지난주와 달라진 집을 봅니다. 분명 뼈대만 있던 집에 ESB합판을 붙이고 나니 그럭저럭 집 모양새를 갖춘 것 같습니다. 다락에 올라가 보기도 하고 집을 두들겨보기도 하고 나서 진행되는 작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이뤄졌습니다. 


이제 실습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다행이 비 소식이 저녁대로 바뀌었기에 실외에서 진행했습니다. 먼저 바닥의 기초를 만듭니다. 이 바닥기초는 벽체가 완성된 후에 그 위에 얹어서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바닥기초를 투바이포 나무로 만들어준 후에 벽체를 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전국 그루경영체 한 명 한 명 돌아가면서 충전드릴로 피스를 박아서 모양을 만들어갑니다. 나무는 원래 휘는 특성을 가진 녀석이기에 함께 나무를 달래고 때려가면서 작업을 해봅니다. 블록킹도 만들어줍니다. 그 후에 ESB합판에 완성된 벽체를 붙여봅니다. 반쪽짜리 벽체도 하나 만들어 줍니다. 한쪽짜리 벽체와 반쪽짜리 벽체를 완성합니다. 이제 이 두 벽체를 바닥기초에 세워볼 겁니다. 한쪽자리 벽체를 먼저 바닥기초 위에 세우고 둘을 고정합니다. 후에 반쪽자리 벽체를 세워서 한쪽자리 벽체 옆자리에 맞춰서 고정합니다. 그러자 현재까지 완성된 집모양의 한쪽 벽면처럼 완성됐습니다.


외단열 공법을 시작해 봅니다. 외벽에 스티로폼(ESP)이 붙게 됩니다. 꽤 두꺼운 스티로폼을 뚫고 ESB를 뚫고 벽체가 되는 투바이포까지 뚫어서 고정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고정해야 외단열로 사용되는 스티로폼이 튼튼해집니다. 수직으로 길게 뚫어야 하기에 지그를 주문제작해서 사용해 봅니다. 우선 뚫을 곳을 표시합니다. 표시된 선은 벽체의 투바이포를 기준으로 합니다. 표시된 곳에 십자모양 지그를 올려놓고 드릴을 사용해 뚫어줍니다. 처음 사용해보는데도 결과는 꽤 성공적이었습니다. 긴 부분임에도 투바이포 나무를 비껴가지 않은 채 잘 뚫린 모양입니다. 이제는 고정하기 위해 전용 못으로 박아줍니다. 그 위로 레인스크린(Rainscreen)을 붙여줘야 합니다. 레인스크린까지 포함해서 스티로폼, ESB합판, 벽체까지 뚫어줍니다. 그렇게 완성된 모형을 보며 다함께 뿌듯함에 취해봅니다. 


일요일에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 날은 나무의 특성과 목조주택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공구들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나무는 생명체입니다. 생명체이기에 물 성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나무의 세포막 안에 물이 존재하고 그 공간을 물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무를 베어서 시간이 지나면 물들이 빠져나가게 돼 물의 공간이 비게 됩니다. 그러면서 나무들의 모양이 조금씩 변화하게 되는 것이죠. 그것을 막기 위해 제재소에서도 나무를 건조시켜서 나무세포 안의 물을 빼냅니다. 이렇게 하면 변형이 덜 되는 것이죠. 이렇게 가공해 만든 투바이포 나무들도 결국 뒤틀림 현상이 일어납니다. 수분 때문이 아니라 나무가 둥글기 때문인데요. 나무의 정중앙에 있는 곳은 뒤틀림이 적은 부분이고 정중앙에서 벗어날수록 뒤틀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공구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많은 공구들이 있을수록 편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쓰는 법을 모른다면 있으나 마나한 존재가 된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 나무의 특성과 공구 설명


이번 실습으로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직접 워크숍에 오신 분들이 모형용 벽체를 함께 만들었기 때문에 집 짓는 공정에 대한 이해력을 확실히 키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량화목구조 집짓기를 처음하는 그루경영체 분들도 있었고 해봤던 그루경영체 분들도 있었지만, 외단열 공법을 실제로 사용해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강사님이 외단열은 아이스크림케잌 포장할 때 쓰는 스티로폼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일반 아이스크림은 포장지가 비닐이고 집에 가는 동안 녹을 가능성이 크지만, 스티로폼에 꽁꽁 싸맨 아이스크림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거의 녹지 않습니다. 스티로폼에 테이프를 둘러 빠져나가는 냉기가 없고 냉기가 갇혀있기 때문입니다. 냉장고 상태와 다를 게 없습니다. 냉기와 반대되는 온기 또한 같은 원리입니다. 외단열 방식은 이런 느낌이라고 설명해줬습니다. 빠져나가 손실되는 에너지를 최소화시키는 것입니다.


전국 그루경영체가 처음으로 외단열 공법을 사용한 모형을 만들어 보며 이것을 키트화, 모듈화할 수 있는지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자신의 손으로 해봐서 어느 정도까지 가능성이 있을지 경영체마다 느끼는 바가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더운 날씨였음에도 그루경영체 분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며 모형을 함께 만들었으니까요. 비가 온다는 소식에서도 와줬으니까요. 다음 주가 마지막 워크숍입니다. 다음 주까지 진행과정을 보며 얼마만큼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인지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진한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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