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육의 시작은 인식개선부터

교육 / 전은영 울산장애인부모회 동구지회 회원 / 2021-05-18 00:00:30
학부모 칼럼

“자폐 아이인데 왜 일반 학교에 왔어요?” 발달장애 아이를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면서부터 종종 듣는 질문이다. 요즘 말로 ‘할말하않(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이지만 “특수학교에 자리가 없어서요”라고 대답했다. 뾰족한 질문에 뾰로통한 대답이 나로서는 최선의 자기방어였다. 


실제로 맞는 말이기도 했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특수학교는 턱없이 부족하고 내가 사는 구에는 아예 없으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초등학교라도 일반 학교에 다녔으면 좋겠다는 내 작은 바람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이런 마음이 정말 이기적인 것일까?’하는 생각도 든다. 


발달장애는 낫지도, 없어지지도, 극복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과 치료제도 뚜렷하게 없는 것이고, 이는 곧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는 계속 발달장애인이 태어나고 살아갈 것이라는 걸 뜻한다. 다시 말해 ‘정상적’이라고 통칭하는 그들의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발달장애인들도 함께한다는 것이다. 유,초,중,고 학령기를 거치며 발달장애인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아이와 어릴 때부터 함께 지내며 발달장애 친구들에게 익숙해진 아이를 두고 비교해 봤을 때 누가 더 그런 사회에 잘 적응할지도 고려해 봐야 한다.


우리 아이가 1학년에 처음 입학했을 당시만 해도 코로나가 없던 세상이어서 학부모 총회를 학교에서 연 적이 있다. 담임선생님께 미리 양해를 구하고 짧은 발언 기회를 얻었다. 1학년에 도움반 입학생은 우리 아이 하나여서 같은 반이 된 다른 학부모들의 불안감과 궁금증, 불쾌감 등등 많은 눈길을 받아왔던 터라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심정으로 아이의 자세한 장애명과 성격, 특징을 자세히 설명하고 혹시 더 궁금하시면 언제든지 가볍게 물어보셔도 된다고 최대한 밝고 명랑한 자세로 조심스레 말을 마쳤다. 


실제로 그 뒤 오다가다 마주친 학부모들이 자기 아이에게 발달장애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겠냐고 물어보거나 어쩌다 장애를 가지게 된 거냐는 등 많은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학부모들과 대화하며 사실 조금 놀란 것은 어른들의 장애 인식이나 지식이 어린아이들보다 못할 때가 훨씬 많았다는 것이다. 요즘은 아이들의 첫 사회생활이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집부터 장애인식교육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오히려 아이들이 더 자세히 알고 있는 게 아닌가하고 짐작했다. 


그러면서 또 한 번 어릴 때부터 같이 함께 지내고 배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특수학교가 많아지는 게 과연 좋은 것인지, 일반 학교에 특수학급을 필수 배치해 모든 학교가 완전한 통합교육을 하는 게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애아이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내용이다. 나 또한 어느 것이 맞다고 단정 짓지 못하겠다. 장애의 유형은 너무나 다양하고 늘 현실과 이상 사이에는 괴리감이 있기 마련이니 말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먼저 달라져야 하는 것은 바로 장애인식 개선이 아닐까 싶다.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장애를 대입해서 추측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내 아이의 교육 권리를 침해당한다는 피해의식보다 사회적 약자의 교육 권리나 최소한의 인권을 한 번 더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 


편견은 무서운 것이고, 경험치는 소중한 재산이 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틀림이 아닌 다름을 배우고 받아들이며 나와 더불어 살아가야 할 많은 사람을 경험하는 것은 비장애 학생들에게도 좋은 기회이고 교육이 되는 것이다.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 학교에 다닌다고 해서 그 학부모에 대해 자기 아이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하지 않고, 우리 동네에 특수학교가 들어선다고 해서 혐오시설이라 반대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이런 장애인식 개선이 없이는 바뀌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통합교육이 장애, 비장애를 떠나 다 같이 더불어 살아야 할 세상에서 모두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되길 그런 선진 시민의식이 함께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전은영 울산장애인부모회 동구지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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