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많은 사연댐, 대곡천은 흐르고 싶다(1)

환경 / 이기암 기자 / 2019-08-23 14:34:24
시민들의 정책수다 울산저널 시민포럼

▲ 왼쪽부터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 이병길 울산민예총 감사, 김종렬 대곡천반구대암각화군유네스코등재시민모임 상임대표 ⓒ이종호 기자

 

이병길 울산민예총 감사(이하 사회)=인류역사라고 하는 것은 질문에 대한 대답의 산물이 축적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울산에서도 그동안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물 문제에 관해 대곡천, 사연댐에 대한 많은 질문들이 있었고 이에 대한 답변이 준비돼 왔었다. 하지만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물 문제는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돼 왔을 뿐, 정작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도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울산저널 시민포럼 9번째 시민들의 정책수다에서는 ‘사연 많은 사연댐 대곡천은 흐르고 싶다’를 주제로 김종렬 대곡천반구대암각화군유네스코등재시민모임 상임대표,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겠다.

이 “반구대암각화는 선사인들의 타임캡슐이자 보물창고”
김 “암각화군 유네스코 등재는 시대적 사명이자 책무”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이하 이)=촬영을 하고 있는 지금 사연댐에 들어와서 사연댐의 육중한 제방과 옆의 여수로 댐 마루 위에 올라와 있다. 이곳에 와보니 암각화군을 수장시킨 이곳이야말로 유네스코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는 확신을 하게 한다. 반구대암각화는 선사인들의 타임캡슐이면서 문화역사 인류학적으로 봤을 때 훌륭한 보물창고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 면에서 유네스코의 정체성과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또한 반구대암각화는 인류의 역사문화 예술 산업의 원천이며 선사인들의 생활상들을 담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자 최대 암각화를 지닌 인류 최초의 생태동물도감이다. 인간의 지능지수 능력을 드러낸 첨단 고래잡이 보고서이기도 하다. 암각화의 타임캡슐에 남겨야 할 치적, 사건, 위기의식, 종족보존의 필요성은 무엇일까? 고래를 숭배하던 시절에 줄이 없는 작살을 개발했다는 것, 고부가산업의 선박 건조 역사의 원천 기록물이라는 것, 북방고래와 남방고래의 거점으로서 집대성된 고래의 회유해면 기록이라는 것, 선사인들의 용기, 젊은이들의 체력, 정신력, 일체감, 교육, 희생자 추모와 풍요를 기원했던 장소라는 것, 낮아진 해수면에 의해 고래몰이의 한계점에 도달했고 결국 육지동물로 대체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반구대암각화에 접근해봤다. 

 

김종렬 대곡천반구대암각화군유네스코등재시민모임 상임대표(이하 김)=암각화군의 유네스코 등재는 더 미룰 수도, 망설일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자 책무다. 지금까지 물 문제에 발목 잡혀서 훼손을 방치하고 있는데 환경부, 문화재청, 대한민국 정부는 가해자이고 울산시와 시민은 방조자라고 생각한다. 오늘 토론회가 암각화 보존과 물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됐으면 좋겠다. 

 

사회=반구대암각화는 일반적으로 고래와 관계된 이야기들이 많은데, 실제 고래문화에서 육상문화로 이동된 역사적 흔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대곡천 위에 있는 천전리각석에 대해서도 한마디 해준다면? 

 

=천전리각석은 감입곡류지형의 아름다운 물줄기가 흐르는 곳에 위치한다. 이곳은 공룡시대부터 유구한 세월을 거쳐 청동기 시대에 기이한 문양으로 남겨진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긴 타임캡슐이다. 이곳에 신라 법흥왕의 동생인 갈문왕, 그리고 진흥왕자가 왔었다. 훗날 문무대왕도 다녀갔고 그 외에도 화랑들의 이야기들이 남겨져 있다. 또 이곳에서 고려 말 정몽주, 조선시대 정승까지 아우르는 시인 문객들의 찬란한 문화가 담겨 있다. 그야말로 한 장소에 오면 인류시대가 집대성돼 볼 수 있는 훌륭한 장소다. 

 

사회=대곡천에 흐르고 있는 문화유산은 두세 가지 성격으로 요약될 수 있겠다. 첫째, 인류 이전에 있었던 역사 흔적인 공룡발자국. 둘째, 인간의 시대에서도 역사 이전의 유물인 암각화와 각석의 문양이 있다는 것. 셋째, 신라화랑도의 기록과 원효대사의 기록, 나아가서는 포은 정몽주,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집청정과 그와 관계된 반계구곡문화가 대곡천에 아우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인간 이전의 역사와 인간 이후의 역사가 공존하고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유일한 공간이 대곡천이다. 그런데 이 대곡천은 지금까지 울산시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 많은 사연을 갖고 있다. 그 사연의 가장 중심에 울산시민의 식수와 관련된 문제가 있겠다.  

 

=맑은 물에 대한 개념 정립과 재인식이 필요다고 본다. 댐 물만 맑은 물인가? 그렇지 않다. 각 가정의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깨끗하고 안심하게 먹을 수 있는 물이 맑은 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암각화 보존에 걸림돌이 되어온 물 문제는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고 해결 방안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에서 물을 끌어오든지 혹은 식수 다변화를 통해서 근본적으로 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사연댐을 철거하고 대곡천 일대를 댐 막기 전으로 되돌리고 이 일대를 세계적인 인류선사문화공원으로 재생해서 미래 울산의 먹거리로 탈바꿈하기를 소망한다. 

 

사회=사연댐의 가장 큰 문제는 사연댐의 물 수위 문제로 반구대암각화가 잠기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사연댐의 물 수위를 조절함으로 인해 울산시민의 식수가 줄어든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 사연댐은 2014년부터 해발 48미터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위조절로 인해 울산시민의 식수가 많이 부족하다는 일련의 논쟁이 있었다.

김 “반구대암각화 보존 위해 울산시의 의지 필요”
이 “상류에 취수관로 묻어 양질의 물 공급해야”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보존관리를 해야 하고, 그러려면 관리체계가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울산시민의 대곡천 암각화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 보존하려고 하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연댐의 제방이든, 여수로 중에 하나는 역사의 상징으로 활용하고 또 하나는 철거해야 한다고 본다. 사연댐을 중심으로 대곡천 일대의 매장문화재 발굴과 반구대암각화를 구해내겠다는 울산시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사연댐에 갇혀 있는 물은 가장 높을 경우 60미터이며, 현재 45미터 이하는 쓸 수 없는 물이다. 48미터를 유지할 경우 약 3미터 정도의 물만 사용 가능한 입장인 것이다. 45미터 이하의 고인 물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울산시민의 식수문제를 해결하는 관건이 될 수 있겠다. 이에 대해 사연댐 준설을 하자, 홍수와 관련해서는 수문을 따로 만들자는 말이 있다.  

 

=물의 높이가 45미터 이하로 되면, 인근 주민들의 영향으로 결국 오염수로 변하게 된다. 탁도도 흐려져서 식수로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도 수자원의 담수량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엔 수돗물을 더 끌어와야 하는 현실이다. 2014년부터 그러한 현실이 진행돼 오고 있었던 상황이다. 현재 사연댐과 대곡댐의 수자원만으로는 실상은 식수나 공업용수를 공급하지 못한다. 인근에 있는 밀양댐과 운문댐에 우리 울산의 맑은 수자원들이 방출되고 있다. 그 상류에 취수관로를 묻고 대곡댐으로 이걸 가지고 와서 대곡댐에서 다시 양질의 맑은 물을 울산시민들에게 공급해야 되지 않느냐 생각한다. 다행히 지자체 간에 협상이 잘 돼 그러한 물들을 유입할 수 있다면 정말 좋다. 그렇지 않다면 광역울산이라는 자존감에 있어서 식수난은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보며, 이를 위해서는 상류에 취수관로를 묻어야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사회=대곡천이 흐르고 있는 사연댐에서 취수를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면 인근 지역인 밀양이나 청도에서 그 물을 가져오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는 취지인 거 같다. 참고로 2005년도 국토부와 수자원공사에서 사연댐을 준설하게 되면 33만2000톤의 물이 확보된다고 한다. 이 말은 울산시민들의 하루에 사용되는 물이 40만 톤이라고 했을 때 대곡천을 준설하게 되면 80% 이상 확보할 수 있는 긍정적 기능도 있다는 것이다. 사연댐의 준설문제를 검토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또 문제는 현재 사연댐으로 인해 암각화가 홍수 등에 대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홍수와 관계없이 비바람 등으로 풍화작용으로 암각화가 훼손돼는 경우도 있다.  

 

=태풍 차바와 콩레이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홍수, 태풍에는 속수무책이라는 것이 현실이다. 물에 잠기는 반구대암각화 뿐 아니라 비와 수분에 의해 풍화가 진행되는 천전리각석 또한 그렇다. 폭우에 노출된 천전리각석은 원래 하나였던 바위군락이 암반상층부의 나무와 뿌리에 의해 균열되고 또한 여러 개로 분리됐다. 진입로와 계단을 조성할 당시에 중장비 진동으로 암각화 균열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반구대암각화의 절리현상에 의해 벌어지고, 표면이 떨어져 나가고 하단부에도 공동현상(빠른 속도로 액체가 운동할 때 액체의 압력이 증기압 이하로 낮아져서 액체 내에 증기 기포가 발생하는 현상)이 많이 진행됐다. 물론 사연댐으로 인해서 그랬다는 건 아니고, 그 이전부터 수천 년간 진행돼왔던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물속에 잠기다 보니 계속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대한지리학회지에서 2010년에 반구대암각화의 주기적인 침수와 구성암석의 풍화특성에 대해 논문을 발표했다. 사연댐의 수위에 따라 더 오랫동안 침수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과의 풍화 정도의 차이가 현저하다고 발표했다. 절리가 풍화작용을 받아 간격이 확장되고 암각화면은 곳에 따라 부서져서 반각현상이 일어난다. 암각화 암석의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풍화작용에 의해 침식되는 상태에 대해 이 논문은 표현하고 있다. 비수장암석과 수장암석의 차이를 봤을 때 수장암석의 흡수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반구대암각화에서 수집한 암석의 흡수율을 보면 상대적으로 신선한 암석에 비해 풍화작용을 받은 암석이 더 높다는 것이 사실이다. 암석의 흡수율 또한 암석 내의 공극, 절리의 발달이 탁월해서 수분의 침투가 수월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러한 현상이 이어진다면 암석의 강도는 약해지고 부서지거나 파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사회=우리 선사인들의 지혜에 대해 놀라움을 느낄 수 있다. 암각화의 그림 부분과 그 위에는 암석이 돌출돼 있다. 마치 집의 처마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는 물에 젖지 않는 모습을 갖고 있다. 그런데 사연댐으로 인해 홍수나 태풍 등이 오게 되면 암각화는 물에 잠기기 때문에 엄청난 훼손을 받고 있다. 특히 2004년도 암각화 풍화손상도에 대한 독일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현재와 같이 암각화가 물에 잠기고 물과 많이 접촉된다면 암각화 부분이 흙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암각화 주변에 퇴적물도 빨리 제거해서 물과 접촉하는 것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천전리각석은 우수 고문을 당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 등 대곡천 일대의 문화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있어서 사연댐은 부정적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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