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가장 친숙한 야생조류 ‘제비’

문화 /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 2021-06-08 00:00:39
울산의 야생동물

▲ 우리와 가장 친숙한 새, 제비의 모습


▶ 분류: 참새목 제비과 제비속
▶ 영명: Swallow
▶ 학명: Hirundo rustica Linnaeus, 1758


전 세계에는 현재 9000여 종의 야생조류가 기록돼 생존하고 있다. 우리나라(한반도)에는 1980년대까지 420종 내외로 알려져 왔으나, 기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의 기온이 100년 전보다 평균 3~4℃ 상승해 따뜻한 기후인 동남아시아지역의 알려지지 않은 조류(미기록종)의 한반도 도래가 증가하고, 야생조류 생태관찰 탐조인 그룹의 활발한 활동 결과 매년 새로운 종이 발견되면서 지금은 약 130종이 늘어난 550여 종 이상이 기록돼 있다.

 

▲ 새끼에게 먹이기 위한 곤충 먹이를 물고 있는 제비

팔색조, 삼광조(긴꼬리딱새) 등 희귀한 여름 철새들의 개체 수 증가와 서식 영역의 확산도 반가운 일이지만, 무엇보다 사람들과 가장 친숙한 야생조류인 제비가 다시 우리 곁을 찾아와 고맙다. 


우리 곁에는 까치, 참새 등 많은 야생조류가 도심과 농촌을 가리지 않고 일년내내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제비는 매우 특이한 생활 습성을 갖고 있다. 원래 야생조류는 그들의 본능에 의해 사람을 피해 안전한 장소에 집을 지어 알을 낳고 새끼를 양육한다. 그러나 전 세계 9000종의 조류 중 유일하게 제비는 민가 처마 밑이나 담벼락 등 사람의 거주 공간에 집을 짓고 번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제비와 사람의 친숙한 유대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전해 내려온다. 

 

▲ 인간의 거주환경 변화에 적응한 제비의 새로운 집짓기(2021. 6. 3. 강원도 인제읍)

우리나라의 대표적 전래동화인 <흥부와 놀부>는 제비의 보은을 통해 사람에게 항상 선행을 베풀 것을 권장하고, 서양의 <어린 왕자> 동화는 아무도 없는 별에 외로운 어린 왕자를 홀로 남겨두지 않기 위해 끝까지 벗으로 남아있다가 결국 얼어 죽은 제비의 슬픈 이야기가 주변의 외로운 사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한다. 

 

▲ 미용실 가림막에 지은 제비집과 주인이 제공한 바구니집(2021. 6. 3. 강원도 인제읍)

머리와 몸길이 10㎝, 날개 길이 11㎝, 몸무게 20g의 자그마한 체구지만 동남아시아에서 편도 3000㎞ 이상을 날아와 4월이면 우리나라 농촌은 물론이고 서울 대도시의 가옥에 집을 짓고 번식해 새로운 생명 탄생과 생동하는 야생의 즐거움을 보여주고, 9월 말 가을이 되면 다시 동남아시아로의 머나먼 여정을 위해 삼삼오오 모여 준비하다 어느 날 갑자기 먼 길을 떠난다. 이동 경로의 주요 지점에서는 수만 마리 이상의 제비가 함께 모여 밤을 보내는 놀라운 광경도 관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강화도 석모도, 강원 춘천시 등이 가을철 제비들의 주요한 이동 경로상의 잠자리로 알려져 있다.

 

▲ 전 세계 제비 분포 지도. 주황색은 번식지이고 푸른색은 월동지를 나타낸다(출처: 세계의 조류)

한때는 제비들도 우리 곁에서 사라질 뻔한 위기의 시절도 있었다. 과도한 농약 사용과 토양과 수질, 대기 오염, 농촌환경의 개발 변화 등에 의해 제비의 수는 매년 격감해 도시지역에서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친환경농업(유기농업)으로의 전환과 농약 사용 감소로 서서히 농촌을 시작으로 제비가 도시로까지 되돌아오고 있다. 


제비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울산광역시민 여러분! 울산의 제비는 행복하게 살고 있나요?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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