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수만 있다면 전동휠체어 타고 해외여행 가고 싶다”

기획/특집 / 김선유 기자 / 2020-09-16 15:22:54
장애인 이동권 기획취재, 중증장애인 1박2일 장거리 여행기

오대현(오른쪽) 울산뇌척수협회 회장은 지난 2017년 4월 윤여현 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과 함께 여수를 여행했다.


여수 밤바다 보러 떠난 중증장애인 1박2일 여행기 - 오대현 울산뇌척수협회 회장

 

2017년 4월 전동휠체어를 타고 울산 동구에서 여수 밤바다를 보겠다고 1박 2일의 여행길을 나섰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 2명과 일반인 동행자 3명 총 5명의 인원이 함께 움직였다. 여행을 가기 전날 오전 9시 30분에 부르미 장애인콜택시 사전예약을 신청했다. 다행히 사전예약으로 부르미콜택시는 제시간에 도착했다. 하지만 큰 키 때문에 부르미콜택시로 이동하면서 목이 한쪽으로 꺾인 상태로 있어야 했다.
힘들게 도착한 울산KTX역, KTX열차에는 2호 칸에 전동휠체어 2대와 수동휠체어 2대까지 탑승이 가능했다. SRT열차는 전동휠체어 2대만 실린다고 들었다. KTX를 탄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1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오송역에 도착했다. 울산에서는 여수로 바로 가는 KTX가 없어 오송역에 다시 KTX를 갈아타야 했다.
오성역에서 점심을 먹은 뒤 낮 12시께 KTX를 타고 여수역으로 향했다. KTX를 이용할 때도 어려움이 많았다. KTX는 열차 안에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마련돼 있지만 일반 수동휠체어에 맞춰 설계돼 있어서 전동휠체어는 들어가기 힘든 구조였다. 우여곡절 끝에 여수역에 도착했다. 여수지역 장애인콜택시를 신청했지만 배차가 쉽지 않고 오래 걸려 결국 포기했다. 4킬로미터 이상 전동휠체어를 끌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200미터쯤 되는 터널을 지나야 했는데 터널 안 인도가 좁았다. 차도로 나가는 것은 더 위험했다. 하는 수 없이 터널 안 인도로 향했다. 인도는 보도블록이 울퉁불퉁해 전동휠체어의 흔들림이 심했다. 숙소로 향하는 순간순간마다 전복사고의 위험을 겪어야 했다. 그렇게 힘들게 숙소에 도착했다.
사전에 알아보고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숙소에서도 불편함이 많았다. 방마다 턱이 있어 다닐 때마다 뒤에서 동행자들이 휠체어를 밀어줘야 했고 더 큰 문제는 화장실 사용이었다. 전동휠체어의 경우 화장실을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회전이 안 되면 원활한 이용이 어렵다. 우리가 도착한 숙소 역시 화장실이 좁았고 화장실을 사용할 때마다 동행자의 도움이 필요했다.
숙소에서 잠깐 휴식한 다음 식사를 위해 이동했다. 하지만 주변 식당들은 입구에 턱이 있어 들어갈 수가 없었다. 다행히 그 중 턱이 없는 곳을 발견했고 그 곳에서 식사를 했다. 우리는 밥을 먹을 때도 항상 메뉴의 선택권이 없다. 들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식사 후 여수 일대를 돌아보기 위해 이동했다. 동백섬, 낭만포차, 여수 앞바다를 들렀다. 이동하는 내내 전동휠체어의 배터리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해야 했다. 주요 관광지마다 전동휠체어 충전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음날 숙소에서 일어나 순천국가정원에 가기 위해 전라도 장애인콜택시를 신청했다. 울산의 경우에는 장애인콜택시에 단 한 대의 전동휠체어만 실을 수 있지만 여수에서는 두 대의 전동휠체어가 함께 탑승할 수 있었다. 탑승 시스템도 완전 자동이었다. 기사가 나와 탑승을 위해 전동휠체어를 뒤에서 밀어줄 필요도 없었다.
전날 검색을 통해 알아봤던 맛집으로 향했다. 이 가게는 전동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가게였지만 가게와 순천국가정원까지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먼 거리까지 여행 온 김에 먹고 싶은 것은 먹고 가자는 심정으로 강행했다.
식사 후 전동휠체어로 40분 정도를 이동해서야 순천국가정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순천국가정원은 너무 커서 일반인들은 차에 탑승해 일대를 둘러볼 수 있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장애인콜택시 같은 특장차가 아닌 경우 일반차량에 탑승은 어려웠기 때문에 전동휠체어를 이용해야 했다. 세 시간 정도 순천국가정원을 둘러보다 국가정원 전체를 다 보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야 했다.
울산으로 돌아가기 위해 순천지역 장애인콜택시를 신청했다. 여수지역에서는 두 대의 전동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던 것과 다르게 순천지역 장애인콜택시는 울산과 똑같이 단 한 대의 전동휠체어만 탑승이 가능했다. 우리는 장애인콜택시 한 대씩 따로 신청했고 40분을 기다린 후에 탑승할 수 있었다.
순천역에서 KTX열차를 이용해 울산으로 향했다. 울산으로 향하는 KTX 안에서 울산 부르미 장애인콜택시를 사전예약했다. 다행히 미리 예약한 덕분에 울산KTX역에 도착해 제때 와 있던 부르미콜택시를 이용해 각자의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이 여행을 통해 일반인들에게는 소소한 바람일 수 있지만 갈 수만 있다면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는 큰 꿈이 생겼다.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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