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그루경영체, 도시엄마가 산에서 직접 기른 산림작물 ‘자연그대로’

사람 / 이기암 기자 / 2019-10-03 15:35:31

▲ 권영순 울산 북구 그루경영체 ‘자연그대로(도시 엄마가 산에서 직접 기른 산림작물)’ 대표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과거 궁핍했던 우리나라의 60~70년대에 비해 이제는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삶이 풍족해짐으로써 생활의 변화가 나타났는데 그 중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도시민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다양한 성인병의 원인은 대부분 식생활에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온 만큼 먹거리에 대한 새로운 소비 트렌드는 이 시대의 관심사가 됐다. 이러한 추세에 산림자원을 활용한 산림텃밭 창업을 계획하고, 인생 후반기의 터닝포인트로 생각하고 있다는 울산 북구 그루경영체 ‘자연그대로’(도시 엄마가 산에서 직접 기른 산림작물) 권영순 대표를 만났다.

Q. 그루경영체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작은 텃밭을 갖고 있다. 그저 소일거리로 취미로 풀과 함께 채소를 키우면서 내가 먹고 이웃에 나눠 줄 만큼의 수확이 있는 나에게, 산림을 이용한 산림텃밭을 해 보지 않겠느냐는 울산 북구 그루매니저 박세진의 권유로 관심을 갖게 됐다. 남들이 재배하지 않는 향채나 산나물 등을 재배하고 즐기면서 그리고 수익도 나면 좋지 않겠는가? 5명이 어렵게 모였다. 그루경영체 ‘자연 그대로’의 구성원들은 그렇게 태어났다. 평소에 생협 활동을 하면서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았고, 생산자와의 교류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소비자의 입장이었다.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입장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우선 산림텃밭은 다년생 작물 위주로 비료나 농약이 필요 없는 작물을 재배해 상대적으로 경작이 쉽고 건강한 먹거리를 수확할 수 있다. 또한 그루경영체에 참여하면 산림청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지원(선진지 견학이나 워크숍 등)을 받을 수 있어 산림텃밭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원래 울산 북구는 산과 들이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그 때문에 산을 의지해 살았던 사람들이 산과 단절돼버렸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심에 있는 그루매니저가 서울의 한 곳과 이 곳 울산 북구, 딱 두 곳 뿐인데 이는 과거 울산 북구가 산악지역이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북구 주민들에게 산과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역할도 하고 싶다.

Q. 이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북구 그루경영체 ‘자연그대로’의 구성원들은 총 5명이다. 모두 아이쿱생협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농업 경작의 경험을 갖고 있는 분과 생협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분들로 구성됐다. 생산과 판매를 동시에 고려하면서 창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의 목표는 일단 북구지역의 산림자원을 활용한 산림텃밭에서 지역주민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들에게 산나물 채취 등 체험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숲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도 있다. 더불어 그루경영체를 통해 경력단절 여성들이 즐겁게 일하면서, 자기 가치를 실현할 뿐 아니라 경제자립도 꾀할 수 있다.

Q. 산림텃밭에는 주로 어떤 작물들을 재배할 생각인지? 

 

산림텃밭에 재배할 작물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바질 등 허브류는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건강한 식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고사리, 취나물, 더덕, 곰취, 산양삼 등 임산물은 다년생 작물로 종자 심고 수확까지 2~3년이 소요된다. 참당귀, 천궁, 산양삼, 잔대 등 한방약초를 텃밭에서 키워 밥상에서 먹는 ‘힐링푸드’도 있다. 또한 산나물 등 임산물은 잎에서 강한 향기를 내므로 벌레가 접근하는 일이 없고 멧돼지 등 야생동물들에게 훼손될 위험도 적다. 산나물은 일반 농작물과 달리 다년생 초본류이기 때문에 매년 식재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약용작물의 경우 잎은 쌈채소로 뿌리는 약재로 다앙하게 이용할 수 있다.

Q. 숲 체험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 달라. 

 

산림텃밭은 임산물을 직접 심거나 채취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가족 및 친구 단위로 방문하는 농원체험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 나아가 향후 동대산에 숲 탐방로나 숲 산책길이 만들어진다면 산림텃밭도 지역주민이 숲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테마 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다. 특히 동대산과 신흥사는 농산촌 부락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조성돼 도시화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단절된 산림으로 돼있다. 무룡산이 인근 지역주민의 산책로로 많이 활용되는 것과는 대조된다. 산림텃밭은 산림자원을 활용해 지역주민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숲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이 일상적으로 자연농을 접하고 산림을 보호 관리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Q. 앞으로 활동해야 할 텐데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밭작물은 키워봤지만 산에서 키우는 작물들은 생소한 편이다. 올 가을에는 가을무로 동치미 체험을 해보자고 해 가을무를 심어 놨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회원 모집을 할 예정이다. 또 올 가을에는 전국에 분포된 여러 그루경영체들을 탐방할 계획인데, 이런 선진지 견학을 통해 많이 배우고 익힐 것이다. 또한 앞서 설명했듯이, 동물들의 피해를 입지 않는 향채를 재배해 판로를 개척할 생각도 있다. 그리고 산을 체험공간으로 해서 힐링 차원으로 걷기운동도 해볼 생각이다. 밭농사를 해봤지만, 대량으로 기계농을 하지 않는 이상 수익 창출이 되지 않는다. 구성원 중 일부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기도 하다. 가까운 미래를 봤을 때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고, 그러던 차에 이 사업 제안이 들어왔다. 인생 후반기로 산림텃밭을 계획했는데, 이 사업을 통해 여러 지원을 받게 되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울산의 다른 그루경영체가 있다면 서로 연계하는 부분도 필요할 것이다.  

 

이기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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