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천’ 덮어 주차장? 자연하천 되살리기 시급

환경 / 김선유 기자 / 2020-03-11 17:09:11
미래통합당 예비후보 천상천 복개 공약
울산환경연 “복개한 하천도 복원 추세”
‘도랑 살리기’ 울주군 “복개는 반환경적”

태화강 제1지류 천상천

 

천상천은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영축산 북서쪽 기슭에서 발원해 북동쪽으로 천상리 일대를 흐르다 태화강으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낙동강 권역 태화강 수계의 지방하천으로 태화강의 제1지류다. 울산에는 총 101개의 지방하천이 있다. 그 중 천상천은 태화강의 젖줄이다. 천상천은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런 자연하천이 도시개발 목적으로 많이 훼손됐고, 하수 수준의 물이 잘 흐르지도 못하고 고여 있는 등 문제도 많이 발생했다. 이에 울주군의회는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신청했지만 선정되지 않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387, 또 다시 군의회는 태화강 지천인 천상천을 주민친수공간으로 조성해 달라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집해 천상천 친수공간 조성사업을 하기로 했지만, 사업비 미확보 등을 이유로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그해 822일에는 도시개발에 따른 하천 훼손과는 별개의 문제로 천상천은 몸살을 앓았다. 울주군 범서읍 주민들에 따르면 천상정수사업소 정수과정에서 나온 슬러지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배출되면서 천상천을 오염시켰다. 주민들은 천상정수장 슬러지로 인한 악취로 고통받고 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정수사업소 측은 정수과정에서 발생한 슬러지가 하천으로 흘러든 것은 사실이지만 법적인 방류수 수질기준에는 문제가 없다며 슬러지 제거를 위해 준설작업과 함께 시설 개선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대응했다.

 

도랑 살리기나선 울주군

 

울주군은 20143월부터 천상천을 살리기 위해 마을 재생사업에 하나로 주민참여형 도랑 살리기 운동을 추진했다. ·관 협약을 체결하고 '도랑은 농촌 마을의 환경이 얼마나 깨끗하고 맑은지 한 눈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잣대'라는 의미로 환경교육과 정화활동 등을 추진했다.

201512월 상북면 양등마을에서 도랑 살리기 추진 마을 현판식을 했고, 20165월엔 도랑 살리기 및 어린이 체험·탐방 협약을 체결했다. 2017년엔 태풍 차바때문에 일시 중단됐다가 20189월에 도랑 살리기 운동이 재개됐다. 지난해 울주군은 도랑 살리기 운동 추진 대상지로 두서면 신전마을 전읍천을 선정했다. 군과 주민들은 오염된 마을 도랑의 생태계를 복원하고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며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힘썼다. 도랑 살리기 운동은 물길 정비, 쓰레기 수거, 오염물질 유입 근절, 생태조사, 생태계 교란 생물 제거, 수생식물 식재, 수질 및 생태계 모니터링 등을 통해 오염·훼손된 도랑을 복원하는 것이다. 울주군청과 주민들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천상천 등 7개 도랑을 대상으로 이 운동을 추진했다.

 

천상천 복개 주차장 조성 공약

울산환경운동연합 거세게 반발

 

21대 총선 울주군선거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의 한 예비후보가 천상천을 복개해서 주차장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천상천 복개는 반환경적인 공약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이상범 사무처장은 천상지역의 심각한 주차문제를 정치인이 해결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우는 것 자체는 지극히 당연한 일지만 천상지역의 주차문제가 왜 이렇게 열악해졌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전형적인 시골 마을이었던 천상리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베드타운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도로 주차 공원과 같은 기본 인프라 구축을 도외시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아파트는 자체 주차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주차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니까 주변 도로를 점용하게 되고 주변 상가도 마찬가지라며 인허가권을 가졌으면서도 도시개발 자체를 계획성 있게 추진하지 못한 역대 지방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말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자연하천을 복개해서 주차난을 해소하겠다는 것은 쉬운 방법일 수는 있으나 옳은 대안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범 사무처장은 자연은 한번 파괴하면 회복하기 어렵고, 하천을 복개하면 복개한 구간은 완전히 죽음의 공간으로 변하게 된다며 태화강과 상류 생태계의 단절을 우려했다.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범서초등학교 옆에서 하류(태화강) 쪽을 바라본 모습. 천상천은 이미 한쪽 편을 빼앗긴 반신불수 상태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제공

 

복개한 하천도 복원하는 추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경우 크고 작은 하천이 공장 내부를 관통하는데 복개천도 있고 자연천도 있다. 1킬로미터가 넘는 복개천(염포천)은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는 채로 태화강 하류로 흘러 들어간다. 반면 복개하지 않은 자연천(명촌천)은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데 자연정화가 일어나고 물고기가 회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상범 사무처장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서 복원한 서울 청계천이나 부산의 부전천 복원 사례에서 보듯이 복개한 하천도 복원하는 추세라며 복개된 하천은 햇빛을 받을 수가 없고, 수생식물이 자라지 못해서 물고기도 서식하지 못하고 자연 정화작용을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천이 아니라 하수구로 전락해 관리되지 않고 정화되지 못한 오염수가 그대로 강이나 바다로 유입된다태풍과 호우가 잦은 울산지역 특성상 천상천을 복개하면 집중호우가 내렸을 경우 상류에서 떠내려 오는 지장물 때문에 복개 구간이 막힐 수 있고, 큰 재해로 발전할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울주군 천상천 복개는 반환경적

 

울주군 관계자는 울주군은 예전부터 도랑 살리기 운동을 통해 훼손된 하천들의 생태를 되돌리기 위한 노력해왔고, 요즘은 복개한 하천을 다시 뜯고 있는 실정인데, 복개해서 덮는다는 것은 반환경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천상천을 복개하겠다는 것은 일부 예비후보의 공약사항이지, 그 공약이 울주군의 입장이 될 수 없다복개 문제가 정책적으로 올라온 사항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 바로 시행되기 어려운 문제이고, 예비후보의 공약을 갖고 입장을 말해주기에는 처리해야 할 다른 문제들도 많고 관심을 가지기 힘든 단계라고 밝혔다.

울주군은 현재까지 을 복개해 주차공간을 만든 적이 없다. 천상지역에는 1만 대에 가까운 차량이 등록돼 있지만, 공동주택의 주차장에 수용할 수 있는 차량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현재 천상지역 공영주차장은 대동1리 공영주차장, 한울공원 지하주차장(공사 중), 천상공원 지하주차장(조성 계획) 등 세 곳이 있다.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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