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만에 남목고개 다시 넘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

노동 / 이종호 기자 / 2019-06-13 18:42:30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14일 법인분할에 반대하며 32년만에 남목고개를 넘어 울산시청으로 행진을 벌인다. 노조가 공개한 행진 코스와 시간.

 

[울산저널]이종호 기자=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32년만에 다시 남목고개를 넘어 울산시청으로 행진한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14일 오전 9시부터 7시간 파업을 벌이고 노조 사무실 앞에서 출정식을 연 뒤 오전 10시부터 파업 노조원 약 2500명이 현대중공업 정문을 나서 울산시청까지 18킬로미터를 걸어서 행진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노조는 이번 행진이 노동자와 아무런 논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법인분할을 추진한 현대중공업 경영진에 대한 항의이며 기습적인 장소 변경으로 위법 날치기 주주총회 뒤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회사 측에 대한 항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법인분할이 대우조선 인수매각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정부의 책임도 크다"며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지역민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2017년 법인분할 이후 알짜 회사를 모두 빼돌린 뒤 구조조정과 배당 잔치를 벌인 정몽준 총수 일가의 파렴치한 행위가 중단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20일 하청노동자 공동집회와 26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법인분할을 중단하고 노조, 지역사회와 함께 회사와 조선산업 발전, 노동자 생존권 보장, 지역발전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노조의 요구"라며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더 큰 파국을 막기 위해서라도 논의틀을 만들고, 정부도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번 행진에는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 하청노동자 체불임금 해결 촉구 울산지역 대책위'도 함께 참여한다. 윤한섭 민주노총울산본부장, 김종훈 국회의원, 정기호 민주노총(금속)법률원 울산사무소장은 정문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출발할 예정이다. 

 

행진 중간 민주노총울산본부 사업장의 응원 연대도 함께 진행된다. 행진 대오가 한국프랜지, 염포삼거리, 현대차 정문, 효문사거리, 롯데호텔 앞을 지날 때마다 울산대병원 노조, 울산과학대 노조, 한국프랜지 노조, KCC 노조, 현대차 노조, 금속노조 울산지부에서 응원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는 정문 앞에서 행진 대오에 생수 2000여 개를 전달할 예정이다.

 

오후 3시 20분 남구 삼산동 롯데호텔 앞에서 민주노총울산본부 가맹조직 상근간부들이 집결해 함께 행진하고 오후 4시 30분 울산시청에서 마무리 집회를 연다.

 

지난 1987년 8월 18일 현대중공업, 현대중전기, 현대엔진 등 현대그룹 노동자 2만4000여 명은 샌딩머신과 지게차를 앞세우고 남목고개를 넘어 중구 공설운동장(현 중구 남외동 울산종합운동장)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노동자들은 9월 2일에도 남목고개를 넘어 울산시청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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