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무의 구조와 생리에 대해 너무 모른다

환경 / 이동고 기자 / 2019-10-10 19:35:59
울산환경교육센터 공동기획
▲ 이규화 교수의 강의는 울산시 조경관련 담당 공무원이나 조경관련 업체 사람들이 필히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나무 생리를 너무 모른다. ⓒ이동고 기자

 

[울산저널]이동고 기자=기획취재를 하러 갔던 독일에서 가장 부러운 것이 울창하게 자란 가로수들이다. 독일의 나무들은 수종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프랑크푸르트에 잘 자란 가로수는 린덴바움(구주 피나무)과 양버즘나무, 마로니에(칠엽수) 등이었다. 나무들은 우리나라 노거수와 맞먹는 크기로 5~6층 건물과 키를 견주고 드넓은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그들은 되는데 우리는 왜 안 될까? 마침 울산환경교육센터에서 진행한 수목 관리에 대한 강의가 그 답을 줬다. 서울대학교 식물병원 외래임상의 이규화 교수의 ‘올바른 수목관리’는 울산의 가로수나 공원에 자라는 나무들의 건강이나 관리 실태에 비춰볼 때 아주 유익한 강의였다. 이 교수의 강의를 정리해 지면에 옮긴다.

공공 가로수 적지적수 원리로 심어야

공공 가로수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지도원리는 적지적수((適地適樹, right plant, right place)다. 가로수는 심어지는 순간 물리적 환경이나 수목 특성 등 변경이 불가능하므로 부지환경을 잘 분석한 다음 환경에 적합한 수종을 선정하는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무를 심을 때 고려할 것은 토양보다 기후가 더 중요하다. 특히 나무의 내한성을 고려해 심는데 이는 ‘평균기온’과는 다른 개념으로 20~30년간 기후변화 데이터를 고려해야 한다. 미국은 나무마다 내한성과 성목 크기를 자료화해 송전선 아래 심을 수 있는 권장 나무 목록이 있어 크게 자라는 나무를 심어 가지치기 등으로 예산 낭비하는 일이 드물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은 적지에 심었기에 잘 자란 것으로서 특히 공공수목은 심은 뒤 관리비가 들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은 과수, 정원수, 분재 등으로 공들인 만큼 부가가치가 남는 나무와는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약한 전정(剪定)으로 관리
가로수 결정, 공무원 안목 있어야

공공 가로수는 빨리 자라는 것이 중요하고 구조적으로 튼튼한 것을 택해야 한다.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데 상처 등 수목 상태가 나빠지면 멈추기가 어려우므로 “1온스(1/16파운드) 예방은 1파운드의 치료와 맞먹는다”는 속담처럼 예방관리가 중요하다.
가로수 성목은 수형의 구조적 결함을 교정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가로수도 되도록 어린 나무를 심어 다듬는 것이 중요하고 어린 나무가 활착이 빨라 성목을 이식하는 것보다 성장이 앞서 간다. 성목은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하는 데 신경을 쓰는 등, 나무 생장단계에 따른 관리 초점이 변화돼야 한다.


특히 수목관리는 오랜 시간 약한 전정(剪定)으로 관리를 해줘야 나무도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 또한 개별, 수종별로 적합한 재배적, 환경적 요구조건과 수종별 관리 작업요령을 축적시켜 나가야 한다.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 차차선을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가로수를 결정하는 주인인 공무원이 안목이 없으면 조경설계자가 하는 대로 심은 나무를 인계받아 유지관리에 엄청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많다. 가로수는 심어지는 순간 유지관리비도 생각하며 조경업체로부터 인계 받아야 한다. 시민들도 주변에 심어지는 나무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한다.

교목의 구조와 나무의 생존전략
경쟁식물 배척하는 타감작용

수목관리 주 대상은 교목이며 구조를 알아야 나무 생리를 알게 돼 잘 관리할 수 있다. 나무는 수관-수간-뿌리로 이뤄져 있으며 잎, 줄기, 뿌리는 영양기관이고, 영양기관은 생식기관인 꽃과 열매를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
수목은 오랫동안 살아가는 생명체라 생존전략이 발전했다. 유형기에는 꽃을 피우기 위해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한 영양생장에 주력하는데 너도밤나무 같은 경우에는 30~40년 동안 몸체만 키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또 상처가 생기면 빨리 구획화해 상처부위를 상하, 전후, 좌우를 완전히 격리시켜 새로운 조직보호를 위해 조직 일부를 버린다. 가지와 가지 위쪽 줄기는 분리돼 있어 개별 가지는 거의 독립채산제로 필요한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며 필요한 에너지의 량은 가지 자신과 연결된 뿌리 생육을 포함하는 정도고 그늘진 쪽 가지는 시간을 두고 고사한다.


나무는 생장환경이 불리하면 휴면하는데 온대지방에는 겨울에 낙엽을 떨궈 성장을 정지하고 열대지방 건기에는 잎 수를 줄여 건조 스트레스를 피한다. 나무는 부하에 따라 스스로를 최적화하는데 바람의 영향이 있으면 나무 성장 높이가 낮아진다.
나무는 미생물과 공생관계를 이루는데 곰팡이인 균근은 뿌리로 탄수화물을 지원받으면서 뿌리쪽으로 수분과 무기 양분을 전달하고 뿌리혹박테리아와 프랑키아(frankia)는 탄수화물을 지원받으면서 질소를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수목관리에서 주요하게 봐야 하는 것이 경쟁식물을 배척하기 위한 타감작용(他感作用, allelopathy)인데 타감물질 종류만 40만 종으로 추정하며 현재 1만 종 정도가 알려졌다. 경쟁식물 배척현상은 조경관리에서 중요한 문제로 교목간 충돌이 생기는 나무는 같이 심지 말아야하고 교목과 하층식생과의 충돌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잡초나 잔디는 주변 교목에 타감물질을 발산해 수목피해 가능성이 있으므로 교목을 심은 뿌리 주변에는 둥글게 잡초를 걷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피톤치트는 피톤(phyton, 식물)과 치트(cide, 죽이다)를 결합한 단어로 5000종 이상의 휘발성 물질로 박테리아나 곰팡이, 해충들의 생장을 억제해 장성 편백숲에는 모기가 없고 공기가 상쾌하다. 특히 향나무나 측백나무는 소나무의 6배를 방출한다.

나무 이식하면서 뿌리와 가지 잘려나가

나무 단면은 변재와 심재로 나뉘는데 변재는 영어로 ‘sapwood’로 ‘sap’는 수액을 뜻하므로 물기가 있는 부위로 이해하면 빠르고, 심재는 ‘죽은 조직’이라기보다는 비활성조직(non-living tissue)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무뿌리는 천근성인 경우는 수관 폭의 2~3배로, 심근성은 최고 깊게 내려간 것이 68m가 기록이다. 우리나라 교목 이식의 기준은 근원직경(D)의 4~5배가 보통이지만 미국기준은 8~12D수준으로 관리방법과 예산책정에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오래된 나무라도 옮기는 과정에 뿌리가 많이 잘려나간다. T/R(나무=TREE/뿌리=ROOT)율 맞춘다고 가지를 많이 잘라 나무가 볼품없게 변한다. 또 이식은 뿌리의 90% 이상이 상실되는 것으로 이식시 건조, 추위, 병해충에 대란 저항력이 약화되고 상처치유능력이 떨어진다.
나무를 식재할 때는 근분이 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식재 구덩이는 얕고 넓게 파는 대신 깊게 파지는 말아야 한다. 근분과 토양사이에 성질이 다른 토양이 들어가면 근분 가장자리에 주수층(물구덩이)이 생겨 뿌리 성장을 방해한다.

수간주사, 가슴높이 말고 뿌리에 놓아야
무성하게 잘 살아가는 가로수 만들어야

나무의 증산작용은 잎의 기공으로 빠져 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압력차와 도관 속 물의 응집력이 결정하는데 나무가 자라는 높이의 한계를 결정한다. 지구상 가장 키가 큰 나무의 기록은 120~130m다.
참나무는 도관이 넓게 연결돼 물이 빨리는 올라가지만 침엽수보다는 높이 못 올라가는데 나무가 높아질수록 나뭇잎이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 침엽수는 도관이 불규칙적으로 연결돼 참나무류보다 물이 올라가는 속도가 더딘 편이다. 봄에는 나무 가장 높은 지점에서 먼저 물이 올라가고 가을에는 가장 높은 지점부터 단풍이 먼저 드는데 이는 오옥신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리로 보면 수간주사는 뿌리에 하는 것이 맞는데 우리나라는 가슴 높이에 하는 것이 예사다.


식물 광합성 과정은 영양분과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햇빛으로 설탕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 설탕은 주로 어린잎과 열매로 흘러 들어간다. 나무 성장은 5도C 이상에서 시작되는데 봄에는 줄기보다 뿌리가 먼저 움직이고, 가을에는 뿌리가 늦게까지 활동을 지속한다. 우리나라 가로수들은 적지적소에 심지 않아 전반적으로 영양상태가 부실하거나 수형이 망가진 경우가 많은데 잘 살아가는 것과 죽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무성하게 잘 살아가는 공공 가로수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은 길게 잡아야 500~600만 년 전에 나타났지만 중간에 다 사라졌고 현생인류는 20만 년 전에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 침엽수는 3억 년 이상이고 활엽수는 1억 년 이상이다. 우리보다 훨씬 오랫동안 지구상에 살아온 만큼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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