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숲교육을 위한 공공기관과 민간에서의 노력 사례

기획/특집 / 이동고 기자 / 2019-06-19 19:35:26
공주 숲생태유치원과 국립 횡성숲체원을 중심으로

기획취재 글 순서
1회 도시 근교숲 미래통합교육의 공간으로 다시 보자
2회 국내 숲교육을 위한 공공기관과 민간에서의 노력 사례
3회 독일 베를린의 숲을 활용한 체험교육의 주체와 내용
4회 독일의 교육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실제 숲교육 활동내용
5회 울산 근교 숲을 미래교육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는?
 

▲ 초기에는 아토피를 가진 아이들이 많아 나무와 흙만을 이용해 숲생태유치원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이층교실을 아주 좋아한다  ⓒ이동고 기자


아이들은 유아기 때 교육에 대한 흡수력이 스펀지처럼 가장 높다는 것이 교육학자들의 공통된 연구결과다. 도시화로 인해 유아들은 자연과 단지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놀이공간과 놀이문화를 상실했고 디지털 중독이라는 심각한 문제로 빠져들고 있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숲교육을 통해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하고 다양한 물음을 일으키는 교육은 오직 유아기 때만 가능하다.

어느 사립 숲유치원의 노력과 경험

12년 동안 운영했다고 하는 충남 공주의 어느 작은 마을에 있는 숲유치원에 도착해 선생님과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 일부는 녹음이 우거지고 꽃이 활짝 핀 등나무 밑에서 열심히 모래놀이를 하고 있었다. 장화를 신은 여자 아이가 작은 물통에 물을 채워 모래밭으로 나르고 있었다. 기자가 취재를 하는 중에도 아이들은 자신의 놀이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  큰 등나무가 자라 꽃이 피었다. 그늘 아래서 아이들이 모래놀이에 열중하고 있다. ⓒ이동고 기자


오랫동안 숲유치원을 해온 사람이 던지는 근본적인 물음

숲생태유치원을 12년 간 운영해온 이경미 원장은 숲유치원 활성화 문제는 절실함과 진정성 문제라고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는 것이다. 학교선생으로 12년간 지냈던 이 원장이 학교를 그만두고 숲유치원을 만들겠다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제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 싶어서였다”고 단언했다.
고민할 당시 아이가 유치원 취학 연령이었고 아이들이 뛰어 놀 공간이 없었다. 설사 시골로 간다 해도 같이 놀아줄 아이와 공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직접 숲생태유치원을 만들기로 했다. 당시 학교에 있었고 또 독일에 잠시 머문 적이 있어 독일에서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 봤다. 2008년 당시는 숲유치원이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초창기였다. 2년 간 땅을 보러 다녔고 적당한 곳을 찾았다. 2006년 기반공사를 해 2008년 3월 개원했다. 사람들은 미친 짓이라고 했고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이 많았다. 어느 부모가 아이들도 없는 마을에 자기 아이를 보내려고 하겠느냐는 이야기였다.

 

▲  유아들이 자연에 보이는 호기심은 다양하다. 자연물은 지적 호기심을 부추겨 탐구적인 아이로 성장시킨다.ⓒ이동고 기자 


이 원장은 도심에서는 아무리 숲공간이 있다 하더라도 흉내내기식 방법밖에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실제 뛰어 놀 수 있는 갖춰진 공간을 찾기가 힘들었다. “다행히 이곳은 마을의 끝이다. 논밭농사를 위주로 지으니 마을 윗부분은 여유 공간이 나는 거다. 아이들 활동공간은 차들이 들어오지 않아 안전하고, 그리고 마을을 통과해서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낯선 사람 접근이 어렵다”고 했다. 마을교육공동체가 아이들을 같이 키운다는 개념인데 이곳에는 낯선 사람이 들어오면 동네 어르신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안전하다고 했다. 자신과 남편은 농촌 출신이었다. 특히 남편은 어린 시절 산과 들로 뛰어다녔고 농사 경험도 있던 사람이었다.
가까운 도심 공공기관에서 숲유치원을 만든다고 자문을 구하러 왔는데 “예산이 10억에서 20억이 있다면 숲유치원에 하고 싶은 일이 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 원장은 “이곳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돈이 없어서 하지 못한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라 답했다. “화장실은 어떤가?”라고 물어서 화장실을 만들면 숲을 오염시키는 것인데 왜 그런 것을 만드느냐, 숲은 그냥 숲인 것인데 왜 그런 시설물을 만들고 싶어 하냐고 반문했다.
예산이 많은 것이 문제이고 그 예산은 대부분 인공적인 시설물을 만드는 데 쓰인다. 공주 숲유치원 활동은 바깥 자연 속에서 이뤄져 시설 만드는 예산이 들지 않는다. 요즘 인기 있는 밧줄놀이터 같은 경우에도 밧줄을 설치하더라도 월요일에 만들었다가 금요일에 제거한다. 월요일이면 이번 주는 어떤 밧줄놀이터가 생길지 아이들이 아주 궁금해 한다. 아이들을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밧줄놀이터를 만드는 선생님을 보면서 신뢰가 쌓인다. 아이들이 “물 한잔 드릴까요”라고 말하며 고마워하는 마음이 생긴다.
예산을 부어 만드는 시설은 결국 만들어 놓으면 고정식으로 1년 내내 그 모양 그대로 두기 십상이다. 이 원장은 “그런 부분이 아주 다르다. 공교육 책임자들이 교육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고 대화하는 것이 힘들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도시민이 시설을 이용할 때는 식당, 화장실, 카페 등 인공적인 편의시설 위주로 생각하고 조성이나 관리내용 중심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숲활동을 하는 아이들 일부는 숲그늘에서 모여 교사들의 지도 아래 멀리뛰기를 하고 있었고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숲속에서 돌무더기를 뒤지면서 놀고 있었다. 돌을 쌓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큰 돌에 작은 돌을 여러 번 쳤다. 사진을 찍자 아이들 몇몇이 사진을 보여 달라며 모여 들었다. 어른에 대한 경계심이 별로 없이 편안한 표정이었다. 자연의 일부처럼 숲속에 들어있었다.

 

▲ 요즘은 한 아이 가정이 많아 숲속에서 놀면서 사회성과 협력의 힘을 키워나간다. ⓒ이동고 기자


실제 아이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물었다. “내가 좋아서 한 일이고 숲유치원을 하면 할수록 아이들이 달라짐을 느낀다. 처음에는 아주 날카로워지는 상태로 이곳에 온다. 다른 사람은 중요하지 않고 내 느낌만 중요한 상태다. 같이 놀고 지내다 보면 차차 부드러워지고 표정이 밝아져 갈등이 없어진다. 실내공간은 장난감과 공간이 한정되고, 요즘 아이들은 내 것이라는 소유욕구가 아주 강하게 키워진 아이들이다. 실내공간은 내 것을 지키기 위한 시공간이지 누구와 협력해서 나눌 수 있는 시공간이 되지 않는다. 그 안에서 누군가 내 영역을 침범했을 때 갈등과 긴장감이 넘친다. 바깥에서 활동하다가 실내에 갇히면 공간영역 싸움에 대한 심리가 더 격렬할 수 있다. 실내놀이도 내 것을 지키는 과정이 된다. 바깥은 하나도 다 다른 다양한 놀이감이 있으니 자연스레 나누게 된다. 친구에게 줄 수도 있고 받을 수도 있으니 말도 부드러워진다. 외부에서 선생님들이 와서 보고는 ‘옛날 아이들 같다’고 한다. 바깥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실내로 들어오면 집중이 잘 돼 아이들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아이들을 존중해 키우려고 한다. 선생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 아이들이 선생 얼굴을 보고 있지 않아도, 땅을 파고 있어도 귀는 선생 말을 듣고 있다. 듣고 있는 자세를 인위적으로 강요하지 말라고 선생들에게 요구한다. 너의 느낌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느낌도 중요하다. 신뢰 문제가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자연의 변화에 민감, 기다림이 주는 기쁨 알게 돼

이곳에 간혹 오는 학부모는 아이들이 숲을 지겨워하지 않냐고 묻는다. 학부모에게는 숲이 변하는 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 원장은 일주일만 돌아보라고 조언한다. “숲에서 교육을 하다보면 아이들이 작은 변화에 아주 민감해진다. 아이들이 으름을 엄청 맛있어 한다. 그것이 왜 맛있겠나? 냉장고를 열어보면 단맛이 나는 열대과일이 엄청나게 많은데 왜 크게 달지도 않은 으름 맛을 그리 좋아할까? 자연에서 기다림이 주는 맛이다. 혀에서 느껴지는 단맛이 아니라 온몸에서 느껴지는 단맛이고 행복이랄까? 아이들은 세상에서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으름이 익어가는 곳을 아이들은 다른 반 친구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반 아이들도 같은 으름을 두고 기다린다.”

자연에 대한 기도

공주 숲유치원에서는 밥을 먹을 때 아이들과 자연의 고마움에 대해 기도한다. 아이들이 밥을 잘 먹는 이유는 텃밭에서 작물을 키우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워지면 텃밭에서 풀 뽑는 것을 아주 힘들어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밭일을 잘 하려고 애쓰고 선생님도 아이들이 애써 일하게 하려고 독려한다. 감자 심고 나서 감자꽃이 피고 시간이 걸린다. 아이들은 풋고추도 예사로 먹는다.
적은 땅이지만 손으로 모도 심어 벼농사도 체험한다. 계절이 바뀌면 벼가 자라고 벼가 익어 가면 낫으로 베어 옛날 방식으로 타작을 하고 다시 말리고 동네할머니 기계로 도정한다. 그런 전 과정에 참여해 쌀로 떡을 해먹는다. 고구마나 감자를 캘 때, 작물을 수확만 하는 체험교육은 나쁜 교육이 된다. 이 원장은 “농작물은 돌보지 않아도 이렇게 잘 자라는구나, 과정에 다 참여하는 교육을 하다 보니 ‘자연에 대한 기도’가 충분히 다가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숲교육 교사들의 문제

숲교육을 하는 교사들은 자연과 지내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숲유치원 활동을 하는 교사들은 더 그렇다. 공주 숲유치원 교사들은 종일 햇빛을 받고 바깥에 있어야 하고 사고에 대한 긴장감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한다. 신체적으로 힘든 일이다. 교사들은 헐렁한 바지에 장화를 신는다. 남에게 보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활동하기 쉬운 복장이다.
숲유치원이든 뭐든 예산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것은 착각이다. 오히려 그 예산이 인위적인 공간을 많이 만들어 친자연적인 것과는 멀어지게 만든다. 철저히 자연생태원리에 맞춰 생명체를 불러들이는 방식이 아니라면 문제다. 공공영역이 민간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대체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게 이 원장의 지론이다. 겉으로는 화려해보여 학부모 눈을 홀리는 요인이 되겠지만 위험한 시각이라고 했다. 열심히 하는 사립 영역이 오히려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숲교육은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생태적인 접근이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데 숲을 이해하고 자연 속으로 어떻게 들어가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교육 차원에서 단순히 유아교육과를 전공했고 순환보직으로 그 일을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 불안과 미세먼지 공포

숲유치원 아이들은 밥 먹고 준비하는 시간을 빼고는 5~6시간 동안 다 바깥에 나간다. 이 원장은 “그러던 아이들이 교육부 미세먼지 경계령으로 실내에만 있으면 얼마나 답답해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아이들이 청정기가 있는 실내에서 뛰면 계속 빨간 불이 들어온다. 학부모들에게는 바깥공기가 아무리 나빠도 실내공기만큼 나쁠 수 없다고 설득하지만 공포에 대해 역부족이다. 아이들이 미세먼지에 주눅이 들어 이제 마스크와 일체가 되고 있는 게 더 불안하다. 종일 못 나간 다음 날 마스크를 쓰고 나가면 아이들이 그렇게 행복해 할 수 없다. 숲 안의 성분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유치원 주변과 숲 안을 비교했을 때 미세먼지 데이터가 비슷하게 나와 부모를 설득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활동할 시간에는 숲에도 미세먼지가 많이 떠다닐 것이다. 하지만 도심 미세먼지와는 질이나 성분이 다를 수 있다. 이 점은 전문가들이 밝혀 주는 식으로 공공의 영역이 지원해줘야 할 일이다.”
이 원장은 “부모들의 미세먼지 공포에서 보듯이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들이 불안해하면 한계가 있다”며 “미세먼지 때문에 나가는 활동도 불가능할 텐데 왜 숲유치원에 보내나 하는 공포를 줄이고 숲교육이 가진 이득과 가치로 극복할 수 있을까가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숲유치원에서 부모들의 변화

숲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은 노는 데 집중하다 나중에 공부에 방해를 받지 않을까 우려가 많았다. 숲유치원 학부모들은 대부분 고학력에 연구원들이 많다. ‘지금 자연 속에서 놀지 않으면 언제 놀까’ 생각하는 학부모도 있다. 유치원 건물을 흙과 나무로만 지어 처음에는 아토피 어린이가 많이 왔다. 지금도 육류와 유제품을 뺀 식생활로 아토피를 잡아내고 있다. 현미 50%가 들어가는 현미식인데 아이들은 유치원 밥이 제일 맛있다고 말한다. 늘 움직이기 때문에 밥맛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원장은 “숲유치원에 3년 정도 아이를 보내면 엄마들이 많이 변화하고, 초조하던 부모들도 마음이 아주 여유로워진다”며 “자연을 보는 눈이나 자연생명체를 대하는 자세에 있어서나 환경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처음에 숲유치원에 오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나무에 올라가는 것을 보고 놀란다. 아이들은 오랫동안 연습과 노력을 통해 그 정도로 올라간 것이라 쉬 떨어지지 않는다. 간혹 야외활동을 하다 다치는 아이도 생긴다. 이 원장은 “처음에 부모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데 한 3년 정도 지나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아이들도 단련돼 오히려 도시보다 안전사고가 줄어든다”고 했다.
 
산림복지진흥원 숲체원, 숲치유원, 숲유치원

산림청에서 독립한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녹색복권사업을 통해 운영하는 숲교육 복지기관은 크게 세 곳이다. 숲체원, 숲치유원, 최근 만들어지는 숲유치원이다. 프로그램을 책임지는 인력은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숲길등산지도사, 산림치유지도사다. 숲체원 프로그램은 산림청, 교육부, 환경부, 여성가족부, 녹색성장위원회로부터 프로그램 및 기관으로 인증 받아 운영하고 있다. 녹색자금으로 운영하는 숲체험교육사업은 청소년과 관심가정, 장애인, 노인, 저소득가정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  숲체원에서 이뤄지는 청소년 숲체험교육. 산림교육에서 소외된 취약계층이나 약자에 대한 산림복지 차원의 혜택은 중요하다. ⓒ이동고 기자


전국에 생기는 숲체원 시설

숲체원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첫 번째 산림교육전문 휴양시설이다. 전국에 만들어지는 숲체원 시설은 현재 횡성, 칠곡, 청도, 장성에 만들어져 있고 나주는 2020년 6월 완공예정으로 공사 중이다.
강원도 청태산 자락 850미터에 자리 잡은 횡성숲체원을 지난 5월 방문했다. 이곳은 연인원 8만 명, 청소년 1만8000명이 이용한다. 숲체원 시설과 운영은 기존 청소련수련관 시설의 연장선에서 이뤄진다. 다른 것은 숲교육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 대상이 광범위하다는 것이다. 기존 청소년 수련원이나 휴양림 경영을 개선하기 위한 활력 모델이 될 수 있고, 청소년들의 특별활동시간 확대, 주5일 근무제 확산 등으로 청소년과 일반시민의 숲에 대한 관심과 체험욕구가 늘고 있는 게 숲체원이 들어서는 이유다. 또 청소년과 일반시민이 체계적으로 숲에 대해 교육을 받거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연과 점차 멀어지는 청소년과 시민들에게 차별화된 숲체험 프로그램 운영과 교육을 위한 전문적인 자연친화적 시설을 조성할 필요가 있어서기도 하다. 

 

▲ 식생이 건강한 숲에 만든 시설이라 나무다리를 만들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탐방로를 돌 수 있도록 조성했다. ⓒ이동고 기자

 

횡성숲체원 프로그램

가장 먼저 생긴 국립 횡성숲체원 홍보 담당자 이야기를 들어봤다. 숲체원에는 프로그램 진행팀이 20명 정도 되고 1일 최대 수용인원이 288명이라고 하니 한 명이 30명을 대상으로 숲을 안내하고 지도하는 셈이다. 청소년이나 시민 대부분이 1회성 프로그램 참가에 머물지만 드물게 장기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담당자는 “대안학교를 다니는 문제학생이나 폭력성이 있는 학생들 10명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한 학기에 열 번 정도 오는 걸로 편성했고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지역 청소년들의 올바른 직업가치관과 이해를 돕기 위해 산림일자리 진로체험교육도 실시한다. 진로체험교육은 산림분야의 다양한 일자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애주기에 따른 대상별 산림복지전문가(숲해설가, 산림치유지도사, 유아숲지도사 등)들도 이곳에 와서 체험활동을 한다.

횡성숲체원은 개장 후 십년 동안 청소년 단체 활용이 가장 많았고 청소년 대상 교육으로 가장 많이 특화돼 있다. 최근 일반 회사들도 숲교육 프로그램을 하나라도 들으면 공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워크숍에 숲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스트레스 감정노동자들, 산림체험활동 지도자들, 자동차 피해가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진 사람들, 성폭력 피해 여성들, 이주 피해 여성 전문단체들도 공간을 이용한다. 녹색복권 기금을 받는 사업으로 취약계층 지원 사업이 많다. 서울, 경기와 가까워 이용률이 높다고 한다. 이곳까지는 대중교통수단이 없어 둔내역에서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횡성숲체원은 숲체원 가운데 가장 오래된 숲체원으로 12년째 운영 중이다. 주로 학교 단체 청소년(초중고) 수련활동으로 많이 오고, 장애인단체나 장애아동센터, 노인복지관 등에서도 온다. 복지단체들은 주로 녹색자금 복지기금의 예산을 받아 무료로 진행한다. 지원 사업은 공고를 띄우는 시기가 되면 받아서 아직 방문 못한 사람들에게 형평성을 기준으로 심사를 통해 일정을 정한다. 청소년사업과 취약계층 지원사업이 반반을 차지한다. 유아숲체험이나 ‘찾아가는 숲교육’도 하고 있다. 요양원, 장애인, 복지관 등을 방문하는데 근처 뒷산이나 공원을 활용해 1~2시간 진행한다. 직접 찾아가서 무상으로 진행한다.
특별한 교육으로 법무부 보호관찰소 청소년 교육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주로 당일형이 많고 숙박형은 드문 편인데, 처음에는 긴장하지만 1년에 6~10번 정기적으로 오가면서 일반 청소년들보다 더 친근하게 된다.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의 생각이 변한다는 것은 교육 전과 교육진행 후 설문답변을 통해 확인한다.

숲치유 프로그램
최근 숲태교 프로그램도 진행하는데 횡성은 숲체원과 숲치유원이 같이 있어 숲치유팀에서 숲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보건소와 연계해 일반인과 차상위계층이 신청하면 가능하다.
교육 담당자 김화임 씨는 “앞으로 숲은 모든 것이 진행된다는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단지 자연체험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사회성과 자아 존중감을 키우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정도 되면 말도 잘 안 듣고 통제도 안 된다. 이럴 경우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조를 짜서 ‘산림교육을 기획해 보세요’ 등의 미션을 주고 그 안에 리더, 조원 등 역할을 주면 자기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 마지막 발표를 해야 하니 자기들끼리 경쟁 심리도 있고 자율적으로 잘된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프로그램을 짜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자연스레 배운다.” 

 

▲  횡성숲체원 교육 담당자는 청소년 숲교육은 숲 자체보다는 숲을 매개로 팀을 통한 자발성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동고 기자


부울경 숲체험 활동 정주혜 씨

정주혜 씨는 부울경 숲체험 활동을 오랫동안 해왔다. 정씨가 2006년 독일 숲유치원을 견학했을 때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아이들이 톱과 망치를 들고 돌아다니는 모습이었다. 선생님은 지켜만 보고, 아이들은 썩은 나무를 망치로 내리쳐 그 속에 뭐가 있는가를 관찰하고 있었다. 보다 못해 개입해서 도와줬는데 독일 숲교육 지도선생으로부터 개입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 우리나라는 적용이 어렵겠구나’하는 판단이 들었다. 독일 아이들은 집마다 공구와 연장을 두는 헛간이 있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정씨는 공동육아로 아이를 키웠고 학원에 보내지 않고 자연숲으로 많이 데리고 다니면서 키웠다. 아이들은 자주성이나 자립감이 남달랐다. 특별히 어느 나라식이 아니라 그냥 아이를 자연 속에서 많이 놀게 하고 싶었다.
숲유치원을 진행하는데 부모들의 의식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자연과 멀어진 부모들은 자연을 아주 위험한 곳으로 본다. 또한 더 결정적인 것은 아이들에 대한 과도한 안전의식이다.

정주혜씨는 “원장 선생님이 숲교육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학부모로부터 들어올 민원을 잘 정리하고 있는 곳이 숲교육도 잘 되고 아이들 변화도 좋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면 조심해도 사소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고, 그런 시행착오들이 쌓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기반이 된다는 것을 학부모들은 잘 모른다”며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스스로 자기 몸을 지키는 힘을 기른다”고 설명했다. 황 씨는 “울산에 있는 한 유치원은 숲교육과정을 이해하는 학부모만 있어 교육 진행이 가장 편하다”며 “원장선생님이 숲체험 교육을 책임지고 학부모 민원을 막아주니 숲체험 교육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숲교육을 통한 아이들의 변화를 바란다면 학부모가 숲교육에 대한 의식을 먼저 깨서 편견이 없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 부울경 지역 숲유치원에서 숲체험을 지도하는 정주혜 씨는 숲유치원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학부모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고 기자


공공과 민간 숲교육

숲체원 등 공공부문에서 숲교육의 역할은 크다. 도시화 경쟁교육으로, 혹은 자연과 멀어지면서 생기는 성인병이나 빈부격차, 고령화로 인한 휴유증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숲교육의 본질과 핵심은 유아를 대상으로 한 유아 숲교육이다. 이는 민간영역에서 소신과 철학을 갖고 어렵게 끌어오고 있다.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에서 지원하고 확산되도록 돕는 게 좋은 모양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유아 숲교육은 철학을 가진 전문 집단이 위탁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 아니라 숲교육을 통해 새로운 미래세대와 미래교육을 만들어 보자는 적극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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