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산업혁명, 태화강 중심의 뉴델타 이끌어 낼 것”

사람 / 이기암 기자 / 2020-06-18 21:16:13
▲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이 수소연료전지 스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초기에 수소라는 에너지가 진입할 때 정유회사들은 거들떠보지 않았다. 하지만 주유소는 늘어나지도 않고 수익성이 낮은 업종의 하나로 전락하고 있다. LPG충전소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은 수소충전소가 늘어나고 있고, 정유회사들은 기름양이 줄어드니 결국 에너지산업으로 가려면 수소 쪽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자동차는 내연기관 자체도 바뀌고 선박분야도 엔진과 환경처리설비가 엄청나게 많이 들기 때문에 이를 연료전지 쪽으로 바꿔줄 수밖에 없다고 한다. 특히 선박은 앞으로 천연가스 엔진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데 그 선도를 현대중공업이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항수 단장은 앞으로 새로운 선박건조기술, 그리고 세계의 선박수주량이 많이 달라질 것이며 결국 수소산업이 새로운 산업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일상과 산업 자체가 석탄에서 석유로 바뀌는 그 이상의 변화가 올 거라 예측하는 우항수 단장의 두 번째 수소 이야기를 들어봤다.


트램과 선박에 수소연료 사용 현실로 다가와

Q. 세계 최초로 울산의 트램에 수소를 연료로 해서 운행한다고 하는데?

현대로템에서 몇 년 전부터 수소연료전지를 트램에 적용시켜 운행하려고 자체적으로 연구도 하고 시뮬레이션까지 거치고 있다. 조만간 1~2년 안에 실물로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실증을 해서 트램용 연료전지 쪽을 현대로템이랑 협력해서 준비하고 있는 걸로 안다. 현대로템은 정부의 수소에너지 정책에 발맞춰 수소충전 설비 공급 사업 쪽에 적극 뛰어들었다. 로템은 수소전기열차가 안정적으로 수소를 공급받게끔 철도사업부문과 협력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장치인 수소 리포머의 원천기술을 확보해 수소충전소 구축에 필요한 설계, 구매, 시공에 이르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울산시가 태화강역에 복합환승센터를 구상하고 있는데, 그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트램 시험운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트램에 수소연료전지를 도입하는 세계 최초 사례가 되는 것이다. 또 장생포 고래박물관 쪽에서 태화강 국가정원까지 운행하는 선박도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해 시운전을 준비 중으로 안다.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통해서 2년 안에 실증을 거치면 상업용까지 나아갈 수 있다.

Q. 트램과 선박에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할 시기가 머지 않았다고 보는데, 현대와 두산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면?

두산과 현대가 손을 맞잡아 연료전지 발전모델을 만들고 있는데, 두산은 PAFC라는 연료전지를 생산해서 판매하고 있고 현대자동차는 PEMFC를 만들고 있다. PAFC는 인산형 연료전지로 상시형이라 보면 된다. 즉, 컨테이너박스 1개 크기의 연료전지(약 440kW급)를 24시간 가동하는데 운전온도가 좀 높고 가동시간이 좀 걸린다, 대신 효율은 PEMFC보다 높다. PEMFC는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인데 가동 중에도 발전량을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수요가 없을 때는 준비하고 있다가 필요하면 발전량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종류의 연료전지를 융복화하면 새로운 발전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PAFC는 기저발전용으로 PEMFC는 별도의 운전 준비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부하변동 발전을 할 수 있는 장점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 두 모델을 이용해서 전력의 낭비 없이 필요할 때마다 적절하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울산, 자족형 분산발전 모델 수립 가능

Q. 현재 진행하고 있는 R&D와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센터에서 나올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면?

인근의 석유화학단지에서 수소배관을 지하로 묻어왔는데, 시간당 1만㎥정도의 수소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 정도면 연료전지 약 15MW를 발전할 수 있다. 365일 동안 고순도 수소를 끊임없이 공급받아서 연료전지제품의 내구성과 다양한 테스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센터의 가장 큰 장점이다(배관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마음껏 수소를 쓸 수 있다). 세계에서도 이렇게 대량으로 수소를 공급받는 곳이 없다. 현대자동차가 이쪽으로 와서 실험하는 것도 많은 양의 수소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울산은 자족형 분산발전이라는 모델도 수립할 수 있게 되는데, 자족형이란 말 그대로 그 지역에서 나는 에너지를 그 지역에서 쓰는 것이다. 에너지기술지원단이 있는 이 건물도 석유화학단지에서 나는 부생수소를 건물 지하배관을 통해서 끌어다 쓰고 있다. 지하배관을 타고 온 수소로 발전한 전기는 자체 건물에서 쓰고 그래도 남으면 한전과 계통 연결돼 있어 송전해 주고 있다. 판매도 할 수 있는 발전 사업자로도 등록돼 있다.

Q. 다가올 수소시대에 대해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텐데, 수소를 미래에너지로 하는 이유가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수소에너지를 써야하는 이유를 시민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설명한다면?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다. 첫째는 기후변화 문제다. 차량경량화와 이산화탄소의 배출규제는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절대 발생량을 줄이자는 국제적 협약에서 비롯됐다. 이산화탄소의 발생은 지구의 온난화를 부추기고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오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지구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인류가 피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시간적으로 조금 늦출 수는 있지만 멈출 수 없는 당면 과제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적게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화석연료를 사용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화석연료를 통해 얻는 에너지를 풍력이나 태양광,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써야 한다는 얘기다.
울산에서는 그간 자동차·화학·조선업에서 원유를 도입해서 썼고 특히 자동차와 선박 등은 내연기관 위주의 산업이었다. 그런데 이 산업을 그대로 유지하면 온실가스 배출 규제로 우리가 만든 내연기관 자동차는 더 이상 팔 수 없다. 2025년부터 유럽과 중국에서도 차를 안 사간다고 하니 기존 내연기관 위주의 자동차산업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는 국가가 없으니 만들 이유가 없는 것이다. 선박도 마찬가지다.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자동차 뿐 아니라 선박도 친환경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젠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선박과 연료전지 선박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석유화학산업도 오일 기반에서 가스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서 고용과 산업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소와 같은 신산업으로 가야한다는 것이고, 결국 지구온난화 문제와 산업전환 문제는 서로 맞물려 있다고 보면 된다. 


둘째는 친환경 에너지라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수소를 통해 전기와 열 같은 에너지를 얻으면서 발생되는 것은 물 밖에 없다. 탄소 원소가 전혀 없는 화합물이니 연소나 화학반응을 통해서도 온실가스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꿈의 에너지이자 인류 궁극의 에너지다. 화석연료의 경우 탄소와 수소로만 된 탄화수소라면 온실가스 외에는 신경 쓸 것이 없지만 화석연료 안에는 질소와 황이 포함돼 있어서 이 같은 성분을 포함한 물질이 연소하면서 질소화합물과 황화합물이 환경오염과 오존층 파괴까지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초의 지구에는 환경오염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다. 경제적 논리만 없다면 당시의 기술로 가능한 수소에너지는 벌써 와 있었을 수도 있다. 물에서 수소와 산소를 얻고 그 두 가지 원소가 다시 반응해 에너지를 얻으며 물로 다시 돌아가는 사이클이 이상적인 에너지 순환이며 친환경 에너지의 표본이 수소인 것이다.

 

▲ 우항수 단장은 수소를 에너지로 씀으로 해서 내연기관 차가 친환경차로 바뀌고 현대중공업 같은 선박회사는 기존의 저부가가치인 컨테이너선을 만들다가 LNG선이나 해양플랜트 쪽으로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기암 기자


우주항공산업 같은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가야

Q. 울산 에너지기술지원단의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지금은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의 인원이 적고 규모도 작지만, 울산의 산업 뿐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에 있어서 에너지 변환을 통한 산업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에너지 변환을 통해 산업이 전환되는데, 수소를 에너지로 씀으로 해서 내연기관 차가 친환경차로 바뀌고 현대중공업 같은 선박회사는 기존의 저부가가치인 컨테이너선을 만들다가 LNG선이나 해양플랜트 쪽으로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 앞서 나간다면 현대중공업은 우주항공산업으로도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우주항공산업에서 쓰이는 연료가운데 수소도 있으며 항공산업과 연관된 다양한 연관산업, 대중소 기업의 상생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호화여객선, 항공모함이라든지 이런 고부가가치의 중공업으로도 전환돼야 한다고 본다. 이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같은 나라에서도 큰 선박을 만들 수 있다. 예전에 일본이 선박 강국이었는데 그보다 더 앞선 때에는 영국이 선박 설계기술과 건조기술로 세계 해양을 지배했다. 사실 영국의 사우스 햄튼, 벨파스트, 글래스고우 등은 선박건조로 성장한 대도시이지만 인건비나 부가가치가 낮다 보니 일본으로 넘어오게 됐고 그게 다시 한국으로 넘어온 것이다. 이 산업이 언제 다른 나라로 넘어갈지 모른다. 우리는 그에 맞춰 더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가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선박 뿐 아니라 우주항공산업으로도 가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화학도 이산화탄소 발생이 적은 산업으로 가야 한다. 수소를 생산한다든지 또는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 즉 오일과 가스를 합한 에너지 화학산업으로 가야 한다. 실제 미국도 1970년대 오일쇼크가 왔을 때 매장된 오일이 20~30년 밖에 없다는 예측에 석유시대를 더 유지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로 휘발유 같은 오일을 다시 만드는 연구도 많이 진행했고 만들 수는 있지만 경제성 때문에 사장돼 있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기후변화로 그런 기술보다 수소를 더 값싸게 만드는 기술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에너지기술지원단은 에너지 변화를 통해 산업이 어떻게 전환되는지를 정책적, 기술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Q. 울산의 수소발전을 위해서 울산시나 울산 정치계, 수소관련 기업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조언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트렌드가 친환경, 천연가스로 넘어가는 건 틀림없다. 기존 울산의 산업은 제조업 기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에너지 다소비의 제조업 기반인 2차 산업이었는데 이걸 정책적으로 고도화(정도만 높아짐)만 시켜줬을 뿐이다. 시기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산업을 전환시키는 쪽으로 홍보해야 하고 정책적으로도 그렇게 가야 한다. 울산은 3차 산업인 서비스산업을 크게 맛보지도 못하고 4차 산업의 도전을 받고 있다. 이번 기회에 에너지산업4.0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울산과 우리나라 산업이 어려워질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런 에너지 변환을 통한 산업 전환을 위해 기업을 지원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 자체를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통한 제품과 인력양성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면 이쪽 파이도 조금씩 커질 것이다. 이 사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현대수소차라고 본다. 처음 현대자동차가 수소차를 개발한다고 하니 의심을 많이 했지만, 이젠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수소차를 만들고 있지 않는가. 전방산업인 수소차가 앞서 나가고 기존 내연기관의 부품회사들이 친환경차 부품회사 쪽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안내를 해주는 것이 지역 공공기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정부 정책들, 또 정부의 대규모 추경사업이 대부분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것이 많다. 에너지를 바꿔줘야 산업 전체가 바뀌고 정책의 포커스도 그에 맞춰지고 있다.

에너지 전환 통해 울산발 뉴델타 성공시켜야

Q. 지금까지 수소에 대해 설명한 것들이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태화강 중심의 뉴델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

울산은 1960년대만 해도 인구 5만의 농업지역이었는데, 당시엔 쌀이 나고 소금과 철이 생산된 곳이다. 세종 초에 일본이 3포 개항을 요구한 곳이 염포이고 울산의 대표 축제 중 하나인 쇠부리 축제가 바로 울산에서 제련소가 있다는 증거다. 그러다가 태화강을 남북으로 중화학공업을 육성해서 주력산업이 자동차, 선박, 화학으로 발전하게 됐는데 지금은 화석연료 때문에 문제가 되니까 더 이상 이 체제로는 가기 힘든 상황이 됐다. 그렇다고 이 산업들이 몰락해 가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 이런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답은 단순했다. 그동안 써왔던 에너지만 바꿔주면 되는 것이다. 기존 내연기관차와 선박이 전기차·수소차·친환경선박 등으로 바뀌고 기존의 원유 기반에서 가스 기반으로 새로운 델타를 형성하는 것이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든지 문화가 발전하고 큰 도시는 강을 끼고 있었다. 그래서 강 하구에는 비옥한 삼각주(그리스어로 델타, Δ)를 이뤄 농업이 발달했다. 울산은 태화강을 중심으로 중화학공업 육성 이전에는 농어업 델타였다면 화학(태화강 남쪽), 자동차(염포동), 조선(전하동)을 잇는 주력산업의 델타로 약 50년을 울산의 성장과 우리나라 주력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 정책을 전국적으로 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울산에서 뉴딜정책을 좀 더 집중적으로 해서 3대 주력산업을 고도화시키고 에너지 전환을 하면 이게 바로 우리만의 뉴델타 프로젝트인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대공황 때 쓴 뉴딜 정책이라는 이름을 빌려 쓰지 말고 울산발 뉴델타로 하면 어떨까? 바다에다 해양플랜트를 지어서 LNG를 인수해 발전도 하고 수소개질도 하면서 남는 이산화탄소는 다시 화학공장에서 자원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또 수소를 만들 때 나오는 전기는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 저장장치 혹은 물리적 매체를 이용해 저장하는 것을 말한다)에 모아뒀다가 전기차에 충전하면 된다. 앞서 말했듯, 중공업도 부가가치가 높은 LNG선을 만들면 자동차·조선·화학이 다 바뀌는 것이다.
 

이러한 총체적인 변환을 울산이 시작하면 우리나라가 바뀔 수 있다고 본다. 단발성 과제로 해서는 되지 않고 빅 픽쳐를 갖고 해야 한다. 국내기술로 되는 것은 국내기술로 하면 되고, 외국기술 도입이 필요한 게 있으면 수입을 해서라도 산업 변환을 빨리 이뤄나가야 한다. 미국의 뉴딜정책이라는 것도 사실 1930년대 대공황이 왔을 때 네바다주에 그 당시 미국 최고의 기술자들과 노동자들을 한 곳에 집중시켜 댐을 만들어 전기를 생산하고, 그 전기를 인근 지역에다 쓰면서 고용도 높이고 산업화도 다시 이뤄냈다. 대규모 산업기반이 갖춰져 있는 울산은 이러한 뉴델타가 성공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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