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지원대책 발표에 일부 직업군은 한숨만

사회 / 이기암 기자 / 2020-04-01 21:37:54
방과후강사노조 “개학하더라도 당장 사정 나아지진 않을 것”
생활체육강사들 “한 달에 50만 원 갖고는 쌀값밖에 안 돼”
▲ 코로나19 장기화로 학교개학이 연이어 연장됨에 따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인 방과후강사들의 생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맘때쯤이면 학생들로 가득차야 할 교실이 텅 비어있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코로나19 장기화로 택배·퀵 배달노동자, 대리운전기사, 방과후강사, 학습지강사, 보험설계사, 대출모집인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의 생계가 어려움에 놓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30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지원에 관한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30일,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무급휴직자에게 월 50만 원씩 최장 2개월 동안 지급하기로 했다. 추가경정예산에 포함된 ‘지역고용대응 특별지원사업’ 예산 2000억 원 가운데 약 800억 원이 투입되며 노동부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무급휴직자를 지원 대상으로 하라는 지침을 지자체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당장 4월부터 특수고용노동자나 소규모 사업장 내 무급휴직자 등이 월 50만 원씩 최장 2개월 동안 고용지원금을 받게 된다. 울산시의 지원자격은 2월 23일 이후 휴업 등의 사유로 5일 이상의 노무제공을 하지 못한 사람으로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인 자(건강보험료 소득판정 기준)가 대상이다. 가구별로는 1인가구 175만7000원, 2인가구 299만2000원, 4인가구는 474만9000원 이하가 된다.

 

울산시는 30일 세부적인 지원대상 발표에서 교육 관련에는 △학습지 방문강사 △교육연수기관 강사 △스포츠 강사 및 트레이너 등을 포함했고, 여가 관련에는 △연극·영화 종사원 △여가 및 관광서비스 종사원 등을 포함했다. 또 운송 관련은 △기타 자동차 운전원(대리운전원), 공항·항만 관련 하역종사자 등을, 기타 직군으로는 △보험설계사, 건설기계운전원, 골프장캐디, 대출모집인, 신용카드모집인 등을 포함시켰다.
 

지원절차에 대해 울산시 일자리노동과 관계자는 “지역 내 울산일자리재단 등 9개소에 접수하면 되고, 시에서는 관련 요건과 서류를 확인해 지급 결정 후 울산페이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심각단계로 지정됐던 2월 23일부터 3월 31일까지 노무제공을 못한 종사자는 4월 20일까지 신청하면 되고, 4월 노무 미제공 종사자는 5월 10일까지 신청하면 되며 지급대상자가 초과할 경우 지급대상자 기준 중위소득과 지원기간 등을 조정해서 지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노동계 “특수고용노동자 대책 통일해야”
개학 연기로 생활 직격탄…방과후 강사들


이같이 정부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에 대한 대책을 내놨지만, 노동계는 지자체마다 그리고 업종마다 다른 특수고용노동자 대책을 통일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대책이 나오자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코로나19 특수고용노동자 대책이 지역과 업종별로 차이가 생기는 일이 우려된다”며 “정부는 위탁계약서를 비롯한 업무 프로그램 등 특수고용노동자임이 확인되는 모든 업종에 통일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지역과 업종별로 차별받지 않기 위해 서비스연맹은 정부에 구체적이고 차별 없는 생계지원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30% 이상 수입 감소가 확인된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해 업종 구분 없이 50만 원 지급 등 별도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직업군들은 정부의 대책이 한시적일 뿐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울산지역 내 방과후학교 강사들은 개학이 무한정 연기됨에 따라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현정 방과후학교 강사노동조합 울산지부장은 개학을 한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바로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지부장은 “학교가 실제 개학한다 하더라도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방과후수업을 예전처럼 많이 시킬지는 의문이며, 설사 시킨다고 하더라도 그 수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사 입장에서는 방과후수업을 학교장과 직접 계약하는 것이 좋지만, 울산의 경우는 이를 민간위탁 형식으로 각 학교의 교장 재량에 맡겨버린다”며 “위탁하는 경우 과목당 가격이 5000~6000원씩 다운되는 것은 물론 수업 인원도 적게 배정돼 있는 상황이라 강사들은 200분의 수업을 하는 동안 한 달에 60만 원도 채 안 되는 금액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과후강사들은 금융대출 길도 막혀 있어 당장 생활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실정이다. 김 지부장은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생활안정자금 융자도 특수고용노동자 가운데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 일부 직군에만 한정 적용되고, 소상공인 대출이나 고용유지지원금 등 어떠한 것도 방과후학교 강사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더해 방과후강사들의 급여일이 각 학교마다 제각기 다른 것도 문제다. 김정희 방과후강사노동조합 울산지부 사무국장은 “방과후강사들의 급여는 학교의 행정처리가 끝나야 급여가 들어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학교마다 급여날짜가 제각기 다르다”며 “이번 코로나 사태처럼 2월부터 수업을 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약 3개월가량까지도 수입이 없는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휴업수당 못 받는 생활체육강사들

울산 내 생활체육강사들도 상황이 심각한 건 마찬가지다. 코로나19가 심각단계 발령이 됨에 따라 지난 2월 28일부터 울산지역 내 공공 및 민간이 운영하는 시설이 임시휴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체육시설과 각종 문화시설이 일시에 휴업하면서 각 시설의 직접고용노동자들은 평균임금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받고 있지만, 생활체육강사들은 근로자 지위에 다툼이 있다는 이유로 일체의 휴업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김문오 공공운수노조 울산북구시설관리공단지회장은 “울산 내 체육, 문화시설들이 일방적으로 휴업을 결정하면서 생활체육강사들과 일체의 협의도 하지 않았다”며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긴급휴업이라 하더라도 일방적인 휴업통보는 생계를 위협하는 것으로 계약위반이나 다름없다”고 분개했다. 김 지부장은 “생활체육강사들은 생활체육시설 운영의 필수인력임에도 근로자지위를 명확히 하지 않고 프리랜서 계약이라는 특수고용형태로 개별계약을 하고 있고, 이런 형태의 계약은 생활체육강사들의 권리를 쉽게 착취하기 위한 수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휴업중인 체육문화시설들이 언제 정상운영할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체육문화시설의 생활체육강사들 생계는 운영주체인 울산시와 각 구군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부장은 “30일 발표된 정부의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지원책에 의하면 두 달간 50만 원씩 지원해 준다고 하는데, 생활체육강사들은 이미 2월말부터 쉬고 있고 이 중에는 결혼해 가정을 일구고 있는 가장들이 많아 정부지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생활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국가적 재난상황임에도 휴업수당과 관련해 지급규정이 없다고 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맞지 않다고 본다”며 “시나 구의 예산을 통해서라도 생활체육강사들의 생존권을 어느 정도는 보장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북구오토밸리복지센터의 수영강사 이지호 씨는 “고용노동부가 진행하는 특수고용노동자 지원대책은 쌀값에 불과한 임시방편의 대책이며, 생활체육강사들의 휴업수당 지급 근거가 없다면 조례개정과 노사합의 등의 방법으로 얼마든지 근거를 만들면 될 것인데 시·구군·노동청 면담을 통해 돌아온 대답은 ‘검토해보겠다’, ‘근거가 없다’, ‘50만 원을 선착순 지원하겠다’ 등의 실질적인 대책이 되지 않는 대답만 들려왔다”고 토로했다.  

 

▲ 코로나19 장기화로 학교개학이 연이어 연장됨에 따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인 방과후강사들의 생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맘때쯤이면 학생들로 가득차야 할 학교가 텅 비어있다. ⓒ이기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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