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폭염과 태풍 핵발전소 안전 담보 못 한다”

환경 / 김선유 기자 / 2020-09-04 22:41:01
태풍으로 고리지역 핵발전소 6기 비상정지
4일 새벽 0시 29분 고리3·4호기도 소외전원 상실
환경운동연합, 에너지정의행동 논평 잇따라 발표

▲ 핵발전소 역대 태풍과 집중호우 피해현황.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3일 9호 태풍 '마이삭'에 의해 고리핵발전소 내 모든 발전소가 정지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월성 2,3,4호기와 고리 2,3,4호기 조기폐쇄를 결단해야 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3일 새벽 태풍 마이삭이 기록적인 폭우와 초속 50m에 달하는 폭풍을 몰고 와 부산과 울산을 지나면서 기장군에 자리한 고리핵발전소 내 모든 발전소가 잇따라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 한수원 9월 3일자 원전가동현황.


3일 신고리1호기(12시 59분), 신고리2호기(1시 12분), 고리3호기(2시 53분), 고리4호기(3시 1분)등이 자동 정지되고, 영구정지 중인 고리1호기와 정비 중이던 고리2호기, 신고리1, 2호기 등 4기가 소외전원 상실해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 가동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아직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리 3,4호기는 소외전원이 상실되지 않았음에도 자동정지 돼 원인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 한수원 9월 3일자 열린원전운영정보.


핵발전소가 태풍으로 일시 정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로 고리 1~4호기와 월성 2호기가 정지되는 사고가 있었다. 2014년 집중호우 때는 순혼펌프와 비상방재용 방송장치가 고장 나는 등 태풍과 집중호우는 핵발전소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2018년 스웨덴과 폴란드는 폭염으로 냉각수로 이용되는 바닷물의 수온이 안전 수준을 넘어 오르자 원전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 시간을 줄여서 운영했다. 원자로는 냉각을 위해 차가운 ​​바닷물을 이용하고 있지만, 기온이 너무 올라가다 보면 안전 가동에 적합하지 않은 온도까지 수온이 상승할 수도 있다. 이에 스웨덴 원자력 감독 당국(SSM)이 폭염 피해로부터 원자로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수개월 내에 마련해 제출할 것을 원전 운영업체들에게 요구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기후위기로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 해수면이 높아지고, 이는 해안가에 자리한 국내 핵발전소 안전에도 영향을 끼친다”며 “찬핵론자들은 기후위기 대안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원전건설’이 대안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핵발전은 기후위기로 인해 더욱 국민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고준위핵폐기물 처분방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 역시 핵발전소 가동 40년이 지났지만 고준위핵폐기물 영구처분장이 없어서 핵발전소 부지 안에 ‘임시저장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지상에 보관하는 고준위핵폐기물은 습식저장 냉각수조에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등의 사고가 나면 원자로 사고보다 훨씬 더 많은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누출될 수 있다”며 “이러함에도 월성핵발전소 내 맥스터(사용후핵연료 대용량 건식조밀저장시설) 7기 건설을 추진하는 정부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은 기후위기와 더불어 폭염과 화재, 태풍 등 기상이변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도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됐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기후위기 시대 핵발전소는 대안이 아니라 위험일 뿐”이라며 “정부는 하루속히 고리 2,3,4호기와 월성2,3,4호기 등 노후핵발전소부터 조기에 폐쇄하고 ‘완전한 탈핵’을 더욱 앞당기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태풍에 일제히 멈춘 핵발전소, 기후위기 시대 대책될 수 없어”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에 이어 환경운동연합은 3일 핵발전소 정지 등 대규모 전력공급 중단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문제는 태풍으로 인해 다수호기가 밀집돼 있는 핵발전소 부지 내 모든 발전소가 셧다운 될 수 있는 위험을 보여줬다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고리 핵발전소에는 총 5기(고리2~4호기, 신고리 1~2호기)가 운영 중이며, 영구정지 중인 고리1호가 있다. 이 발전소가 담당하는 전력량은 4,550MW에 달한다. 이는 전체 전력의 약 5%에 해당하는 양이라서 한꺼번에 정지될 경우 전력공급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다행히 이번 경우에는 전력사용량이 많지 않은 새벽 시간에 발생해서 문제가 없었지만 대규모 정전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태풍의 피해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특히 발전소 내 뿐만 아니라 송전선로 문제로 인한 정전 등 외부전원공급 차단에도 핵발전소 정지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는 이번 고리핵발전소 태풍 정지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핵발전소의 대규모 전력공급 중단에 대비한 대책 또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고리1,2호기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길천마을의 모습.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제공.

 

9월 3일에 이어  9월 4일 새벽 0시 29분경에 고리핵발전소 3호기와 4호기에서 소외전원상실 사고가 발생했다.

 

고리3호기는 4일 오전 6시 30분경에 소외전원을 복구했으나, 고리3호기는 아직 소외전원을 복구하지 못한 상태다. 고리3,4호기는 9월 3일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송전선로의 문제로 02시 53분경 원자로가 자동 정지된 상태였다. 그러나 태풍이 지나간 뒤 4일 새벽 소외전원상실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로써 9월 3일 고리1,2호기와 신고리1,2호기가 소외전원을 상실한 사고가 발생하고 4일 고리3,4호기도 같은 사고가 발생해 6기 모두가 사고를 일으켰다. 

 

또 울주군 서생면에 자리한 신고리3호기도 이번 태풍으로 지붕 일부가 손상됐으며, 대기보조변압기 정전도 확인됐다. 신고리 3,4호기는 지난 7월 23일 집중호우 때 전기를 외부로 송전하는 송전설비의 일부인 스위치야드 관리동과 GIB 터널이 침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신고리 3,4호기는 가압기안전방출밸브 누설이 확인되는 등 울산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고리와 신고리 핵발전소 단지는 세계 최고의 핵발전소 밀집지역이며, 세계 최고로 인구밀집도가 높은 핵발전소 지역이다.

 

에너지정의행동은 논평을 통해 "이번 태풍으로 인해 부산·울산의 핵발전소가 모두 멈췄다는 사실은 그 불안감을 그대로 현실화했다"며 "태풍에 의해 전원 공급이 중단돼 전원이 완전 상실되는 경우 원자로 냉각이나 사용후핵연료가 과열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태풍의 위험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풍뿐만 아니라 핵발전소는 기후재난에 치명적인 위험을 가지고 있는 발전방식"이라며 "핵발전소는 한 기가 담당하는 전력부하가 크기 때문에 이렇게 한꺼번에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때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정부는 폭염과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안전성을 강화하고 테러 위협으로부터 핵발전소와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 안전을 강화할 수 있는 안전대책 기준을 마련하라"며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수원, 울산시와 기초단체는 핵발전소 사고도 모든 시민에게 알리는 문자서비스를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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