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기본에만 충실하다면 적폐라는 말 생길 이유 없어”

사람 / 이기암 기자 / 2020-03-12 22:44:34
장진숙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 대표
▲ 장진숙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 대표 ⓒ이기암 기자
 

Q.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는 어떤 단체이며, 적폐란 무엇을 말하는 건지?

2018년 지방선거 이후 지방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정치적, 사회적으로 실제 변하는 것이 없을 정도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 세력이 다시 기지개를 켜지 않을까 우려의 시선이 많다. 서울, 경기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적폐를 청산하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를 만들게 됐다. 처음 결성할 때 민주당 3명, 정의당 2명, 사회연대노동포럼 1명, 민주당에서 제명당한 울산 노사모 회장 등으로 공동집행위원장이 구성됐다. 기본적인 법에 따르지 않는 것을 적폐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도 그가 원칙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원칙과 기본, 법을 기준으로 한다면 적폐라는 말 자체가 생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Q.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의 첫 활동은?

출범 후 첫 활동이 예천군의원 사건이었다. 미디어를 통해 예천군의원들의 캐나다 연수 시 폭행사건을 접했는데 믿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선출직 의원들이 어찌 군민들의 얼굴과 나라의 이름에 먹칠을 하며 추한 행동을 할 수 있는지 분개했다. 이는 예천만의 일이 아닐 수도 있다고 여겼다. 직접 예천을 가보니 예천군민들의 분노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 사건은 적폐청산의 열망이 보수와 진보, 연령 구분이 없다는 걸 확인한 활동이기도 했다.

Q. 이후에도 여러 활동을 했는데?

많은 활동을 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석방 집회 참여, 자유한국당 5.18 막말사건 집회 참여 주도, 공수처 설치 서명전 울산에서 전개, 노무현 대통령 사진 오용한 교학사 항의 집회, 나경원 대통령 막말사건 국회의사당, 자한당 당사 항의, 김기현 특검 촉구 기자회견 집회, 황교안 울산방문 항의 집회 참여 등이다. 또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민주노총 집회에 참여했고, 일본 불매운동으로 두 달 넘게 피켓 집회를 주도했다. 지소미아 파기 서명도 일주일 만에 5만여 명을 받아 민주당과 자한당, 정의당, 일본대사관에 전달했다. 이밖에도 검찰개혁 울산촛불집회를 진행하고 김기현 전 시장 측근비리 관련해서 현직검사 고발 등의 활동을 했다.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은 이미 법적으로 민주화 항쟁이라 인정받은 일이다. 하물며 보수정권인 김영삼 정부에서 인정한 일을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유언비어들로 막말을 하며 5.18 정신을 훼손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시민들에게도 5.18 민주화 항쟁이 법적으로 민주화 항쟁이라는 것을 알려야겠다 생각해서 시청 앞과 롯데백화점 앞에서 선전전을 했다. 당시 지나가던 시민들이 ‘진짜 민주화 항쟁이냐’, ‘법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냐’를 물어서 놀라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일들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을 보고 아직 우리가 할 일들이 많다는 걸을 느꼈다.  

작년 5월 말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 상황은 울산시민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다. 2018년 지방선거 직후부터 민주당 단체장과 의원들에게 이야기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이상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니 확인하고 답을 공문서로 요구해달라고 말이다. 하지만 내 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작년에 일이 터지고 말았다.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가 제일 먼저 물적 분할의 불합리함을 이야기했고 후에도 끝까지 함께 했으나 노동자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이 사건으로 노동자들이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의 진정성을 인정(?)해 줬다고 생각한다.

Q.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작년에 울산을 방문했을 때, 집회 참여 후 고발당했는데?


작년 황교안 자한당 대표가 울산을 방문해 민생을 살핀다는 투어를 할 때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는 북구의 한국몰드라는 회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했다. 민주노총과 연대해 집회를 진행했고 당시 발언을 했는데, 자유한국당이 그날 집회에 참여한 대표들을 고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 역시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대표로서 야당대표에게 꼭 필요한 말을 했을 뿐이라고 경찰조사에서 진술했다. 결과는 혐의 없음으로 나오긴 했다. 또 나경원 대통령 막말사건 때 국회의사당, 자한당 당사에 가서 항의하기도 했는데 한 나라의 대통령에 대해 제1야당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다’라는 망발을 늘어놓았을 때 너무나도 놀랐고 분노했다. 정치공세는 할 수 있으나 자국의 대통령을 폄훼해서 과연 자한당이 원하는 바대로 갈 것 같냐고 외치고 왔다.

Q. 지난 2월 6일 기자회견에서는 김기현 전 시장의 측근비리를 수사했던 현직 검사를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으로 울산지방경찰청에 고발했는데?

2억 원이 넘게 입금 됐다고 합리적인 의심이 가는 김기현 전 시장의 형과 동생의 계좌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요청을 현직 검사가 불허한 점, 또 해당 검사가 신속성을 이유로 김기현 전 시장 형제에 관한 사건을 경찰에게 일방적으로 검찰로 송치하라고 한 점, 송치 이후에도 의심이 되는 계좌와 입금한 사람이 누군지가 중요할 텐데 압수수색 없이 무혐의 처분한 것 등이 봐주기라고 생각된다. 이런 것들을 변호사 등의 자문을 구해 고발하게 됐다.

Q. 김기현 전 시장의 측근비리 수사가 결국엔 무혐의로 나왔는데, 당시 경찰수사가 검찰에 의해 압수수색영장이 가로막히면서 끝까지 파헤치지 못했던 걸로 안다. 당시 울산의 사회분위기는 어땠는지, 또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의 입장은 어떤지?

지금은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지만 다음 총선에서 자한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쩌지? 그럼 내게 피해가 오는 것이 아닐까? 그런 분위기였고, 그래서 다들 쉬쉬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무혐의가 나왔을 때 ‘그럴 줄 알았다’,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죄가 있다고 해도 처벌은 당연히 안 받을 줄 알았다’는 분위기였다. 김 전 시장의 측근비리 관련 사건들이 과연 정당한 수사와 기소를 해서 마무리됐는가 의문이다. 김 전 시장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니 하명이고 표적수사며 청와대의 선거개입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김 전 시장 관련 사건들을 계속해서 파헤쳐 보고 고발하는 등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진짜 표적수사인지, 하명인지 우리 시민단체의 입장은 김 전 시장의 사건들을 먼저 제대로 수사하고 나서 그런 것들을 이야기해라 하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이후 우리 국민들의 정치적 관심은 이제 대의정치에서 직접 민주정치로 옮겨 가고 있다. 아직 집회문화에 다소 적응하지 못한 분들과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 때문에 이런저런 트러블이 일어난다. 서로 다른 의견은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면 좋겠다. 앞으로도 우리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는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국민들의 눈높이에 어긋난 일들을 바로 잡는 일에 힘쓰겠다.

Q.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장기간 진행했던 걸로 아는데?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두 달 넘게 했다. 피켓 집회를 주도했다.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우리가 불매운동 기자회견을 했고 이후 울산 각 지역에서 거리 선전전을 했다. 많은 시민들이 보수와 진보를 넘어 우리에게 지지를 보내줬고 불매운동을 다짐했다. 한 달이 지난 시점에 조금 시들해진 듯해서 흰 저고리 검정치마를 입고 피켓을 들었더니 아직도 나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더라. 지소미아 파기 서명 일주일 만에 5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민주당, 자한당, 정의당, 일본대사관에 전달했다. 지소미아는 우리에겐 별 필요 없는 조약이었고 또 갱신하는 조약이었다. 일본의 경체침략을 용서할 수 없었던 울산시민들의 울분이 일주일 만에 5만이라는 숫자로 나왔다. 북구 호계시장에서 허리가 굽으신 할머니가 내게 신분증을 건네시면서 ‘내가 글씨를 모린다. 니가 좀 적어봐라’ 하시는데 눈물이 나더라. 일본은 이런 우리 국민들의 감정을 알아야 한다고 본다. 이 서명들을 민주당 최재성 의원, 자한당 나경원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에게 전달했고 수요집회에 참석해서 할머니들과 눈물을 흘리고 왔다.

Q. 많은 활동 중 가장 의미 있었던 것을 꼽으라면?

역시 최근의 일들인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 문제다. 공수처가 고위공직자들의 견제를 위해 꼭 필요한 기구이고 당시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공수처 설치 요구를 국회의원들에게 알릴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울산에서 서명전을 진행했다.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이 호응해줘서 놀랐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시민단체들이 동시다발로 서명을 받아 민주당, 자한당, 정의당, 바른미래당등에 전달했다. 그때 아이 손을 잡고 온 젊은 엄마가 아이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서명을 했던 게 기억난다. 검찰개혁 울산촛불운동은 검찰의 이해할 수 없는 법집행에 대한 경고였다. 나 역시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검찰의 행위를 의아해 했다.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을 견제할 공수처 그리고 검찰의 각성을 촉구하는 검찰개혁 울산촛불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수사 등 우리가 이해 못할 사건들을 공수처를 통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유를 밝혀내고 관련자 처벌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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