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직접 도시 숲을 가꾸는 정원도시 울산을 꿈꾸며” 울산시민정원사

사람 / 김선유 기자 / 2021-05-10 23:31:17

▲ (왼쪽부터)김옥임, 정숙임, 장이식, 이정림 시민정원사. ⓒ김선유 기자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산림청에서 주관하고 울산시가 위탁을 줘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에서 ‘도시숲·정원관리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정원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울산시와 (사)울산조경협회에서 진행하는 시민정원사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울산조경협회는 어린이들도 참여할 수 있는 ‘꼬마정원사 양성’과정도 기획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의 ‘도시숲·정원관리인’ 사업은 시민정원사 1명과 일반관리인 4명이 한 팀을 이뤄 활동한다.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의 공고를 통해 선발된 ‘시민정원사’는 모두 4명이며 각 팀의 리더로서 시민들과 함께 정원 문화 확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주도 도시 녹화의 기반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는 장이식, 정숙임, 이정림, 김옥임 시민정원사를 만났다.  

 

▲ 5월 4일, 상북면행정복지센터 ‘도시숲·정원관리인 영상교육’ ⓒ김선유 기자


Q. 시민정원사란?
시민들과 함께 식물을 기르고 정원을 가꾸는 일을 기본 바탕으로 그 속에서 행복과 젊음을 찾을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시민들에게 정원에 대한 지식을 전하고 정원 문화 확산과 대중화에 기여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민정원사는 울산에 있는 정원을 다니며 자원조사를 한다. 유지·관리 등 미비한 부분을 기록하고 가드닝 활동을 통해 정원을 어떻게 가꿔 나갈 것인지 계획을 세워나가고 있다. 도시숲·정원관리인은 산림청에서 주관하고 울산시가 위탁을 줘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다.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의 모집 공고를 통해 선발된 시민정원사 4명이 시민(일반관리인)들과 팀(총 4팀 20명)을 꾸려 활동 중이다. 작년 하반기에는 9월부터 12월까지 운영했고 올해는 4월부터 8개월간 운영한다.  

 

▲ 태화강국가정원 가드닝 계획수립을 위한 자원조사.


Q. 시민정원사의 자격은?
양성교육을 이수하고 봉사활동 시간을 충족해야 시민정원사로 활동할 수 있다. 2016년부터 진행돼 온 ‘시민정원사 양성’ 프로그램은 정원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사)울산조경협회가 주관하고 있다. 봄, 가을 각 3개월간 정원사 교육과 한 평 정원 만들기 실습을 통해 시민주도 도시 녹화의 기반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울산시와 울산조경협회는 시민들에게 정원관리에 대한 이론과 실습의 교육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시민정원사를 양성해 가정에서 정원을 관리하고 태화강국가정원, 울산대공원을 비롯한 울산지역에 조성된 여러 공원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기수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시민정원사 양성과정 참여 인원은 30~40여 명이고 이론과 실습, 봉사활동이 병행된다. 2016년에 9명에 불과했던 수강생이 2017년에는 13명, 2018년과 2019년에는 35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양성 교육은 약 80시간이며 봉사활동 시간은 100~120시간 등 기수마다 다르지만 기본 60시간을 채운 뒤 1년에 30시간 이상을 별도로 충족해야 한다. 봉사활동은 각 정원과 공원에서 쓰레기 줍기, 잡초 제거 등 환경 활동을 하고 시민들이 찾아오면 정원 해설을 하는 것이다. 2018년에 태화강 정원박람회가 열렸다. 당시 시민정원사들이 작품으로 정원을 만들고 다른 작가들이 만든 정원에 대해 해설 활동도 진행했다. 또한 울산대공원에서 해마다 열리는 장미축제에 참석해 축제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고 장미해설가로도 활동한다. 정원에 관련된 모든 활동이 봉사활동으로 인정된다. 양성과정이 끝나면 시민정원사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네트워크 안에서 봉사활동을 모두 이수해야만 정식 시민정원사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 민간정원 가드닝 계획수립을 위한 자원조사.


Q. 시민정원사가 된 계기는?
장이식(2기 시민정원사)=무엇보다 꽃과 식물을 너무 좋아했다. 2017년에 숲해설사 양성과정을 거쳐 자격증을 취득했다. 숲해설사 양성과정을 통해 숲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고 마침 그 해에 시민정원사 2기 양성과정에도 참여했다. 양성과정을 마치고 2018년부터 울산대공원에서 장미해설사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장미정원이 너무 예쁘게 다가왔고 활동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됐다. 그때부터 정원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 2018년 4월에 열린 태화강 정원박람회에서 정원해설사로 활동하면서 작가들이 혼신을 다해 정원을 만드는 모습을 보며 큰 감명도 받았다. 활동을 통해 느낀 감명과 매력이 현재 시민정원사로서 사명감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지금은 숲해설사와 시민정원사를 병행하며 활동하고 있다.
정숙임(2기 시민정원사)=몇 년 전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효(孝)강사로 활동했다. 2017년에 시민정원사 2기 양성과정을 거쳐 자원봉사를 하다 보니 식물에 대한 고마움을 느꼈다. 마음도 치유되는 것 같았고 삶의 활력소도 생겼다. 하루하루 건강해지는 나 자신을 보면서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의 시민정원사 모집에 선발되면서 더 큰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게 됐다. 이곳에서 앞으로 좋은 활동가로서 모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멋진 설계는 좋은 집을 만든다고 했다. 우리가 관리하고 가꾸는 멋진 숲과 꽃들도 멋진 설계로 그려진다면 아주 훌륭한 정원이 되고 자연의 풍요로움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으로 숲을 사랑하는 우리 울산시민들의 삶에 힐링을 제공하고 정서적 안정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것들을 조성해 나갈 것이다. 또한 더욱 더 배우고 다듬어서 시민정원사로서 멋진 모습을 꿈꿔본다.
이정림(3기 시민정원사)=태화강국가정원은 울산시민들의 자부심이자 재산이다. 2010년 태화강 생태해설사 교육을 이수하고 내가 사는 고장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생태해설사 교육을 이수했지만 당시에는 생태해설사로서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약 10년 동안 울산박물관에서 도슨트(전시 전문 해설사)로 활동했다. 도슨트로 활동하면서 울산의 역사에서 태화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태화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태화강 해설사를 겸하게 됐다. 이후에는 태화강 생태관광해설사에서 태화강 자연환경해설사를 거쳐 2018년 태화강이 지방정원으로 지정되면서 태화강지방정원 해설사로 활동하게 됐다. 이어 2019년에 태화강지방정원이 국가정원으로 승격되면서 태화강국가정원 해설사로 활동하게 됐다. 태화강에서 정원해설사로 활동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사람들이 보통 도로나 밖에서는 다투거나 싸우는 일이 많지만 숲이나 정원에서는 싸우는 일이 적다는 것이었다.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느끼게 돼 정원에 대한 지식을 더 많이 쌓고 싶다는 생각을 들었다. 2018년에 시민정원사 양성교육을 이수하고 시민정원사로 활동하게 됐다.
김옥임(4기 시민정원사)=당시 고등학생이던 우리 아이가 울산 떼까마귀 모니터링 활동을 할 때 보조로 아침저녁 까마귀 개체 수를 파악하면서 자연과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2010 태화강 생태해설사 모집 공고에 지원해 태화강 해설사로 활동했다. 처음에는 태화강 생태에 대한 지식 함양에만 목적을 두고 있었지만 봉사활동과 연계돼 활동이 확대되고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서 정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식재를 직접 오감으로 느껴보고 만져보면서 식물에 대해 더 빠져들게 됐다. “알면 더 사랑하게 된다”는 말처럼 일을 더 좋아하게 됐다. 태화강 생태해설사, 자연환경해설사, 지방정원 해설사, 국가정원 해설사를 거쳐 2019년 시민정원사 4기 양성교육을 통해 시민정원사로 활동하게 됐다.  

 

▲ 태화강국가정원 내 윈터가든 가드닝 계획수립을 위한 자원조사.


Q.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주로 하는 일은 정원에 식재를 보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식재 교체, 죽은 나무 교체 등 훼손된 정원을 다듬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정원으로 가꾸는 역할을 한다. 현재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에서 대상지로 지정한 태화강국가정원, 민간정원 3곳(온실리움, 구암정원, 발리정원), 도시숲정원 보육공간 5곳(달천철장, 공한지, 돌방공원, 소바우공원, 달빛공원), 스마트가든 정원 등에서 자원조사와 더불어 가드닝(정원을 가꾸고 돌보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가드닝 활동은 ▲대상별 도시숲·정원 대상 프로그램 운영 ▲대상지 유형별 맞춤형 가드닝 운영 ▲취약계층 대상 가드닝 교육 등이다. 또한 프로그램 활동일지 작성과 사업 온·오프라인 홍보도 하고 있다. 정원 조성에 참고하기 위해 공원과 정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건의 사항도 취합한다. 가드닝과 설문조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주민 건의 사항이나 문제점을 해당 지자체에 전달할 계획이다.  

 

▲ 정원실습보육공간 조성지 가드닝 계획수립을 위한 자원조사.


Q. 시민정원사로서 추구하는 가치나 목표는?
처음에는 봉사의 개념으로 시작하게 된 일이 직업이 됐다. 예전에는 동네 주민들이 정자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면서 이웃 간 소통이 활발했다. 하지만 점점 도시화되면서 이웃 간의 대화가 단절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으로 대화 단절은 더욱 심해졌다. 내 집 앞 10분 거리에 정원이 있다면 이 정원은 이웃과 공동으로 가꾸면서 소통할 수 있는 정자나무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정원이란 마음의 치유도 있지만 이웃 간 소통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정원 문화를 시민들에게 전파하고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문화로 확산시키려 한다. 요즘에는 ‘파테크(파+재테크의 신조어)’, ‘키친 정원’ 등 각종 채소를 가정에서 가꿔 이웃과 함께 나눠 먹기도 한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동참하는 것이 가장 큰 가치가 있는 정원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지역 주민들이 직접 가꾸는 정원으로 만들고 싶다.
예전에는 아버지들이 자녀들과 문화 활동을 즐기기 위해서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했지만 태화강국가정원이나 울산대공원 등 다양한 생태공간이 조성되면서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아이들과 건강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됐다. 태화강국가정원은 생태자원이 풍부해 계절별 장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요즘 정서적으로 아이들이 힘든 부분이 많은데, 잘 가꿔진 숲이나 정원이 주변 곳곳에 많이 생긴다면 아이들의 정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원이 활성화된다면 식재뿐만 아니라 철새들도 찾아와 생태환경이 조성되고 교육적으로도 뛰어난 울산만의 자원이 많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시나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큰 단위의 정원이 아니더라도 주민들이 직접 정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전파하고 그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장이식(2기 시민정원사)=시민정원사가 주축이 돼 시민들이 가꿀 수 있는 정원 공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의식주를 해결하는 삶에서 벗어나 삶의 질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에 발맞춰 다양한 기능의 정원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정원은 부족한 것 같다. 특히 요즘은 정신적으로 힘든 아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정원에서 놀고 즐기며 치유 받고 행복해지길 바란다. 정원에 놀이공간이 가미된 정원놀이터,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예: 삽목 체험)이나 실습이 가능한 공간이 많아져 시민정원사의 활동 범위가 점차 확대되길 바란다.
정숙임(2기 시민정원사)=아이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원 공간이 제공돼 건강을 되찾고 생태와 가까워지길 바란다. 세계는 이제 기후변화에 있어 등한시할 수 없는 현실에 마주쳤다. 이에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도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힘이 얼마나 큰지 알게 해줬다. 힘든 환경을 이겨내는 식물들과도 친구처럼 늘 가까이 있으면서 관심으로 배려하고 따스한 손길로 울산만의 정원을 만들어 나아가고 싶다.
이정림(3기 시민정원사)=울산을 정원도시로 만들고 싶다. 정원모임도 하고 삶의 의미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퇴직자들이 정원을 통해 인생 이모작을 준비할 수 있길 바란다. 울산이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초석의 역할을 해왔지만 공업도시가 돼가는 과정에서 공해도시, 오염도시의 오명을 얻기도 했다. 최근 태화강국가정원, 영남알프스 등 다양한 생태자원을 통해 울산은 공업도시이면서 생태도시로 나아가는 과정을 밟고 있다. 더 나아가 정원도시가 돼 울산에 오면 스토리가 있고 볼거리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길 바란다.
김옥임(4기 시민정원사)=울산의 발전을 위해 아버지들이 고생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 일만 해오던 아버지들이 자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정원 관련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울산의 기업들이 나서서 1사 1정원을 진행했으면 좋겠다. 기업에 정원 문화가 확산되면 가족들이 함께 기업 정원을 찾아오고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생태환경 조성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자가 건강하면 가정이 건강하고, 기업이 건강하면 울산도 함께 건강해질 것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던 퇴직자들이 쉴 수 있는 정원이 울산 곳곳에 많이 생기길 바란다. 우리가 가꿔나갈 생태자원은 후세에 물려줘야 할 큰 가치가 있는 자원이다. 보다 많은 시민이 울산의 정원 문화 확산에 참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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