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백년숲 산림경영에 나선 산주들

기획/특집 / 이종호 기자 / 2021-11-17 04:29:51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공동기획
울산산주포럼 준비 워크숍
마상규, 김종관 박사 강연
▲12일 상북면행정복지센터에서 울산산주포럼 준비 워크숍이 열렸다. ©김선유 기자

 

녹화 성공국에서 산림경영 선진국으로

 

[울산저널]이종호 기자= 12일 울주군 상북면행정복지센터에서 ‘울산산주포럼’ 준비 워크숍이 열렸다. 이날 워크숍은 노사발전재단 상생형 지역일자리 컨설팅 지원사업으로 수행하는 울주형 그린뉴딜 일자리 1분과(산림경영)의 네 번째 상생협의회로 개최됐다. 

 

마상규 생명의숲 고문(임학박사, 전 강릉임업기계훈련원 원장)은 ‘백년숲의 사회경제적 가치관리’를 주제로 발표했다. 백년숲이란 갓 심은 나무부터 100년 된 나무까지 나이별 면적이 같도록 지속적으로 순환하는 산림생태계를 뜻한다. 수고성장 30미터, 직경성장 40센티미터, 재적생산 헥타르당 600㎥를 넘나드는 숲을 백년숲이라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산림녹화로 민둥산에서 벗어난 우리 숲은 40~50년 된 나무들만 빽빽하게 자라 있다. 지금처럼 ‘목상’들에 맡겨 모두베기(개벌)하고 40~50년짜리 숲을 반복할지 아니면 지속가능 산림경영으로 백년숲을 일굴지 기로에 서 있다. 

 

직경이 15센티미터로 성장하는 나무나이 35년 시점은 토지수확 최대시점이다. 직경 20센티미터에 나무나이 50년쯤 되면 재적수확 최대시점에 이른다. 제재목 생산은 직경 30센터미터에 75년은 자라야 가능하다. 건축재로 쓰이는 대경재를 생산하려면 직경 40센터미터에 나무나이 100년은 넘어야 한다. 숲이 오래될수록 생물종은 다양해지고 수자원과 토양을 보전하는 생태적 가치가 커진다. 마상규 박사는 “숲의 생태적 가치를 기반으로 경제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재화 생산과 서비스 생산을 지속시키는 것이 이상적인 사회적 자본으로서 백년숲의 가치”라며 “백년숲경영으로 녹화 성공국에서 산림경영 선진국으로 가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리 안 돼 형편없는 우리 숲”

 

숲은 재산이다. 하나의 은행과 같다. 하지만 40~50년 된 우리 숲의 재산 가치는 낮다. 원료공급도 부족하다. 임목축적 헥타르당 150㎥ 정도인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원목은 연간 헥타르당 0.7㎥에 지나지 않는다. 임목축적 330㎥/ha에 연간 5.5㎥/ha를 생산하는 독일에 견주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소득도 낮다. 50년 키워서 헥타르당 100만 원을 버는 수준이다. 

 

숲의 재산 기능, 원료공급 기능, 소득 기능에 맞춰 산림을 경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마상규 박사는 “지금 우리 숲은 관리가 안 돼서 형편없는 지경”이라며 재적과 본수, 직경 등을 관리해 양적, 질적으로 산림재산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와 장비, 기술이 부족해 간벌(솎아베기)이 제대로 안 되는 점도 지적했다. 

 

연간 나무 생장량보다 적게 간벌하는 것이 지속가능 산림경영의 기본이다. 우리나라 평균 임목축적 150㎥/ha의 2%만 간벌하면 3㎥/ha의 원료를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0.7㎥/ha에 지나지 않는다. 마상규 박사는 이 양을 4~5배 늘리면 일자리가 그만큼 증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업 부산물이나 미이용잔재 등을 수집해 바이오매스로 활용하는 것도 원료공급 관리의 주요 과제다. 

 

소득 관리의 핵심은 원목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원목의 가치를 높게 하려면 간벌한 전목을 산에서 끌고 내려와야 한다. 그러려면 산림경영 대상지가 단지화돼야 하고 경영조직이 갖춰져야 하며 임도와 집재, 다층림 갱신 기술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산림경영 여건이 여의치 않다. 마상규 박사는 “하이애나처럼 뜯어 먹기만 하지 제대로 된 경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임도 있으면 숲을 넓게 쓸 수 있다”

 

백년숲의 사회적 관리 방안도 제안했다. 숲의 사회적 기능은 문화서비스 기능, 고용 기능, 연관 산업 지원 기능으로 나뉜다. 숲은 휴양, 치유, 요양, 산림 스포츠, 정원, 교육, 문화재 보호, 수목장 등으로 기능한다. 마 박사는 “숲의 문화서비스 기능을 높이려면 숲에 길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임도만 잘 돼 있으면 숲을 넓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숲 1헥타르를 100년 경영할 때 자원 조성에 100명, 원목 생산에 100명의 노동력이 투입된다. 경영자급 기술자는 1000헥타르에 1명, 기능인급 기술자는 200헥타르에 1명이 필요하다. 

 

마상규 박사는 “경제관료들은 숲을 개인 자산이라고만 생각하는데 국민이 숲이 지닌 다양한 가치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숲을 정상적으로 경영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숲과 친해지고 산림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 박사는 산림농업, 임산물 가공, 산림서비스 분야 등 연관 산업에서 일자리는 훨씬 더 많아진다고 덧붙였다. 

 

목표 재적 도달까지 사회적 지원 필요

 

연간 1만㎥의 원목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려면 최소 1만 헥타르 이상의 산림경영단지가 있어야 한다. 이 단지를 체계적으로 경영하려면 의사결정 단위와 실행 조직, 지원 조직 등이 있어야 한다. 마상규 박사는 산주 4명과 공무원, 산업체, 전문기술자 각 1인 등 7명으로 구성된 핀란드 산림경영위원회 사례를 소개했다. 산림 거버넌스(협치)로 10년간 산림 기본계획과 경영계획을 수립하면 사회 갈등을 줄일 수 있다. 경영 실행 조직은 전문 기술자를 고용해 직접 산림을 경영하고, 경영구별 작업자들을 관리한다. 지원 조직은 산림계획 수립과 교육훈련, 기계장비와 종묘 등을 지원한다. 마상규 박사는 “지금 우리 산림산업과 임업은 절망 상태”라며 “상황이 굉장히 어렵겠지만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이 나서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상규 박사는 목표 산림 재적 250㎥/ha, 원료공급 3~5㎥/ha가 달성돼 산주 소득이 발생하고 임도 등 산림산업 기반이 조성될 때까지 임업에 대한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스트리아는 임도 조성 비용의 99%를 국가가 지원했다. 산주 소득이 늘면서 산주 부담률을 5%로 늘렸다. 마상규 박사는 한독산림협력사업 때처럼 현장 매니저(포레스터)의 임금을 국가가 100%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계가 들어갈 수 있는 작업로 조성도 일본처럼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숲은 살아서 50~100년 동안은 탄소를 흡수하고 사회에 혜택을 주는 사회적 자본으로 기능하고, 벌채되거나 판매될 때는 산주의 개인 자본이 된다. 마상규 박사는 사회적 자본으로서 숲이 산주 자본으로서 목표 재적의 80~90%까지 성장할 때까지 정부에서 지원하고 재정관리 모델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의 역할

 

마상규 박사는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이 다목적산림의 지속 경영이라는 백년숲경영 철학을 실현하고 국공사유림 협동으로 지역 산림 가치를 높여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숲을 건강하게 보전하고 원료공급과 일자리 개발, 산림산업 체인 관리에 나설 것도 주문했다. 

 

정부-산주-시민이 협력하는 협동화 경영 모델 개발과 전문가 경영을 선도해 달라는 부탁도 했다. 울주에서 시작해 전국 250여 곳으로 확대됐던 사유림협업경영이 정착되지 않은 건 제도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울주 백년숲 모델을 법제화하는 방안 마련도 요구했다. 특히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산촌에 와서 일할 수 있도록 일본 현마다 있는 임업기술전문학교나 독일의 주별 임업전문대처럼 경남권역 임업기술대학 설립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산주포럼과 집합산림경영체계

 

김종관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임학박사, 전 양산 임업기술훈련원 원장)은 “국가 사회와 산림소유자가 함께 참여하는 집합경영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며 “집합경영체계를 정착하기 위해 의결기관 역할을 하는 산주포럼을 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행기관으로서 경영주체를 어떻게 설립할 것인가? 김종관 박사는 세 가지 안을 제시했다. 시군 지방자치단체 조직으로 임업지원센터나 산림공사를 설립해 전액 정부예산으로 운영하거나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산하 백년숲 임업관리소를 신설해 정부예산 지원과 ESG 등 기업체 후원금 등으로 운영하는 방안, 세 번째로 기업과 산림사업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사업자협동조합을 설립하는 안이다. 김종관 박사는 지자체와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지역임업 전문가, 산주, 주민대표 등으로 지역산림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산림경영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실행기관인 경영주체를 설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워크숍에 앞서 열린 울산산주협의회 설립추진위원회 2차 회의에서는 오는 12월 2일 발기인대회를 열고 산주협의회를 공식 발족하기로 결정했다. 울산산주협의회는 산주임업인교육, 산림경영아카데미, 울산산주학교 등 교육사업과 임업직불제 시행에 따른 산림경영체 등록, 산림복합경영단지, 임산물재배단지, 임산물제조가공시설, 스마트팜 귀산촌마을, 자연치유센터, 유아숲체험장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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