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시간을 들여야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도시”

사람 / 조강래 인턴 / 2021-11-24 00:00:28
사람과 로컬

싱어송라이터 길기판

▲ 길기판 싱어송라이터 ©조강래 인턴기자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울산에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며 버스킹시티라는 콘텐츠 제작기업을 운영한다.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한다. 작사·작곡, 편곡을 통해서 음원사이트에서 들어볼 수 있는 음원을 제작하고, 싱어송라이터로서 제작한 음원들과 평소에 연습해왔던 대중가요를 갖고 울산에서 다양한 공연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작사·작곡 방법, 음악에 대한 접근 방법 등 학생들에게 싱어송라이터라는 직업에 대해서 교육도 한다. 버스킹시티라는 사업체를 통해서 울산에 있는 다른 인디 음악가들이 음원을 만들고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업이나 방송국에 필요한 음악을 만들어서 제공하고 기관이나 축제에서 필요한 공연 기획까지 진행한다. 라디오에서 ‘음악과 사회’라는 코너를 진행하면서 우리가 뉴스를 통해서 접해볼 수 있는 기사 내용을 대중가요와 엮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코너를 진행하고, 코로나19로 무대공연을 진행하기 어려운 아티스트를 위해서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기도 한다.

Q. 이번 주제가 지역에서 로컬의 가치를 활용해 문화, 예술 등의 활동을 하거나 로컬의 가치를 브랜드화한 사례들을 만나는 것이다. 지역에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면서 지역의 가치를 살려서 진행한 활동이 있다면?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울산에 애정이 별로 없었다. 싱어송라이터로 살게 되면서 오히려 애정이 생기게 됐다. 사실 울산 싱어송라이터가 울산에 대한 노래를 만들기 시작한다면 많이 찾아주겠지라는 계산적인 이유로 울산에 대한 노래를 만들게 됐다. 울산에 대한 노래를 만들고 울산에 감동받을 수 있는 멋진 곳들을 찾다 보니까 울산의 매력을 더 알게 됐다. 울주군과 영남알프스 주제곡을 만들기도 하고 과거 달천철장에서 쇠를 부리는 소재를 갖고 쇠부리축제 대표곡을 만들기도 했다. 개인 음원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내가 사는 곳 근처인 간절곶과 진하를 소재로 한 노래와 태화강을 소재로 한 노래를 콘텐츠코리아랩과 함께 제작하기도 했다. 울산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음악을 이제는 계산하지 않고 내가 마음에 드는 것들을 소재로 만들고 있다. 울산에서 생기는 버스킹, 외부 공연이 있으면 그냥 공연하지 않고 사람들이 울산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기획한다. 잘 담아내고 잘 느낄 수 있도록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무래도 창작을 하는 직업이다보니까 항상 소재가 필요하다. 내가 살고 있고 내 주변에 있고 내가 머무르고 걷고 하는 게 울산이니까 자연스럽게 소재로서 활용되는 것 같고, 활용되는 소재들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려면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어떤 모습을 찾아줘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니까 더욱 울산을 잘 알게 된다.

Q. 울산이라는 로컬이 가진 특징, 매력이 어떤 것이 있을까?


울산은 느슨함이 매력이다. 울산에서는 시간을 많이 들여야만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지도 않고 뛰어나게 화려한 것들이 많은 것도 아닌데, 머무르고 있다 보면 느낄 수 있는 그런 아름다움, 여유로움이 꽤 크고 넓게 펼쳐져 있다. 억지로 얽혀서 새로운 걸 만들어내려는 느낌보다는 각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커다란 곳들이 많이 있어서 느슨하게 돌아다니다 보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Q. 울산이라는 로컬의 가치를 잘 살려서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부각시키는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울산에 친구를 초대해서 친구를 데리고 울산에 이런 곳이 있다고 소개해보면 좋을 것 같다.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도시 같은 느낌보다 울산 곳곳을 한나절에 한 곳씩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 여행 오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한 장소 또는 두 장소 정도만 생각하고 그곳에서 흘러가는 시간과 장소의 느낌을 천천히 즐겨보면 좋겠다. 그래서 내 친구들을 울산에 데리고 와봤는데, 마음이 바쁜 사람일수록 울산에 감동을 느끼고 가더라. 울산은 대외적으로 산업도시 이미지 때문에 차갑고 바쁠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모습은 오히려 발견하기 어렵고 넓고 한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Q. 활동을 하다 보면 지역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 같다.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면?


울산이 지역 자체도 많이 바뀌어온 곳인 것 같다. 1900년대 중반까지는 그냥 농촌하고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지역이었다. 장생포는 어촌이었고, 삼산은 염전이었던 이런 도시가 공업화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문화와 외부 사람 유입이 굉장히 늘었다. 울산시티투어나 도시재생센터 같은 곳에서 얘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원도심에서 시작해서 도시가 성장하는 과정을 듣다 보면 도시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서울과 비슷한 부분이 있더라. 강북이 먼저 발전되고 강남이 계획해서 성장하고 다시 강북이 낙후되고 다시 도시재생으로 일어나고 하는 부분들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콘텐츠적인 면에서 울산은 부족함을 면치 못하는 것 같다. 콘텐츠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항상 어딘가 다 미치지 못하는 부족함이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울산답다고 생각한다. 끝없이 고래만 붙잡고 늘어지는 모습들도(웃음). 그런 어리숙함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지역에서 로컬의 가치를 살려 창업하거나 활동하는 지역 청년이 많이 보이는데,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내가 울산에서 활동하면서 이런 부분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말하면 좋을 것 같다. 울산에서 활동한다고 해서 서울과 차이가 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 입장이니까 음악은 특히 그런데, 울산에서 만드는 것과 서울에서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차이가 크다. 사람들이 들을 때 울산에서 만들었는지, 서울에서 만들었는지 알아주고 감안하면서 듣지 않는다. 항상 생각하는 게 표준을 알고 그것 정도의 퀄리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잘 만든다고 생각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들은 어떤 기획, 스토리, 디자인이 얼마만큼 세련되게 잘 만들어졌는지 알아야 한다. 환경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결과물에도 반영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의 돌파구를 찾아 나가야 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두 번만에 결과물이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수준을 거기까지 올리면 좋겠다. 그런 생각 때문에 울산에서 활동을 멈추지 않고 서울로 가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환경이 서울에 비해서 못 받쳐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울산에서는 돈이 많거나 충분히 시간을 들이고 길을 잘 찾는다면 분명히 방법을 잘 찾을 수 있을 텐데,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게 창작하는 사람에게는 편한 일이지 않나. 그런 것을 따라가려는 시도, 그 안에서 울산을 녹여내는 시도가 한두 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부족한 느낌의 앨범이어도 열심히 발매하고 그 다음번에 그것보다 더 나아질 수 있게 발전하려고 하고 있다. 여기 있으니까 이 정도라는 생각은 안 하고 싶다. 


조강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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