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꿈을 노래하리라”

문화 / 추동엽 (사)울산민예총 음악위원장 / 2021-11-23 00:00:29
문화마당

제5회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을 마무리하고

합창의 힘!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의 힘! 문화예술의 힘! 우리 민족은 노래를 참 좋아한다. 슬픔을 함께 노래하면 그 슬픔과 아픔이 반이 되고, 기쁨을 노래하고 나누면 그 기쁨과 행복이 배가 된다. 그리고 우리 조상들은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절기의례의 으뜸으로 삼기도 했다. 천지신명은 물론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춤과 노래에 담아냈다. 마음이 꼬인 것은 노래하여 내쫓고 몸이 뒤틀린 것은 춤을 춰서 내쫓았다고 한다. 부정부패로 사회가 뒤틀리고 꼬인 것은 온 마을이 함께 제사와 굿판을 벌여 내쫓기도 했다. 마음과 몸과 사회를 바로잡는 하나의 치유 방법으로 함께 노래하고 함께 춤을 췄던 것이다.


전통적으로 가무악은 몸이 꼬이고 사회가 뒤틀린 것을 바로잡아주는 기능을 한다. 모자란 것을 더하고 넘치는 것을 덜어낸다. 불가피하게 치우쳤던 것을 다시 바로잡는 것이다. 노동하면서도 노래하고 제사 지내면서도 춤을 춘다. 일과 노래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강강수월래가 그랬고 화전놀이가 그랬다. 지금에 와서는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이 그렇다고 본다.


‘우리의 꿈을 노래하리라’를 마지막으로 전국에서 모인 300여 명의 합창단이 한목소리로 노래하며 감동적인 무대를 만들어 냈다. 몇 개월 동안 함께 준비해온 수 많은 사람의 열정과 애정과 마음들과 목소리들이 모여 제5회 전국민주시민합창제는 큰 울림이 있는 행사로 잘 마무리됐다.


코로나19로 합창축전 집행위원들은 노심초사 연기될까 마음 졸였던 날들의 연속이었고 혹여나 방역지침이 강화될까 매일 매일 매 순간 확인하며 준비 사항들을 점검해 나갔다. 어떤 일을 해나가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모으는 일은 참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과정이 중요한 것이고 세심하게 마음을 모아야 할 것이고 추진력 있게 일은 또 해나가야 한다. 행사 연출을 맡은 난 그러했는가? 겸손했는가? 전체를 보고 사람 하나하나 헤아리며 행사를 치러냈던가? 더 빛나는 전국민주시민합창제로 만들어 내기 위해 한 번 더 애를 썼던가? 반성해 본다. 


행사를 마무리한 지 열흘이 지나 무대감독을 다시 만났다. 당일 챙기지 못한 기념품인 무릎담요를 스텝들과 나누고 싶어서였다. 무대감독과 스텝들도 전국의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합창단들의 열정에 놀라웠고 의미 있는 행사에 스텝으로 함께 해 감동이었다고 했다. 진행에 매끄럽지 못한 부분은 뭐였나 되돌아보며 따스한 늦가을 햇살 아래서 웃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하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 공연을 준비하고 치러낸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몇 개월간 고생한 집행위원들이 그랬고, 무대감독과 스텝들이 그랬고, 방송사 피디와 작가도 좋은 인연이었다. 울산에서 함께 자주 봐왔던 조명, 음향, 영상팀들도 손발이 잘 맞아 만들어 낸 행사였다. 물론 주인공은 전국에서 민주주의와 통일과 평화, 인권, 노동을 노래하며 삶 속에서 실천해온 축제 준비위원들과 합창단원들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늘 실천의 현장, 투쟁의 현장에서 불리던 노래들이 이렇게 잘 차려진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으며 좋은 음향으로, 그리고 방송사 채널로 사람들에게 전해지다니. 묘하고 감동도 깊고 수많은 사람의 세상의 변화에 대한 열정이 만들어 낸 투쟁의 결과물인데 이것이 앞으로도 계속되면 좋겠다는 희망도 품어 본다. 참노래는 사람을 깨운다.


추동엽 (사)울산민예총 음악위원장, 노래창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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