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초당에서 정약용 다시 보기

문화 /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2021-11-23 00:00:29
백태명의 고전 성독

백 살 넘은 사람이 만 명이 넘어가는 건강과 지혜가 넘치는 시대가 되었다. 학술원 회원 조동일은 팔팔한 팔십 초반이다. 학문하는 재미에 퐁당 빠진 아이요, 자연을 두루 찾아다니는 열정 넘치는 청년이다. 얼마 전에 나도 다녀온 다산초당을 지난겨울에 갔다 왔다고 한다. 다산초당에서 정약용을 다시 본 이야기를 펼치는데 상식을 넘어서는 탁견이라 우리 독자들과 나누지 않을 수 없다.


살아가는 데 스승으로 자연, 책, 사람이 있다. 사람보다는 책, 책보다는 자연이 주체적 깨달음을 일깨워주는 더 훌륭한 스승이다. 정약용은 귀양살이라는 불운이 행운이 되어 최고의 스승, 바로 험난한 자연, 자연과 일체인 농부와 어부를 만났는데, 그들을 스승으로 알아보는 안목이 부족했다. 그 궁벽한 산골에 책을 2000권이나 옮겨와 과도한 인용을 일삼는 문헌 고증의 학문을 이어갔다. 책을 많이 써서 대학자가 되었다. 인용 나열과 인물 숭배의 폐풍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학문을 망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한양도성의 세도가 학자들을 너무 의식했나? 사대부로서 우월감이 농민을 대등한 창조의 동반자로 볼 수 없게 했나? 농민을 그저 무지하고 불쌍해 돕고 다스려야 할 대상으로 생각했나? 농민은 삶이 힘겹지만 생의 의지, 사는 보람, 공동체의 신명으로 또 다른 세상을 이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나? 인용이 넘치는 <목민심서>의 한 대목을 읽어보자.

‘유튜브, 조동일문화대학 학문 왜 어떻게, 2-1강, 세 가지 배움: 자연과 가까워야’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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朱子曰(주자왈) : 주자(朱子)는 말했다.
凡天下疲癃殘疾煢獨鰥寡(범천하피륭잔질경독환과)는 : “무릇 천하에 노인 병자, 불구자, 외로운 자, 늙은 홀아비, 늙은 과부는
吾兄弟之顚連而無告者也(오형제지전련이무고자야)라 : 모두 나의 형제로서 아주 곤궁하여 호소할 곳이 없는 사람들이다.
君子之爲政(군자지위정)에 : 군자가 정치를 할 적에는
要主張這等人(요주장저등인)이라 : 이런 사람들을 위하여 힘을 많이 써야 할 것이다.”
五子近思錄(오자근사록)이라 : - 오자(五子)의 <근사록(近思錄)>에서 인용함 -
梁孔奐爲晉陵太守(양공환위진릉태수)에 : 양(梁)나라 공환(孔奐)이 진릉 태수(晉陵太守)로 있을 적에
淸白自將(청백자장)하고 : 몸가짐을 청백하게 하고
秩俸分贍孤寡(질봉분섬고과)하니 : 제 봉급을 나누어서 고아와 과부를 도와주니, (秩녹봉질)
號曰神君(호왈신군)이라 : 신군(神君)이라 불렀다.
程伯子爲晉城令(정백자위진성령)에 : 정백자(程伯子)가 진성령(晉城令)이 되자,
凡孤煢殘廢者(범고경잔폐자)는 : 무릇 외롭고 병든 자들은 (煢외로울경)
責之親戚鄕黨(책지친척향당)하여 : 그들의 친척들이나 마을 사람들에게 책임을 지워
使無失所(사무실소)하고 : 그들의 살 곳을 잃지 않도록 하고,
行旅出於其道者(행려출어기도자)하다 : 그 경내를 지나가는 여행자들이
疾病皆有所養(질병개유소양)이라 : 병이 들면 모두 치료해주었다. (養치료할양)
大明律曰(대명률왈) : <대명률(大明律)> 호율(戶律) 수양고로(收養孤老)에 이렇게 규정하였다.
凡鰥寡孤獨及篤廢之人(범환과고독급독폐지인)으로 : “무릇 홀아비ㆍ과부ㆍ고아ㆍ늙어 자식 없는 사람 및 독질(篤疾)ㆍ폐질(廢疾)의 사람으로서,
貧窮無親屬依倚(빈궁무친속의의)하여 : 가난하고 의지할 친척도 없어서
不能自存(불능자존)을 :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을
所在官司(소재관사)에서 : 그 소재지의 관에서
應收養而不收養者(응수양이불수양자)는 : 거두어 주어야 하는 것인데, 거두어 주지 않았을 경우에는
杖六十(장육십)이라 : 곤장 60대의 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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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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