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식 해상풍력단지로 그린수소 생산을

기획/특집 / 이기암 기자 / 2021-07-23 09:19:26
▲ 지난해 11월 울산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 종교계, 정당 등 76개 단체가 모인 ‘울산기후위기비상행동’이 출범했다. 이들 단체는 매주 금요일 기후위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기암 기자

 

<기획> 그린수소, 미래에너지 대전환의 시작


1.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로 그린수소 생산을
2. 새만금개발청의 새만금 그린수소 생산 클러스터
3. 광주형 AI-그린뉴딜의 성공과 시민주도 녹색분권 실현
4. 에너지 전환, 그리고 각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갈등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전 세계가 2050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오는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담은 파리기후협정 이행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월 기후적응정상회의를 시작으로 4월 세계기후정상회의, 5월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6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어 9월 UN 총회, 10월 G20 정상회의,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등이 연이어 열린다.
 

한국판 뉴딜 계획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난 시점. 국내에서 민간 뉴딜펀드 출시와 ‘국민참여 뉴딜펀드’ 조기 판매 완료 등 한국판 뉴딜에 대한 긍정적 관심이 많았던 지난 1년이었다. 정부는 그린 모빌리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전기·수소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구축 확대, 노후 경유차 전환 및 조기 폐차 지원, 친환경 선박 전환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수립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은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국민 삶의 질 향상 등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울러 탄소중립 정책 총괄을 위해 녹색성장위, 국가기후환경회의, 미세먼지특별위 등을 통합했고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으로 올해 5월 출범했다. 탄소중립위원회는 10월 말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으로 국내 태양광 업계도 수혜를 보고 있다. 국내 태양광 설치량이 늘어나면서 해외국가와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데, 향후 한국 태양광 설치량은 2022년 26.3GW, 2025년 42.7GW로 대폭 늘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뉴딜(Green New Deal)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것으로 세계 각국이 기존 제조업 산업에서 탈피하면서 신산업 육성으로 불안전한 경제 상황을 타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어찌 보면 과거 농경사회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났듯 탄소산업에서 신재생에너지 체제로의 전환도 일종의 산업과도기라고 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쓸 수 있는 석유와 석탄 등은 향후 몇십 년 더 쓸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점점 심각해짐에 따라 더 이상 탄소배출을 두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전 세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미 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수입품에 탄소가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앞으로는 탄소를 많이 사용하는 나라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뜻이다. 실제 현재 한국이 생산하는 재생에너지는 굉장히 적은 편이며 하루빨리 탈탄소, 저탄소 생산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탄소국경제도, 2026년부터 전면 도입
 

▲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의 성공을 기원하는 울산 청년들에게 송철호 시장이 인사를 건네고 있다. ⓒ이기암 기자

EU는 7월 중순 시멘트와 전기, 비료, 철강, 알루미늄에 적용되는 탄소국경조정제도 초안을 발표했다. 이로써 철강과 알루미늄 등의 기업이 많은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탄소국경조정제도란 EU로 수입되는 제품의 탄소 함유량에 EU ETS(탄소배출권거래제)와 연계된 탄소 가격을 부과해 징수하는 조치로 2023년부터 3년간 전환 기간을 거친 후 2026년부터 전면 도입된다. 전환 기간에는 배출량 등 보고의무만 부여하고 실제 비용 징수는 하지 않는다. EU는 2030년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기존 1990년 대비 40%에서 55% 이상으로 상향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도 2030년 탄소배출 피크, 2060년 이전 탄소 순배출 제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2035년까지 그린뉴딜 분야에 연방예산 1조7000억 달러(한화 1850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것인데 친환경차 산업에 약 1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공공충전소 확대를 통해 전기차 시장도 선점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약 2조 달러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인프라에 투자하고 5년 내 태양광 패널을 5억 개, 풍력터빈을 6만 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으로 그린에너지 선도


울산이 핵심적으로 밀고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은 오는 2022년 생산종료를 앞둔 동해가스전 시설을 활용해 조성되는데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가스유전인 ‘동해가스전’을 폐기하지 않고 청정에너지 신산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 면적의 2배에 달하는 동해가스전 인근에 6GW급 세계 최대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한다.
 

울산이 부유식 해상풍력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부유식을 하기에 좋은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의 바다는 수심 100미터에서 200미터의 대륙붕이 넓게 분포해 있어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건설에 최적의 조건이다. 여기에 인근의 원전과 울산화력 등 발전소와 연결된 송·배전망도 활용할 수 있으며 세계적인 조선·해양플랜트 기업들을 비롯해 풍력발전기, 케이블, 전력계통 분야의 148개 기업이 울산에 모여 있다. 

 

울산에 위치한 한국석유공사, 한국동서발전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동해가스전의 재사용과 관련해 일부 어민들의 반대가 있긴 하다. 현재 울산에서 활동 중인 해상풍력 발전사업 관련 어민단체는 4곳으로 보상금과 관련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 MW급 부유식 해상풍력 시스템 개발 국책과제 착수 회의를 열고 있는 울산시. ⓒ이기암 기자

 

부유식 해상풍력과 관련해 이미 다수의 해외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GIG-TOTAL, 에퀴노르, ShellCoensHexicon, CIP-SK E&S, KFWind 등) 울산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기술·사업 제휴 등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철호 시장은 정부에 어업인 지원을 위한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과 점·사용료의 합리적인 조정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울산시는 부유식 해상풍력을 통해 혁신성장 기반 구축, 선제적 기술개발로 국제 그린에너지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에는 2030년까지 총 36조 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울산시는 지난 5월 ‘부유식 해상풍력 육성 비전 선포식’을 열고 한국형 그린뉴딜을 선도하며 전 세계 청정에너지 시장을 선점할 울산의 3대 전략과 9대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부유식 풍력발전 세계시장 선도, 생산·운송·저장·활용 등 해상풍력을 활용한 그린수소 전주기 생태계 조성, 기존 주력산업의 원활한 사업 전환, 바다목장, 해양 관광 등 연계사업을 발굴함으로써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청정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부유식 해상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의 20%를 활용해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혁신적인 산업 융합 전략을 추진한다.
 

부유식 해상풍력·그린수소단지 조성 지역공급망 협의체를 조직한 수많은 울산의 관련 중소·중견 기업인들은 사업의 국산화기술 주체가 울산이 되기를 희망한다. 부유식 해상풍력이 기후위기 시대 울산을 재도약시킬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의 그린수소 정책에 발맞춰 현대중공업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5월, 울산시와 현대중공업, 유니스트 등 9개 기관은 ‘부유식 해상풍력 연계 100MW급 그린수소 생산 실증설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소경제 활성화에 적극 협조할 것을 다짐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21만 개 일자리 창출, 930만 톤 CO2 감축, 그린수소 8.4만 톤 생산 등이 기대되고 있다.

 

▲ 지난 3월 울산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수소생산 공장과 연결된 배관을 통해 수소를 공급받는 ‘상용 민자 수소충전소’가 문을 열었다. ⓒ이기암 기자

부유식 풍력발전은 조선업 위기 등 울산의 주력산업 침체를 극복하고 미래시장 변화에 근본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민선 7기 울산시가 고민 끝에 내놓은 해법이다. 발전기를 바다 위에 띄워 먼바다의 강하고 지속적인 바람을 사계절 활용하는 부유식 해상풍력은 전력 생산효율이 높고 시장 규모도 커 세계적인 유망 신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시민가상발전소 구축
총 30억1400만 원 출자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맞춰 울산시는 울산시민가상발전소 1호기를 준공하고 본격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울산시가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의 공모사업(지역에너지 신산업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난 4월부터 진행 중인 ‘울산시민가상발전소 구축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1호기는 북구 달천농공단지 ㈜아이제이건물 옥상에 83.2㎾ 규모로 지난 11월 13일 착공했다. 울산시민가상발전소는 건축물 유휴 옥상 19곳에 총용량 1500㎾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이 설치된다.
 

‘울산시민가상발전소 구축사업’은 정부(산업통상부), 지자체(울산시), 참여기관(울산스마트에너지협동조합, 한국동서발전㈜), 주관기관(㈜에이치에너지), 시민 조합원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추진된다. 참여기관은 올해 총 30억1400만 원을 출자해 지역 내 유휴 옥상을 임대하고 옥상 태양광발전시설을 구축한다. 생산된 전력은 동서발전이 전력중개시장에 판매해 수익을 참여 시민 조합원에게 배분한다.
 

울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태양광을 통한 발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태양광발전사업의 사업자 선정 방식과 관련해 지자체와 지역기업들, 지역 환경단체 간에 갈등이 많다. 이를 어떻게 적절히 풀어나갈지가 관건인데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하는 뉴딜 사업들을 국가가 주도하는 큰 국토사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태양광발전사업의 경우 산을 깎는 등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많이 되고 이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일례로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도 도로를 만들고 철도망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많은 공사가 진행될 것이고 이는 곧 환경피해로 연결될 것이라고 환경단체들은 우려하고 있다.

 

 

▲ 울산의 수소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실증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는 울산테크노파크. ⓒ이기암 기자

울산 최초 배관 통한 수소충전소 개소

울산의 아홉 번째 수소충전소인 에어프로덕츠코리아(주) 울산공장 수소충전소가 남구 용연동 ‘에어프로덕츠코리아(주) 울산공장 안에 문을 열었다. 충전압력 700bar 규모로 개소한 이 충전소는 울산 최초로 수소생산 공장과 연결된 배관을 통해 수소를 공급받는 상용 민자 수소충전소다.

 

이 충전소는 튜브트레일러 교체 없이 안정적으로 수소 공급이 가능하며 처리 능력은 압축기 용량 시간당 25㎏으로 수소차 넥쏘 5대 이상 충전할 수 있다. 특히 지자체가 국비를 지원받아 수소충전소를 설립했던 것과는 달리 민간이 직접 정부로부터 15억 원의 사업비를 보조받아 충전소 건립과 운영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설치됐다.
 

에어프로덕츠는 1940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세계 최대의 수소 생산업체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수소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용 가스를 45년 이상 공급하고 있고 2010년 상암 수소충전소를 비롯해 국내 초기 수소충전소 설비를 공급해오면서 한국의 연료전지차량 개발에 기여했다. 또한 하루 650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최초의 상용급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인 ‘사우디아라비아 네옴(NEOM) 프로젝트’를 발표해 탄소 감축을 위한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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