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담긴 젊은 영화인들의 작품을 많이 보러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 / 정승현 기자 / 2021-11-19 10:23:46
울산국제영화제만의 정체성은 '울산'과 '청년'
울산국제영화제 신민재 프로그래머 인터뷰
▲ 울산국제영화제 사무국에서 영화제 준비로 바쁜 신민재 프로그래머. ⓒ정승현 기자

 

[울산저널]정승현 기자 = 오는 12월 17일부터 21일까지 첫 번째 울산국제영화제가 울산문화예술회관과 메가박스 영화관에서 열린다. 슬로건은 '청년의 시선, 그리고 그 첫걸음'. 울산국제영화제만의 정체성을 한 마디로 말하면 ‘청년’이다. 울산국제영화제에서는 울산이 담긴 젊은 영화감독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젊은 영화감독들의 첫 걸음을 지원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는 울산국제영화제 신민재 프로그래머를 18일, 시청 근처 영화제 사무국에서 만났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현재 울산국제영화제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총괄해서 진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 영화제 상영작을 선정하는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다. 

 

Q. 어떤 계기로 울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참여하게 됐나.

 

원래 프로그래머는 아니고 영화 현장에서 일하는 영화감독이다. 울산시에서 젊은 영화인의 작품을 제작 지원하고, 신인 감독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제게 얘기했고, 함께 일해보자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영화를 직접 제작하고 만들어본 현장 경험이 많기 때문에 젊은 영화인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미래 예술인들을 지원하자는 영화제 취지가 좋아서 함께하게 됐다. 

 

Q. 울산국제영화제만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울산국제영화제가 제작 지원하는 젊은 영화인들의 작품에 울산이 담긴다. 다시 말해, 울산의 공간이나 울산 지역 배우, 시민들, 울산을 주제로 한 이야기 등 다양한 요소가 영화에 담기는데, 이게 바로 울산국제영화제만의 정체성이자 다른 영화제와 다른 차별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실제로 작년부터 젊은 영화감독들을 지원했는데, 총 24개의 단편 영화가 만들어졌고, 10편을 울산에서 찍었다. 울산에서 제작 지원한 영화가 영화제에 출품되고, 상을 받는 등 이미 성과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Q. 울산은 같은 경상도권인 부산이나 대구와 비교해 봐도 영화 인프라가 부족하다.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전용 극장도 없고. 특히 영화를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있는 학교나 시스템 자체가 없다. 차라리 국제영화제에 드는 비용을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쓰는 게 더 낫지 않은가?

 

영화 학교나 독립예술영화 전용 극장 같은 인프라는 영화 산업적인 측면의 얘기다. 영화제는 영상위원회를 만들거나 영화 학교를 세우는 거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일이고 페스티벌 같은 개념의 작은 조직이다. 물론 그런 산업적인 인프라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 영화제는 그런 인프라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공감대를 시민들 사이에서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영화제를 통해 시민 사회에 천천히 영화를 물들이고 싶다. 이를 테면, 전주국제영화제가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고, 지역 사회에 탄탄히 자리 잡으면서 현재 예술 영화관을 비롯한 다양한 영화 인프라가 만들어졌다. 이런 식으로 울산에도 조금씩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도 생기고 하면 산업적인 역량을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커질 것이다. 이번에 울산국제영화제에서 젊은 영화인뿐 아니라 울산 시민을 대상으로도 영화 제작 지원을 했다. 시민들이 직접 영화를 만들고 함께 소통하다보면 전문적인 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조금씩 형성될 것 같다. 

 

▲ 울산국제영화제 신민재 프로그래머 ⓒ정승현 기자

 

Q.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극장 문을 많이 닫는 등 영화계가 침체돼 있다. 특히 극장 대신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는 게 보편화됐다. 이와 관련해 영화제 측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 같다. 

 

그렇다. 아마 전 세계 모든 영화제 관계자들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영화제가 어떤 가치를 지녀야 하는지...물론 온라인 영화제가 열리고 있고, 그런 방향으로 가면 되지 않냐는 목소리가 있는데, 고민해봐야 한다. 어두운 극장, 집중해서 볼 수 있는 환경에서 새로운 이야기와 상황을 체험하는 게 영화를 관람하는 본질이 아닌가...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영화제에서는 평소 자주 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볼 수 있고, 그런 영화를 소개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또 gv를 통해서 관객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경험도 가능하고. 그래서 영화제는 계속 존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창작자들이 있고, 그들의 작품은 대형 ott 서비스나 온라인으로 보기 쉽지 않다. 방탄소년단도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있어야 하고, 수많은 영화 창작자들에게도 영화제라는 무대가 있어야 한다. 영화제가 있어야 영화도 계속 존재할 것 같다. 

 

Q. 그럼 곧 진행될 영화제 얘기를 해보자. 시민들이 울산국제영화제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나?

 

개막식 레드 카펫 행사와 축하공연을 준비하고 있고, 해외 감독들과 상영작에 나온 배우들을 초청한 상태다. 특히 요즘 인기 많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주요 배우 중 한 분이 울산국제영화제 홍보대사다. 또 거장 감독과의 대화 <마스터 클래스>가 마련돼 있고, 프랑스 거장 감독인 자크 오디아르의 최신작을 울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부대 프로그램으로는 울산 성남동 젊음의 거리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 것이다. 극장 앞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코스튬 플레이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또 시민 리뷰단을 만들어서 작품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와 영화 제작자의 강연도 준비돼 있다. 

 

Q.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뿌듯했던 점이 있나.

 

울산국제영화제가 지원한 젊은 영화인들이 울산에 와서 영화를 찍었다. 시민들이 학생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공간이나 소품을 빌려주는 등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더라. 이후 영화가 완성되고, 찾아가는 영화제를 진행했는데, 도움 줬던 시민들이 직접 영화를 보러 오셨다. 그렇게 시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좋았고, 뿌듯했다. 또 울산 시민이 직접 영화를 만들고, 그것을 지원하는데 시민 감독들이 영화를 하나 완성하고 나면 굉장히 행복해하고 뿌듯해한다. 

 

이밖에도 우리가 지원한 젊은 영화인들의 작품이 다른 영화제에 초청되고, 상을 받을 때 가장 뿌듯하다. 실제로 우리가 지원한 작품 중에 전주국제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도 있고, 파리 한국영화제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울산국제영화제는 이런 청년 감독들이 계속 영화를 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돼준다. 

 

Q. 앞으로 울산국제영화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가?

 

젊은 영화인들이 울산에서 영화를 찍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울산국제영화제만의 특별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이 영화제가 시민들이 사랑하는 축제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지역 축제이기 때문에 지역민들과 함께 하고 싶고, 영화를 통해서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고 각자의 삶을 존중하고, 누군가는 꿈을 실현하고 누군가는 위로받고...이런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가 됐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음 달 17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울산국제영화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해외작품들과 울산국제영화제가 제작 지원한 젊은 영화감독의 작품들. 거장들의 특별전. 코로나 시기 개봉했던 작품들 중 훌륭했지만 코로나로 조명 받지 못했던 좋은 작품들을 많이 소개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와서 함께 즐기셨으면 좋겠다.

 

 

[ⓒ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