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울산] “여행으로 지역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 울산착한여행 강선행

사람 / 구승은 인턴 / 2022-05-25 00:00:31

▲ 강선행 울산착한여행 대표 ⓒ구승은 인턴기자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울산착한여행 대표를 맡고 있다. 울산착한여행 법인을 2018년 10월 19일 설립했다. 여행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하든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여행으로 사회를 좀 더 행복하게 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시기에 경향신문과 착한여행본부에서 공정여행 기획가 과정을 개설한 걸 봤다. 궁금했고 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울산에서 서울까지 주마다 아홉 차례 올라가서 공정여행 기획가 과정에 참여했다. 교육비가 25만 원인데 교통비 식비로 200만 원을 쓴 것 같다. 그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에 부합했고 여행이 세상을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정여행사를 울산에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내가 사는 울산지역에 울산착한여행을 만들었다. 그게 첫 시작이었다.


결혼할 사람을 만나면 느낌이 오는 것처럼 공정여행 기획가 과정을 들을 때 이거구나 하는 느낌과 확신이 들었다. 울산착한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일을 고민할 때 지역 사람들에게 공정여행을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그래서 공간 오픈식이 아니라 ‘착한 토크쇼 어바웃 공정여행’이라는 행사를 기획해 진행했다. 3명은 올까 생각했는데 50명이 찾아 왔다. 한국관광공사 부산울산지사 지사장도 울산에 공정여행을 한다는 사람의 정체가 궁금해 찾아오기도 했다.


2019년에 코로나가 찾아와서 사업을 제대로 시작하기 어려웠지만 꿋꿋하게 지역 사람들과 지역을 알리는 공정여행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Q. 울산착한여행 활동에 대해 소개한다면?

공정여행을 유럽에서는 책임여행이라고 이야기한다. 공정여행은 유럽에서 30년 전부터 시작됐다. 누군가 여행을 하지만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불행한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관광의 그늘이 있었다. 관광객들의 욕망과 편리함 이면에는 지역의 환경파괴, 노동력 착취, 인권침해 등의 문제가 있었다. 여행이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시작되면서 공정여행이 시작됐다.


다른 나라에 여행을 갔을 때 여행하는 사람과 여행지에 있는 지역민들이 행복한 여행이 바로 ‘공정여행’이다. 책임의식을 갖고 여행해야 한다. 자연을 보호하는 여행, 문화와 역사도 존중하는 여행,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여행을 해야 한다. 책임여행은 여행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여행이다.


공정여행이라는 방향 속에서 울산착한여행은 마을여행을 고민하다. 공정여행 중에 마을여행이 있다.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지역의 것을 잘 알리기 위한 여행이다. 울산착한여행을 시작할 때 여행자들에게 판매할 공정여행 상품이 없었다. 2019년도 관광 스타트업 공모를 보고 어떤 것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불현듯 상품이 떠올랐다. 울산 동구에서 낚싯배를 운영하는 어민들이 있다. 동구의 바다 생태와 지역을 잘 아는 어민들과 보트에서 즐기는 피크닉 마을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지역 관광상품을 만들고자 했다. 어민과 착한여행이 협업해서 낚싯배 체험프로그램을 만들고, 어민들이 낚시 포인트와 뷰포인트를 연결한 해상 드리이브 피크닉 프로그램 만들었다. 바다에서 바라본 대왕암, 슬도는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울산 동구 바다의 자연선이 너무 이쁘더라. 그 풍경 속에서 인생샷을 찍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선장님이 들려주는 지역 이야기를 듣는다. 그 경험들을 큐레이션해서 보트에서 즐기는 ‘보크닉’이라는 상품을 만들어진 것이다. 울산착한여행에서 만든 첫 번째 상품이다.


두 번째 착한여행 상품을 만들 때는 울산다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차별화가 된다고 생각했다. 태화강국가정원에 대한 상품을 만들고 싶었다. 가장 좋은 콘텐츠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역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자신만의 감성과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독특한 사람들이 있다. 태화강국가정원을 사랑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해줄 수 있는 사람을 발굴하고 그 사람과 태화강국가정원 관광상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상품이 ‘임규동과 함께하는 태화강국가정원 한 바퀴’다. 울산착한여행은 임규동 선생을 태화강국가정원의 생태 파수꾼, 착한여행의 명예 가디언으로 부른다. 임규동과 함께하는 국가정원은 특별하다. 이규동 선생은 국가정원을 매일 산책하며 사진 일기를 쓴다. 국가정원을 사랑하기에 그 속의 변화와 생태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태화강 안에 서식하는 태꿩이 일기도 쓰면서 자신만의 감성으로 태화강을 소개하고 이야기하다. 지금도 명예 가디언으로 활동해주고 있다.


태화강국가정원에 대해 깊게 알게 되면서 새벽을 여는 떼까마귀 체험을 만들었다. 임규동 선생이 새벽에 까마귀를 보러 오라고 해서 갔는데 까마귀들한테 미안했다. 사람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갖지 않으려고 하는 나는 덮어놓고 까마귀를 싫어했다. 새벽에 대숲 위로 우르르 날아오르는 떼까마귀들을 보면서 나는 감동했다. 그렇게 ‘차별과 혐오를 넘어 새벽을 여는 그들의 향연’이라는 제목으로 새벽 시간 떼까마귀 체험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떼까마귀를 보고 호텔에 가서 세미조식을 먹는다. 사람들의 만족도가 꽤 좋은 상품이다.


다른 사람과 협력해서 만들었을 때 여행상품이 완벽해진다고 생각한다. 착한여행이 다하는 것은 신선하지 않다. 여행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은 지역의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다. 사람 콘텐츠가 정말 중요하다. 울산 태화강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조류학 박사도 만나고, 태화강을 사랑하는 사람도 만날 때 지역여행 경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더라. 울산을 여행할 때 점을 찍듯 가는 여행자들은 많다. 지역을 깊게 알 수 있는 여행프로그램을 만드는 곳들이 많지 않다. 지역민들과 지역만의 콘텐츠를 착한여행은 계속해서 만들어갈 것이다.

Q. 울산착한여행에서 운영한 마을여행 큐레이터를 양성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22년 ‘마을여행 울산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공정여행 큐레이터 과정을 진행했다. 지역여행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들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보조금 없이 자체 기획해 진행했다. 보조금 지원이 없었기에 11만 원의 참여비를 받았다. 공짜 교육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도 비용을 주고 온 분들이 있었다. 그분들이 착한여행의 진짜 팬이 되었다. 2021년 울산동구 마을여행 큐레이터 양성과정을 울산동구사회적경제일자리센터와 협력해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지역의 다양한 콘텐츠를 알고 지역을 연결하는 큐레이터가 많아져야 한다. 여행을 바탕으로 지역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굴하고 양성해가고 싶다.

Q. 공정여행의 매력에 빠진 계기와 지역에서 공정여행의 중요성에 대해 말해 달라.

공정여행을 시작한 이유는, 거창할 수 있지만 여행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 자체가 신선했고 매력적이었다. 여행이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갖는 편견이나 차별의 문화를 어떻게 공감과 이해의 문화로 바꿀 수 있을까 고민했다. 서로를 너무 모르기에 편향되고 왜곡되고 차별과 혐오를 낳는다.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문화를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여행만큼 좋은 교육이 없다고 생각했다. 교육 차원에서 여행을 고민했던 것 같다. 지역을 잘 이해해서 같이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여행이라면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 사람과 지역을 이해하고 문화에 공감하는 세계시민여행을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도 그 마음이 있는데 조금 변한 것이 있다면 세상을 바꾼다는 거대한 목표에서는 조금 내려온 것 같다.


여행하는 사람들이 지역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여행, 지역을 배려하는 여행, 돈을 내기에 함부로 하는 여행이 아니라 존중하는 여행으로. 무엇보다 울산을 찾는 사람들이 울산을 더 잘 알았으면 좋겠다.

Q. 활동을 통해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5년 뒤 울산에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길 바라는지?

울산에서 착한여행을 시작할 때 공정여행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착한여행 때문만은 아니지만 착한여행을 통해 지역 활동을 하면서 공정여행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지역에 많아진 것 같다. 큐레이터 여행과정을 3회 진행하면서 지역여행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울산광역시에서 공정관광 육성 및 지원조례가 만들어졌다. 그 힘을 받아서 울주군에서도 관련 조례가 만들어졌다. 시의원에게 공정여행에 대한 지원조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간담회를 제안했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주변에 점점 공정여행을 알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관련 근거 법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게 성과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한 여행사업을 넘어 울산의 많은 사람에게 지역민들과 지역을 바탕으로 여행콘텐츠로 다양하게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무엇보다도 여행사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 여행을 만드는 사람이 로컬큐레이터고 기획자다. 더 나아가 울산을 대표하는 여행자센터를 만들어 울산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좋은 지역여행 안내자(가디언)을 붙여주고 편하고 안전한 여행, 무엇보다도 울산다운 것을 잘 보여주는 여행 문화를 만들고 싶다.

Q. 그런 변화들이 일어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이고, 행정에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울산착한여행은 공정여행의 방향성과 신념을 갖고 견뎌왔고, 견디면서 맷집이 커진 것 같다. 코로나라는 어려운 시간이 있었지만 3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나만의 노하우가 생겼고 버티는 힘이 생겼다. 이전에는 스스로 개척해왔지만 이제부터는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더라. 실천력과 성과들을 지역에서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면 좋겠다. 지역관광생태계 차원에서 새로운 지역여행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사람들을 육성하고 그 활동을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을 깊게 고민하고 실천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고 있는 곳들에 맡길 수 있으면 좋겠다.


트렌드가 많이 바뀌고 있다. 변화를 주는 시도가 필요하다. 공정여행에 대한 관심이 지속 가능한 관광에 대한 고민과 실천으로 이어지는 계획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편성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현재는 보이지 않는다. 공정여행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지속 가능한 관광을 실천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들을 시작해야 한다. 조례는 만들어졌지만 지역관광과 공정여행 활성화를 위한 예산과 마인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조례에 준하는 사업들을 실천해가야 한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울산에 마을여행 상품이 없다.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마을여행 상품 공모를 해야 한다. 마을을 찾고 경험할 수 있는 상품을 주민들 스스로 만들고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교육과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결국은 마을에서 마을주민들이 운영하고 만들어가는 마을 상품이 많아져야 여행 온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래야 구체적으로 지역과 연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람을 중심으로 울산다움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가디언을 만드는 것, 지역주민이 운영하는 숙박업소처럼 지역주민이 관광의 주체로 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관광을 통해 모이고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 있다.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Q. 울산이 올해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됐다. 2020년 문화도시 시민추진단에 참여해 활동한 것으로 아는데 문화도시에 기대하는 것들이 있다면?

문화 안에 여행이 들어갈 수 있지만 문화와 여행은 비슷하다. 내가 추구하는 여행을 보면 지역다움이다. 지역다움 아래서 마을여행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사람을 연계해 여행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울산의 문화다움이 있는 것이다. 울산다운 것을 잘 발견해서 관광과 밀접하게 연결해야 한다. 문화도 사람에게 귀결된다고 생각한다. 울산지역의 울산다움을 울산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과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다.

Q. 공정여행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문화도시 사업과 연계할 부분이 있다면?

울산착한여행에서 ‘울산애한바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반응이 너무 좋았다. 울산착한여행 테마여행버스가 6가지 주제로 울산 곳곳을 돌아다닌다. 예를 들면, ‘울산은 왜 산업도시가 되었나?’라는 주제로 울산의 주요 장소들을 방문하며 지역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울산은 왜 성곽도시가 되었나’라는 주제를 갖고도 주요 장소를 방문하며 지역을 경험하고 지역의 이야기를 듣는다. 작년에 이 프로그램을 학교 연수 프로그램 일환으로 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참여자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99% 이상이 만족한다고 나왔다. 단순히 역사 투어만 넣은 것이 아니고 지역에 어울리는 문화예술공연을 함께 넣었다. 성곽마을에서 ‘내드름연희단’ 지역 공연팀이 상무 공연을 하고 여행자들이 상무를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을 만나고 교류하고 공연을 볼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았다. 역사 투어에서도 지역의 예술인들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은 여행이고 문화는 문화가 아니라 어울려서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코로나 상황에서 힘든 시기를 견뎌왔다. 상황이 좋아지고 있고 착한여행이 도약하는 단계다. 혼자의 욕심이 아니라 울산의 관광사업이 도약하고 좋아지기 위해서는 지역에 공정여행을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관광사업체가 많아져야 한다. 착한여행이 쓰러지고 없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앞서서 공정여행을 만들어가는 착한여행이 사라지면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용기를 못 낼 것 같다. 강의를 가면 내 이야기를 많이 한다. 3년을 견뎠고, 만들었던 상품들과 좌충우돌 성장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 이야기에 사람들이 감동받고 호응한다. 지역에서 잘 성장해서 지역의 다양한 여행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구승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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