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선 레이스에 나선 정당과 후보들

국제 / 원영수 국제포럼 / 2021-11-23 00: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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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1일 칠레 총선거에 출마한 유력 대선 후보들. ©트위터/@peoplesdispatch

 

11월 21일 칠레 총선거가 열린다. 대통령과 하원 전체, 상원과 지역의회 일부를 선출하는 이른바 메가 총선이다. 대선에서 과반 득표가 없으면, 대선 결선투표는 12월 19일에 치른다.


이번 대선 후보들은 이미 7월 18일 예비선거에서 걸러졌고, 모두 7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7월 예비선거에서 나이가 많거나 좌우 극단의 경쟁 후보들을 제친 후보들이 본선에 진출했다.


새 정부는 2022년 3월에 출범하는데, 현재 선두를 달리는 가브리엘 보리치(36세)나 세바스티안 시첼(43세)이 승리한다면, 칠레 역사상 가장 젊은 대통령이 선출된다.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2회 이상 10퍼센트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 후보를 중심으로 대선 구도를 알아본다.

가브리엘 보리치: 존엄승인 연합

좌파의 선두주자인 가브리엘 보리치는 좌파 존엄승인 연합과 사회수렴당의 후보다. 제헌의회 선거를 앞두고 결성된 존엄승인(Apruebo Dignidad)은 좌파 선거연합이며, 지난 7월 18일 예비선거에서 보리치가 60퍼센트의 득표로 공산당의 다니엘 하두에 후보에 승리했다.


보리치의 출신 정당인 사회수렴당은 3월 17일 그를 대통령후보로 지명했다. 이어 당시 광역전선(FA) 소속 정당인 평민당과 민주혁명당도 보리치를 대선후보로 승인했다.


가브리엘 보리치는 무상 대학교육을 요구하는 2011년 학생투쟁의 지도자로 두각을 나타냈다. 2013년 양대 연합 외부의 유일한 무소속 후보로 하원에 당선됐고, 2017년 재선에 성공했다. 현재 하원에서 광역전선 소속인 사회수렴당의 지도자다.


보리치 후보는 지방분권과 환경 문제를 강조하고 있으며, 연금제도의 전면적 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피노체트 체제 아래서 민영화된 민간 연기금(AFP) 시스템을 해체하라고 주장하고 있고, 누진세 개혁의 도입과 법인세 인상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경찰개혁, 의료보험과 사회서비스 확대, 친환경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좌파 내 경쟁자인 야스나 프로보스테 후보보다 더 좌파적인 후보로 간주되고 있지만, 협상과 타협에도 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2019년 11월 당의 반발에도 헌법 재작성을 위한 제헌의회 협상에서 보수파와 합의를 이끌어냈다.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기독사회전선 연합

기독사회전선은 2021년 8월 6일 공식 출범한 극우 선거연합이며, 주요 정당은 공화당과 기독보수당이다. 


현재 약 10퍼센트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호세 카스트 후보(55세)는 칠레 가톨릭 대학에서 법학 학위를 받았고, 시의원을 거쳐 하원의원이 됐다. 2017년 네 번째로 대선에 출마해서 7.9퍼센트를 득표했다.


카스트의 가장 대표적인 공약은 경찰력에 대한 강력한 지지와 엄격한 이민 정책이다. 카스트는 헌법 개정운동에 반대했으며, 시첼 후보보다 더 우파적이다. 심지어 피노체트 독재를 옹호한 전력이 있다. 1973년 쿠데타 당일 그는 칠레인이 “자유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올해 5월 제헌의회 선거 이후 집권 가자 칠레(Chile Vamos) 연합과 예비선거를 포기하고 우파적 보수성향 세력을 규합해 독자 출마에 나섰다. 기독보수당, 공화당, 무소속 우파를 규합해 기독사회전선이란 선거연합을 구성해 대선과 상하원 선거에 나서기로 했다.

야스나 프로보스테: 새 사회협약 연합

새 사회협약(Nuevo Pacto Social; NPS)은 제헌단결(UC)의 후속 선거연합으로, 2021년 5월 선거에 제헌의회와 지방-지역의회 선거에 대비해 결성됐다. 중도좌파 계열의 기민당(PDC), 급진당(PR), 사회당(PS), 민주주의를 위한 당(PPD) 등에 진보당과 시민당이 합류했다.


야스나 프로보스테(51세)는 유일한 여성 후보이자, 원주민 혈통을 물려받은 후보다. 프로보스테는 좌파 유권자를 놓고 보리치 후보과 경합하고, 중도 유권자를 놓고 과거 당의 동료였던 시첼 후보와 경합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프로보스테는 평생 기민당원이었고, 8월 예비선거에서 60퍼센트의 득표로 승리했다. 여론조사에서 시첼에는 뒤지지만 카스트에 앞서 꾸준히 3위를 유지해 왔다.


체육교사 출신인 프로보스테는 1990년대 후반 지역 정치권에 진출했고, 2004년 리카드로 라고스 정부에서 계획부 장관, 미첼 바첼레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역임했다. 2014년 하원의원에 선출됐고, 2018년에는 상원의원이 됐다. 2021년 상원의장직을 맡았다.


프로보스테의 공약은 보리치에 비해 온건해, 연금 문제의 경우 현 제도의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2019년 항쟁 당시 폭력으로 악명을 떨친 군사경찰의 대대적 개혁을 제시하고 있다.

세바스티안 시첼: 더 많이 할 수 있다 연합

칠레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Chile Podemos Más)는 중도우파 선거연합이다. 집권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칠레 함께 가자(Chile Vamos)를 계승한 조직이다.


세바스티안 시첼은 7월 예비선거에서 무소속 독자 후보로 나서 49퍼센트의 득표로 다른 세 후보를 누르고 중도우파의 후보가 됐다. 시첼은 피녜라 정부에서 사회개발부 장관과 국립은행 총재를 지냈다. 


시첼은 기민당 후보로 2009년과 2013년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실패했다. 바첼레 정부 아래서 관광촉진청의 부청장을 지냈다. 이후 시민당에 가입했지만, 2017년 결선투표에서 피녜라를 지지했다. 


그러나 개헌 문제와 관련해 피녜라 대통령과는 반대로 개헌을 지지했다. 시첼은 효율적인 정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고, 24개 정부 부처의 1/3을 정리할 계획을 밝혔다. 범죄와 마약 거래에 대한 효율적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시첼은 기본적으로 자유 시장경제를 지지하지만, 동성결혼 등 진보적 사회정책도 제안하고 있다. 우파 기득권 세력 내부에서도 지지 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어린이 급식, 주거개선, 정신건강 문제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에두아르도 아르테스: 애국동맹

애국동맹은 2015년 9월에 결성된 정당으로, 칠레 공산당(프롤레타리아 행동)의 제1서기인 에두아르도 아르테스가 이끌고 있다. 2016년 공식 등록해 지방선거에 나섰지만, 0.32퍼센트의 득표에 그쳤다. 반제국주의 정당으로서 진보적, 애국적 민중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아르테스는 교사 출신으로 맑스-레닌주의자로 자처한다. 2021년 6월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했고, 2017년 대선에도 출마한 바 있다.

마르코 엔리케스 오미나미: 진보당

진보당은 2010년 사회당 출신 마르코 엔리케스 오미나미가 설립한 정당이며, 칠레의 새 다수파 연합을 정치적으로 승계하고 있다. 사회민주주의적 경향을 지향하며, 오미나미 후보는 네 번째로 대선에 참여한다.

칠레의 미래를 결정한 메가 총선

지난 5월 구성된 제헌의회가 피노체트 독재의 잔재 청산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11월 21일 열리는 메가 총선은 칠레의 정치적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임기 4년의 대통령 외에, 임기 4년의 하원의원 155명 전원, 임기 8년의 상원 50석 가운데 상원의원 70명, 임기 3년의 광역 지방의원 302명이 선출된다.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 좌파의 가브리엘 보리치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중도우파의 세바스티안 시첼 후보가 뒤따르고 있다. 이어 미첼 바첼레의 중도파를 계승하는 야스나 프로보스테 후보와 극우에 가까운 보수파 호세 카스트 후보가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2강 2중의 4파전 양상 속에서 전체적으로 유권자의 다수가 좌파와 중도좌파에게 투표할 의향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칠레 특유의 낮은 투표율이 변수여서, 12월 결선투표에서 최종적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영수 국제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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