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 재도약 위해 노사정 산업·업종협의회 구성하자”

노동 / 이종호 기자 / 2021-10-16 20:52:23
울산시의회 토론회 ‘조선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과제’
▲13일 울산시의회 3층 회의실에서 ‘조선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울산광역시의회 제공.

 

박종식 “조선산업 10여 년 불황 탈출...새로운 산업, 고용노동정책 모색해야”

 

13일 울산시의회 3층 회의실에서 ‘조선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울산시의회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공동 주최했다.

 

2007년 30여 개였던 중형 조선업체는 구조조정으로 5~6개사로 줄었고, 조선산업 전체 고용 규모도 2015년 말 19만6000명에서 2020년 9만7000명으로 약 10만 명 감소했다. 2020년 직영은 4만3000명인 데 견줘 하청 고용은 5만4000명 규모다.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해운업이 10여 년의 불황을 탈출해 호황 국면에 들어섰고, 2020년 9월 이후 선박 발주가 급증해 올해 발주량은 4000만CGT를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해상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것도 선박 교체 수요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박종식 박사는 향후 2030년 정도까지 10여 년 성장이 예상된다며 세계 1위인 한국 조선산업이 조선해양산업의 미래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정책과 고용노동정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2050년까지 50% 감축을 제안했다. 액화천연가스(LNG)를 포함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선박연료들로는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IMO의 제안은 기존의 석유나 LNG 등의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말고 대체 연료를 찾아보라는 의미다. 박종식 박사는 바이오연료, 수소, 암모니아 정도가 대응할 수 있고, 천연가스나 메탄올로는 대응할 수 없다며 탈탄소화에 조선업체들이 얼마나 잘 대응하는가가 향후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70년까지 바이오연료, 암모니아, 수소가 선박연료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종식 박사는 개별 조선업체 노사를 넘어 업종 전체를 아우르는 산업에 대한 고민과 전략이 필요하다며 국내 조선산업 밀집 지역 지자체와 조선산업 노사를 포함한 업종 차원 위원회를 구성하고 업종 내 원하청 불공정 문제, 초기업적 조선업 노동시장 모색 등 경기변동 대응 방안, 조선업의 기능등급별 임금체계, 중대재해 감소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형균 현대중 노조 정책기획실장 “노사정 산업·업종협의회 구성하자”

 

김형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실장은 올해 선박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규직 노동자는 줄고 생산직 하청은 늘 것으로 전망했다. 평균 수주잔량이 101척일 때 평균 고용인원이 2만5000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2021년 7월 수주잔량이 120척으로 늘어남에 따라 고용인원도 2000명 이상 증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형균 실장은 정부의 고용위기지역, 산업위기지역 지정제도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재직 노동자의 고용을 유지하는 제도는 한시적인 교육 지원 말고는 아무것도 없고 전직 지원, 도로 건설, 지역숙원사업, 기업설비 지원 등 말고 조선산업 숙련노동자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정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4대 보험 유예 정책이 하청노동자 피해로 나타나고, 선작업 후계약 뒤 일방적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원하청 불공정 거래와 단가 인하, 하청노동자 임금체불, 복지 후퇴가 반복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노동강도는 높은 반면 임금은 낮아 젊은 노동자들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비전을 갖지 못하고, 하청노동자들의 평균연령이 급격하게 상승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2019년 이음연구소가 동구 조선하청노동자 가구 실태를 조사한 결과 75.8%가 월평균 가처분 소득 300만원 이하로 나타났고, 생활비 지출구조는 식료품비(25.1%), 교육비(21.5%), 거비(14.9%), 교통통신비(11.4%) 순으로 조사됐다.

 

김형균 실장은 기존 조선산업 관련 정책 중 고용유지, 증가에 실효성이 없는 정책은 조선산업 숙련노동자 보호, 육성 정책으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선산업 노동자 고용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포괄임금제 근절, 다단계 하도급 근절, 근로기준법 준수 여부 상시점검 및 지도, 산재은폐 근절과 원활한 치료 보장 등 적극적인 지도감독이 필요하고, 지방정부는 최저임금 수준의 하청노동자에 대한 주거, 교육, 의료 복지를 지원해 생활안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질적 지원이 가능한 규모와 예산이 반영된 지자체의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설립도 제안했다. 매년 300여 명의 정년퇴직자가 발생하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생산직 신규 채용을 늘려 안정적으로 숙련노동자를 확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 실장은 조선업종 노동조합 대표, 사용자단체 대표, 정부 관련 기관, 부품사업장 단체 대표로 구성된 노사정 산업·업종협의회를 구성해 산업전환에 따른 지속가능한 고용정책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사내하청노동자 노조 가입 운동과 중대재해 예장을 위한 원하청 안전보건협의체 운영도 주문했다.

 

울산 조선산업 노사정 미래 포럼 제안

 

이어진 토론에서 김태정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한국의 조선산업은 스스로 경쟁력을 몰락시킬 정도로 인력 축소가 과도하게 진행됐고 빅5를 제외한 중형 조선소의 경우 2~3개 조선소를 제외하고는 존립 가능성조차 의심받는 상황에 처했다”며 “이는 필연적으로 한국 기자재산업의 몰락으로 이어지고 대형 조선소조차 위기에 처하는 직접적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비정규 노동시장의 축소와 처우 개선 등이 1차적인 요구가 돼야 하고 신규 채용을 중심으로 정규직 노동시장의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형 시의원(행정자치위원장)은 새롭게 찾아온 조선산업의 기회를 현대중공업 노사만의 문제가 아닌 울산지역 산업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노사정 산업·업종협의회 구성은 시의회 차원에서 논의해서 적극 참여하는 것은 물론 꼭 성사될 수 있도록 울산시와 협의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정창윤 울산일자리재단 원장은 고부가가치 선박의 잇따른 수주 등 미래성장가능성이 좋아지는 만큼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비전을 공유하고 성장의 열매를 함께 공유하겠다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울산 조선산업 노사정 미래 포럼을 제안했다.

 

이지훈 민주노총울산본부 정책기획위원장은 김형균 실장이 밝힌 산업전환에 따른 지속가능한 고용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산업·업종 노사정협의회 구성에 찬성한다며 회사 측도 참여하는 노사정 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조형제 울산대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는 전영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심성보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고용센터 소장, 신동기 울산시 자동차조선산업과장도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를 진행한 안도영 시의원은 “울산의 조선업 일자리위기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였고, 향후 울산시의회 차원에서 지원방안을 고민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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