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병영자연요양원 해고 노동자들 "우리가 바라는 건 원직복직입니다"

사람 / 정승현 기자 / 2022-05-04 23:41:22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울산지부 병영자연요양원 분회장 안은정 씨와 사무장 윤영미 씨 인터뷰.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울산지부 병영자연요양원 분회장 안은정 씨(왼쪽)와 사무장 윤영미 씨(오른쪽) ⓒ정승현 기자

 

▲ 지난 4월까지 매일 아침 해고된 북구 병영자연요양원 노동자들은 북구청, 시청, 요양원에서 피켓 시위를 이어 나갔다. 

 

[울산저널]정승현 기자 =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오전 근무,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오후 근무, 밤 10시부터 그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야간 근무. 대부분의 요양보호사들은 이렇게 3교대 시스템으로 근무한다. 울산 북구 병영자연요양원의 요양보호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야간 근무할 때 2시간의 휴식이 주어지지만, 병영자연요양원의 요양보호사들은 제대로 쉴 수 없었다. 2명의 요양보호사가 24명의 노인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아픈 어르신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휴식 시간에 눈을 붙이다가도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다. 간이침대가 마련된 적절한 휴게 공간도 없어서 요양보호사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간이침대를 사고 창고 같은 곳의 물품들을 치워가며 쪽잠을 자곤 했다. 열악한 처우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24명의 어르신이 먹는 식사 반찬의 질은 낮았고 양도 충분치 않았는데 요양보호사들은 어르신이 다 먹고 남은 음식을 급하게 먹어야 했다. 그럼에도 받는 급여는 겨우 최저임금 수준이었다. 한데, 노조에 가입한 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오전 시간에 휴식 시간이 생긴 것이다. 당연히 누렸어야 하는 권리를 이제 알게 되고 쟁취했는데 병영자연요양원 측은 노조에 가입한 요양보호사들을 계약 만료 사유로 해고하기 시작했다. 20여 명의 병영자연요양원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등 노동자들은 지난 3월 말부터 지금까지 매일 부당해고를 규탄하는 집회와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4일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울산지부 병영자연요양원 분회장 안은정 씨와 사무장 윤영미 씨를 요양서비스노조울산지부 사무실에서 만났다. 

 

Q. 지난 1월부터 북구 병영자연요양원에서 해고 사태가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나? 

 

1월 8일에 처음 병영자연요양원에서 노조를 설립했다. 몇 차례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노조원부터 시작해 차례로 5명의 요양보호사들을 2년 계약이 만료됐다는 이유로 부당 해고했다. 해고한 후 인력을 충원해야 하니까 1월까지도 새로 신입을 계속 뽑더라. 그런데 더 어이없는 일은 병영자연요양원이 시설 비리 문제로 1억 2천 만원의 추징금을 내고 80일 영업 정지 조치를 당했다. 그게 작년 11월이었는데 우리는 그 사실을 최근 2월에 알게 됐다. 영업 정지를 안 하려면 과태료 6억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고 거기에다 노조까지 설립되니까 그때부터 휴원을 선언하며 지난 3월에 갑자기 영업 정지하겠다는 통보문을 붙이더라. 그렇게 우리는 부당하게 해고된 것이다. 

 

Q. 5월 3일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심문회의가 열렸다고 들었다. 어떤 결과가 나왔나? 

 

기각 통보를 받았다. 우리는 정규직이라는 광고를 보고 병영자연요양원에 들어갔다. 하지만 근로계약서는 한달 후에 썼고, 요양원 측에서는 매년 최저 시급이 달라지니까 1년 단위로 근로계약서를 새로 쓴다고 하더라. 우리는 최저시급 받는 노동자라서 그렇게 관행적으로 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심문회의에서 공익 위원들은 우리가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것에 사인하지 않았냐고 그러면서 서류만 보고 기각이라고 말하더라. 굉장히 억울하고 답답하다. 다시 재심 신청을 할 것이다.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병영자연요양원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은 게 아니라 그들이 비리를 저질러서 폐원을 하게 됐다. 우리는 돌아갈 곳이 없어진 것이다. 

 

Q. 매일 아침마다 시위와 집회를 이어나가는 걸로 알고 있다. 많이 힘들 것 같다. 

 

4월까지 우리는 요양원, 북구청, 시청 앞에서 인원을 나눠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피켓 시위를 했다. 일하는 동료들도 쉬는 날이나 늦게 출근하는 날 함께 연대해줬다. 지금은 시청과 북구청 두 군데에서 화요일에 시위하고 다시 요양원 앞에 모여서 집회를 9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하고 있다. 

 

31명의 요양보호사들의 생계 대책이 시급하다. 가장인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다른 요양원에 가고 싶어도 병영자연요양원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면 받아주지 않는다는 말이 떠돈다. 노조에 가입한 사람들이 병영자연요양원의 비리를 고발했다는 둥 거짓 소문이 퍼지고 있다. 너무 억울하다. 하지만 이렇게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해보니 주변의 나와 같은 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회복지시설은 국가에서 돈을 지원 받아 운영된다. 하지만 시설 노동자들의 처우는 너무나 열악하고 비리도 많다. 다른 지역의 요양원도 마찬가지다. 

 

Q. 병영자연요양원 원장의 반응은 어떤가? 

 

별 반응이 없다. 미안하다는 말조차 하지 않으며, 이런 부분에서 상처를 받게 된다. 

 

Q. 우리 사회에 필수적이고 중요한 노인 돌봄의 역할을 상당 부분 요양보호사들이 떠맡고 있는데 처우는 굉장히 열악하다.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도 문제이고...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업무가 더 늘지 않았나? 

 

그렇다. 코로나가 한창 심각할 때 2층에 계신 어르신 24명 중 21명이 확진이었다. 요양보호사 선생님 역시 9명 중 7명이 확진이었고. 그때 쉬지 않고 확진된 어르신들을 돌봐야 했다. 제대로 된 방호복도 지급해주지 않아서 일회용의 부직포로 만들어진 옷을 입어야 했다. 심지어 개수도 부족해서 입고 말려서 다시 입고 또 말리고 그런 걸 반복해야 했다. 손 소독제도 우리가 직접 사야 했고 시설에서는 방역조차도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그저 우리에게 소독약 가방을 주고 뿌리라고 하더라. 

 

코로나 검사도 일주일에 두 번씩 매주 하다 보니까 지치더라. 야근하고 나와서도 시간 맞춰서 북구청 가서 코로나 검사를 해야했다. 남구나 울주군에 사는 사람도 무조건 멀리 북구청까지 가서 코로나 검사를 해야 했고 사람이 많이 몰릴 때는 추운 데 종일 동동거리며 검사하려고 서 있을 때도 있었다. 백신 주사 맞고도 하루도 쉬지 못하고 바로 일해야 했다. 

 

▲북구 병영자연요양원에 있는 24명의 어르신이 평소 먹는 밥과 반찬이다. 요양보호사들은 어르신에게 밥을 다 주고 남은 음식을 먹는다고 한다. 

 

▲북구 병영자연요양원의 요양보호사들이 쉬거나 자는 휴게 공간. 사진 속 간이침대는 요양보호사들이 사비로 구매했다.

 

Q. 지자체에 요구하고 싶은 게 있나?

 

북구청이 관할인데 형식적으로 하지 말고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을 해줬으면 좋겠다. 어르신들 식사를 보면 반찬 질이 너무 엉망이다. 양도 너무 적고 형편없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외부인이 요양원 안에 못 들어오니까 이런 문제가 더 심해지더라. 특히 인력도 너무 부족하다 보니까 어르신 케어를 제대로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다. 24시간 손이 묶여있는 상태로 지내는 어르신도 계셨다. 

 

근본적으로는 이런 요양원을 민간에 맡겨서는 안 된다. 개인 사업자는 이익 창출을 우선으로 생각하다 보니 노동자들의 처우도 개선하지 않고, 어르신들의 케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제대로 된 돌봄이 되겠는가!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시위와 집회를 계속 할 것이다. 처음에는 우리 요양원의 문제였는데 지금은 다른 요양원에 있는 분들도 연락을 많이 한다. 그쪽에서도 문제가 많은데 다들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근본 문제가 바뀌지 않으면 이런 사태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임금 체불 진정도 넣었다. 우리에겐 그동안 식사 시간과 쉬는 시간이 전혀 없었다. 근로 대기 시간을 잘 몰라서 지금까지 한 시간 초과해서 계속 일해왔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우리가 바라는 건 원직 복직이다. 그리고 요양원에 어르신을 맡긴 보호자들도 이런 진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 돌봄을 등한시하거나 학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요양원을 운영하는 사람의 문제가 크다. 보호자들은 원장 말만 듣고 좋은 밥과 간식을 준다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전혀 다르다. 이런 일이 있었다. 간식 중 과일이 딱 한번 올라왔는데 그게 뭐였냐면 원장이 제사 후에 윗부분이 잘린 남은 수박을 올려보낸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참 화가 나고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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